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코치 이시우, 세계 1위 고진영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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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 코치 이시우, 세계 1위 고진영을 말하다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5.06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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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는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기까지 고진영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스윙코치다. 그는 고진영을 이렇게 표현한다. “우연히 만난 행운.” 고진영은 그에게 귀를 열고 스윙을 맡겼다. 변화는 두려운 도전이 아니었다. 

# 좋은 기회에 우연히 훌륭한 선수가 왔다. 고진영은 저와 4년째 함께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서 특히 마음이 가는 제자입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훈련을 마치고 한국에 왔어요. LPGA투어가 얼마나 오래 연기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수원컨트리클럽 연습장에서 함께 연습을 하고 있어요.

# 2017년 한국여자오픈을 기권한 뒤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때 저한테 원 포인트 레슨을 받으러 왔어요. 그게 인연의 시작이었죠. 성적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죠. 그 당시 드라이브 샷 비거리가 떨어진 것이 무기력으로 이어진 것 같아요. 비거리를 끌어올리면서 하반기에만 3승을 거두고 LPGA투어에까지 진출할 수 있었죠. 집중력 향상은 선수가 극복해야 할 개인적인 문제였고요.

# 스스로 이겨낸 거죠. LPGA투어 데뷔 시즌 성적은 놀라웠다. 국내 무대에서 우승을 많이 했잖아요? 이미 우승하는 방법을 아는 선수지만 LPGA투어에서는 첫해에 1승만 올려도 정말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코스와 잔디, 날씨 등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할 게 많기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죠. 데뷔 시즌은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지난 시즌만큼 잘했다고 생각해요. 단 두 시즌 만에 그 정도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 가장 큰 이유지만 스스로 많이 부딪히려고 했던 의지의 힘인 거죠.  

# 스윙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비거리나 밸런스 부분보다 미스 포인트를 줄이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대회에 출전해 보기를 했다면 왜 보기를 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죠. 국내 대회에서는 미스 포인트가 10개 정도 나왔다면 LPGA투어에서는 2~3개 정도 나왔을까 하는 정도로 많이 줄었어요. 미국 무대는 전 세계 투어 여자 프로들이 모여 대회를 치르기 때문에 미스 포인트가 국내 대회처럼 나오면 우승을 할 수 없거든요. 결국 미스 포인트를 줄이는 것이 경기의 완성도를 높이는 셈이죠.

# 현재 주력하는 부분은 트랜지션이다. 전체적으로 체중을 분배할 때 습관적으로 하는 느낌이 있어요. 톱 포지션에서 다운스윙으로 전환하는 동작에서 체중을 딛고 돌아줘야 하는데 밀고 도는 동작이 많아서 아이언 샷을 할 때 콘택트가 깊이 들어가기 때문에 샷이 짧거나 길어지는 경우가 나옵니다. 체중 이동의 변화, 그런 트랜지션을 조금 더 잘 만드는 게 중요해요. 들쑥날쑥한 샷 콘택트 때문에 드라이브 샷 비거리도 늘었다 줄었다 편차가 있었는데 올해는 그런 부분을 보완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어떤 사람들은 세계 1위에 그린 적중률도 1위인데 고쳐야 하나라고 말하기도 한다. 제가 보는 관점은 조금 다릅니다. 선수들은 퍼트나 어프로치 샷 등 쇼트 게임 능력에 따라 우승이 결정된다고 봐요. 그 기반이 되는 것이 샷이죠. 편안하게 정밀한 샷을 할 수 있도록 더 보완하면 어렵게 우승하는 것을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 아마추어도 레슨을 받지 않는 골퍼가 많은데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은 꾸준히 레슨을 받는다. 실제로 잘하는 선수가 와서 “이것만은 건드리지 말아주세요. 다른 건 다 고칠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전 이렇게 얘기하죠. “이걸 고쳐야 너를 고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면 나와 맞지 않을 것 같다”라고요. 고진영은 달랐어요.

아직도 인상이 깊이 남은 건 저한테 처음 왔을 때죠. “프로님 저는 스윙을 다 고치고 싶어요.” 궁금했죠. “지금 스윙으로는 한 해 한두 번 우승할 수 있을 정도인데 시간이 걸려도 완벽하게 플레이해서 우승을 하고 싶어요”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BMW레이디스챔피언십 우승으로 KLPGA투어 5년 시드를 확보했다고 했죠. “저는 5년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투어에 있을 테니 마음껏 고쳐주세요.”

그 마음 하나가 지금의 고진영을 만들지 않았을까요?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잘 받아들이고 열린 선수라는 거죠. 자신이 생각한 패턴에 안주하는 선수가 아니라서 언제나 발전할 수 있는 요소가 있다면 끊임없이 노력하는 스타일의 선수입니다. 제가 생각하던 것보다 빨리 성장한 이유죠.

#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은 밸런스다. 고진영을 말할 때 주로 아이언 샷이 많이 나옵니다. 제가 레슨하는 프로가 많은데 고진영은 컨디션이 좋을 때와 좋지 않을 때 편차가 심하지 않아요. 그건 전체적으로 코어와 발의 밸런스가 엄청 좋다는 증거죠. 투어 대회를 뛰다 보면 밸런스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1년간 많은 대회를 소화합니다. 그런데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정말 적어요. ‘이 친구는 정말 골프에 타고난 선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거리가 많이 나가고 적게 나가는 건 힘이나 성향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밸런스는 만들어지는 것도 있지만 어느 정도 타고나는 것이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샷을 일관성 있게 할 수 있는 비결이죠. 골프라는 것이 드로를 항상 똑같이 칠 수 있다는 보장만 있다면 아주 편안하게 할 수 있겠죠. 자신이 갖고 있는 밸런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경기를 조율하는 데 다른 선수들보다는 조금 더 수월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 고진영이 세계 랭킹 1위를 계속 유지할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골프는 언제든 더 좋은 선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죠. 다만 제가 본 고진영은 한동안은, 또 그 이상으로 LPGA투어에서 상위 랭킹을 계속 유지할 만한 선수라는 것은 확신할 수 있습니다. 

 

* 이시우는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세계 베스트 교습가이자 빅피쉬골프아카데미 수석 교습가다. 현재 여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을 비롯해 이보미, 박현경, 이성호, 김주형 등의 코치를 맡고 있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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