‘폭주기관차 톰 킴’ 김주형(21)이 주춤하다. PGA투어에 녹아들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김주형은 1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로켓모기지클래식(총상금 880만 달러) 2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2개를 엮어 3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 합계 2언더파 142타를 기록한 김주형은 컷 탈락을 면치 못했다. 1라운드에서 1오버파로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게 치명적이었다.
게다가 이 대회는 지난해 김주형이 공동 7위를 기록해 두각을 드러냈던 곳이다. 그리고 곧장 그 다음 주 열린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톰 킴’을 알렸다. 좋은 기억이 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김주형에게는 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올해 들어 다섯 번째 컷 탈락이다. 첫 컷 탈락은 1월이었다. 새해 첫 대회였던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하며 톰 킴의 스타성을 널리 알렸던 그는 소니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이후 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서 공동 6위를 적어냈지만, 2~3월은 중위권을 전전했다. 4월 RBC헤리티지에 이어 5월 PGA챔피언십과 메모리얼토너먼트에서도 컷 탈락한 그는 US오픈에서 기록한 8위가 무색하게 또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김주형이 PGA투어 멤버로서 온전히 치르는 첫 시즌인 만큼 성적보다는 적응하는 게 관건이지만, 시즌 중 기복이 있는 점은 고심해볼 만하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올해 시작을 정말 좋게 시작했고, 시즌 동안 기복이 있었지만 US오픈을 통해 자신감을 조금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서부에서 동부로 이동하며 성적이 좋아졌다”고 털어놨다.
스스로 기복이 있는 점에 대해 “올해 체육관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보니 확실히 볼스피드도 빨라지고 기록도 좋아졌다. 올해 플레이 기복의 원인 중 하나가 이런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짧은 시간 내에 스피드 변화가 생겼다”면서 “특히 지난주 US오픈 같은 경우, 긴 골프 코스에서 볼스피드가 165마일이 아닌, 172~173마일이 되면 그린 공략이 더 쉬워진다. 6번이나 7번 아이언 대신 웨지로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게 도움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거리를 늘리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김주형은 드라이버 거리가 298.2야드로, PGA투어에서 105위에 그친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68.5%로 6위에 달할 정도로 정확하지만, 거리가 짧으니 공략에 애를 먹는다. 그는 PGA투어로 무대를 옮기면서 비거리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지난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에게 장타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PGA투어에서 슈퍼스타로 자리 잡은 2년 차 ‘톰 킴’은 이미 잠재력을 인정 받았다. 매킬로이는 물론 스코티 셰플러(미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과 친분을 쌓고 있다. 성장 과정에 놓인 그가 지금 시기를 어떻게 헤쳐갈지 주목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