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 실험실] 낭창거리는 마법의 샤프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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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 실험실] 낭창거리는 마법의 샤프트라고?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12.29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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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핑크 컬러의 낭창거리는 샤프트. 올해 아마추어 골퍼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화제가 되더니 미국 유명 용품 사이트에도 소개된 신통방통한 국산 샤프트가 있다. 오토플렉스.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샤프트가 골퍼의 스윙에 맞게 변화한다니 사실이라면 신기를 넘어 혁신이다. 피팅 전문가들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고개를 갸웃했다. 

골프 장비에 조예가 상당한 골퍼라면 샤프트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겠지만, 알면 알수록 간단하지 않다. 플렉스, 토크, 킥 포인트, CPM 등 용어도 낯설고 무게와 길이, 뒤틀림, 제조 방식에 따라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여기에 골퍼의 신체 조건과 나이, 힘, 스윙 스타일에 따라 또 달라진다. 이 복잡한 샤프트를 단 세 종류의 플렉스(강도)와 무게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골프용품 역사에 남을 마법 같은 발명이다. 

이 어려운 일을 해냈다고 자랑을 늘어놓은 국내 용품업체가 있다. 신지애, 지은희, 이미향, 신지은이 사용한 오토파워로 이름을 알린 국내 샤프트 전문 업체 두미나가 올해 새롭게 내놓은 오토플렉스(Autoflex) 샤프트다. 국내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퍼져 구매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초 오토플렉스는 36g, 44g, 51g 무게로 세 개의 샤프트를 출시했다. 이후 골퍼의 수요가 늘면서 54g 제품을 만들었고 장타 대회 출전 선수를 위한 특수 제작 제품도 개발했다. 

오토플렉스의 원리는 간단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골퍼의 스윙에 맞게 자동으로 강도를 맞춰주는 샤프트라는 뜻이다. 이 샤프트의 핵심인 경량화, 저강도, 자동화를 통해 특정 스윙에 최적화된 샤프트가 아닌 누구나 편하게 스윙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제품이라는 것이다. 정두나 두미나 대표는 “일반 샤프트보다 10~30g 가벼운 무게로도 강한 임팩트를 다 받아주고 견뎌 골프가 쉽고 편해진다”고 강조한다. 정 대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시니어 골퍼부터 장타 대회 출전 선수까지 단 세 종류의 샤프트로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두미나는 기존 샤프트 CPM 290, 무게 80g의 플렉스 8X를 쓰는 장타 대회 선수가 오토플렉스 CPM 210에 54g의 샤프트를 사용하고도 비거리와 방향성에 손실이 없었다고 했다. 두미나에서는 SFS 공법으로 임팩트 시 볼과 헤드의 밀착감을 극대화해 비거리 증가와 직진성이 좋아진다고 했다. 두미나에서는 소재와 공정 등을 철저하게 비공개로 부쳤다. 다른 업체에서 참고할 수 있는 신기술이기 때문에 특허도 내지 않았다. 

낭창거리는 샤프트가 실제로 ‘오토플렉스’의 효과를 낼 수 있을까. 부드러운 스윙을 가진 어니 엘스가 과거 여성 투어 프로의 플렉스 샤프트를 사용했다는 일화쯤으로 여겨야 할까. 궁금증 해소를 위해 ‘GD 실험실’에서 직접 테스트했다.

◇ 로봇 스윙: 데이터에서 사라진 마법 

테스트는 샤프트의 특성을 고려해 두 가지 환경을 조성했다. 먼저 인천테크노파크 스포츠산업기술센터(KIGOS)에서 스윙 로봇을 활용해 포어사이트의 GC쿼드로 정확한 데이터를 측정했고, 판교에 있는 카카오VX 스크린 & 피팅에서 장타 대회 우승자 출신인 킹라바의 시타를 통해 트랙맨 데이터만으로 느낄 수 없는 피드백을 도출했다. 드라이버 헤드는 모두 핑 G400 Max(로프트 9도)를 사용했고, 샤프트의 길이는 45.5인치로 동일하게 맞췄다. 그립의 무게는 3~4g의 오차 범위 내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KIGOS 테스트에서는 CPM 201의 오토플렉스 SF505 샤프트와 CPM 217의 핑 샤프트로 헤드 스피드 90마일과 110마일에서 비교 테스트를 했다(CPM은 브랜드마다 측정 방법과 기준이 달라 절댓값은 아니다). 두 종류의 샤프트를 탑재한 드라이버로 페이스 각도는 0도, 어택 앵글은 3도로 맞춰 같은 조건에서 스윙 로봇이 샷을 해 데이터를 도출한 뒤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끼운 드라이버만 타점을 조정해 한 차례 더 테스트를 진행해 데이터를 뽑았다. 

오토플렉스에 대한 입소문에 대한 기대도 컸지만, 본지 기자가 직접 시타를 진행한 피드백으로는 만족도가 꽤 높았기 때문에 데이터 결과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그러나 테스트 결과에서는 극적인 마법이 일어나지 않았다. 

헤드 스피드 90마일로 테스트한 같은 조건에서는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결합한 드라이버 샷의 정확도가 떨어졌다. 어택 앵글이 3.5도로 증가해 헤드 페이스의 토 쪽으로 맞아 비거리 손실이 컸고 샷은 왼쪽으로 감겼다. 오프라인은 평균 -42m나 벗어났다. 

◇ 휴먼 스윙: 110마일 이상 영역 부적합

샤프트의 물성은 로봇이 스윙하는 데이터만으로는 신뢰를 얻기 힘들다. 사람마다 다른 스윙에 따라 느끼는 감각적인 미지의 영역이 있다. 오토플렉스 샤프트도 마찬가지다. 두미나가 과학적이고 기술적인 구체적인 설명 대신 줄곧 강조한 부분은 “비결은 공이 클럽 헤드에 오래 묻어 나가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잘 받아준다는 느낌을 갖는 것”이다. 이 때문에 힘 좋은 골퍼의 빠른 스윙도 잘 견딘다는 주장이다. 

GD 실험을 위해 국내는 물론 일본 장타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킹라바(본면 김현구)의 피드백 테스트를 진행했다. 킹라바는 169cm의 작은 키에도 330m를 거뜬히 보내는 거포로 꼽힌다. 약한 샤프트는 몇 차례 스윙만으로 두 동강을 내고 헤드 페이스도 깨뜨리는 괴력의 골퍼다. 이번 GD 실험실 테스트 과정에서도 A 브랜드의 값비싼 샤프트 한 개를 박살 냈다. 

킹라바 테스트에서는 샤프트의 다양성을 더했다. 오토플렉스 샤프트는 SF305(36g/CPM 153), SF405(44g/CPM 177), SF505(51g/CPM 200)로 진행했다. (킹라바는 장타대회에서 61g, CPM 280의 롱드라이브용 킹라바 샤프트를 사용한다.) 비교를 위해 비슷한 무게와 강도의 타사 샤프트도 사용해 약 60여 회의 샷 테스트를 거쳤다. 킹라바는 헤드 스피드 90마일로 시작해 120마일까지 끌어올렸다. 테스트 결과 킹라바는 오토플렉스의 마법에 걸리지 않았다. 그는 “내 스피드 영역에는 맞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100마일 이하의 헤드 스피드를 가진 골퍼에게는 편안한 스윙으로 스윙 템포를 맞춰 정타를 맞힐 수 있는 샤프트라고 첨언했다.   

◇ 킹라바 “내 스피드 영역은 맞지 않지만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좋은 선택 될 수 있다”

“수입 샤프트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에서 국산 샤프트가 일단 반갑다. 다양한 영역의 골퍼가 사용하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시타 전 궁금증이 있었다. 순수 비거리만을 위한 장타 대회 출전 선수들은 스핀양과 방향성이 매우 중요한 요소다. 이 부분에서는 내 스피드 영역에는 맞지 않았다. 하지만 경량화를 이뤄 스피드 영역이 낮은 골퍼에게는 접근하기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다양한 스피드 영역을 샤프트가 다 받아준다는 업체의 주장에도 솔직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 샤프트가 휘청거렸다가 빨리 원위치로 돌아와야 하는데 탄성이 좋은 느낌보다는 연약해서 지속적으로 늘어진 상태로 맞는 느낌이 들었다. 임팩트 시 어드레스 상태의 연장선상에 있는 헤드 위치가 크게 변화되지 않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이 샤프트는 이보다 늘어져 있어 페이스가 열려 맞는 느낌이 들었다. 샤프트를 들고 살짝만 흔들어도 낭창거리는데 빠른 스피드로 스윙을 하고 원위치로 돌아오는 것을 기대하기는 조금 힘들었다. 110마일 이상의 빠른 스피드 영역을 가진 골퍼가 스펙을 낮춰서 접근하기에는 힘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 문재호 카카오VX 피팅사업팀장 “부드러운 샤프트 찾는 골퍼에게 편한 느낌 줄 수 있어”

“킹라바는 자신의 스윙을 클럽에 맞출 수 있는 골퍼이기 때문에 테스트를 평가하기는 힘들다. 하지만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가진 샤프트보다 더 부드러운 샤프트를 찾는 골퍼가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사용하면 약한 느낌보다는 편하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원단과 톤수를 사용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가벼우면서 빨리 돌아오게 만든 샤프트인 것 같다. 다만 샤프트를 선택할 때 중요한 것은 강도와 킥 포인트이다. 나에게 맞지 않는 샤프트를 사용하면 샤프트에 맞춰 스피드가 느려지거나 또는 더 빨라질 수도 있다. 내 스윙을 받아주는 샤프트보다는 나에게 맞는 샤프트를 권장한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김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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