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쓰는 웨지 디테일…그루브 속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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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쓰는 웨지 디테일…그루브 속 비밀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0.05.07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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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 게임은 스코어카드의 최종 숫자를 결정짓는 치명적인 능력이다. 투어 프로에게는 우승을 만드는 마지막 한 수,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로 핸디캐퍼로 가는 기술이다. 쇼트 게임 퍼포먼스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클럽은 웨지다. 웨지 샷은 리듬을 타야 하고 그 안의 디테일은 그루브(Groove)에 숨어 있다. 

골프백 속 14개 클럽 가운데 ‘안 아픈 손가락’ 없겠지만 웨지는 ‘더 아픈 손가락’이다. 아마추어 골퍼의 최대 과제는 쇼트 게임을 잘하기 위한 웨지 샷이다. 파4홀에서 드라이버로 300야드 장타를 날리고도 고작 남은 70야드를 망쳐 땅을 치고 절망하는 게 골프다. 

웨지를 잡을 때는 다양한 트러블 환경에서 여러 가지 샷을 구사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피치 샷부터 러닝 어프로치, 로브 샷, 플롭 샷, 범프 앤드 런 등 웨지 샷의 기술은 많다. 모든 샷은 연습량에 비례하지만 클럽을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 또 골프다. 웨지 디테일을 엿보자.

▲ 까다로운 그루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페덱스컵 랭킹 1위인 임성재는 사용률이 가장 높은 60도 웨지를 보통 3주마다 교체한다. 완벽한 쇼트 게임을 위한 선택이다. PGA투어는 그린이 단단하고 스피드가 매우 빠르다. 홀 가까이 공을 세우려면 일정한 스핀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웨지 페이스 면의 깊게 파인 홈인 그루브는 스핀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그루브가 마모되면 스핀양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웨지도 ‘퍼터처럼 길들여 오래 쓰면 좋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다. 

타이틀리스트는 웨지 교체 주기를 제안하기 위해 사용량에 따른 볼 구름 거리 차이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라운드 기준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웨지는 3.1m, 75회 사용한 웨지는 5.5m, 125회 사용한 웨지는 7.3m의 볼 구름으로 거리가 늘었다. 스핀양 감소에 따른 변화였다.  

아마추어 골퍼는 투어 프로처럼 웨지를 자주 교체할 수는 없다. 대신 자칫 소홀할 수 있는 관리만으로도 그루브를 유지할 수 있다. 라운드 도중 자신의 웨지를 유심히 살펴보자. 웨지는 러프와 벙커에서 사용량이 많다. 또 아마추어 골퍼는 뒤땅의 빈도도 높다. 그루브에 잔디나 흙, 모래 등의 이물질이 박힌 채 재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이물질을 제거해야 스핀양 컨트롤이 가능해진다. 

그루브는 습기에도 치명적이다. 언제나 건조한 상태로 샷을 해야 한다. 비 오는 날은 물론 새벽 라운드의 이슬 젖은 러프에서 사용한 뒤에는 마른 수건으로 닦아 사용해야 한다. 물에 담근 뒤 곧바로 사용하는 것은 금물이다. 수막이 생긴 그루브를 사용하는 것은 타이어에 눈이 잔뜩 박혀 미끄러지는 현상과 같다. 투어 프로가 수시로 클럽을 닦는 이유다. 한때 녹슨 웨지가 유행하기도 했으나 산화가 진행된 녹슨 웨지는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페이스 면의 거칠기나 면적은 스핀양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루브에도 규정이 있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는 2010년부터 새 그루브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 2014년부터 아마추어 선수에게도 적용했다. 

그루브 규정은 꽤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V’ 타입은 가능하고 ‘U’ 타입이나 ‘ㄷ’ 자를 옆으로 누인 타입은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① 그루브는 평행하게 일직선으로 파여야 한다. ② 로프트가 25도 이상인 클럽은 그루브 단면이 평평해야 한다. ③ 그루브의 너비, 간격, 단면은 모두 일관돼야 한다. ④ 그루브 모서리의 굴곡 반지름은 0.010인치(0.254mm) 이상인 원형이어야 한다. ⑤ 그루브 너비는 0.035인치(0.9mm), 깊이는 0.020인치(0.508mm)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 ⑥ 그루브 간 간격은 그루브 너비의 3배 이상, 0.075인치(1.905mm) 이상이어야 한다. 

현재 골프용품 시장에는 비공인 그루브를 적용한 웨지가 판매되고, 스핀양의 극대화를 위해 특수 제작한 이 같은 웨지나 아이언을 찾는 골퍼도 있다. 투어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라면 당장은 사용 제한이 없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2024년부터 이 규정을 적용한다. 

웨지의 그루브는 분명히 중요한 요소지만 냉정한 시선으로 아마추어 골퍼에게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 전문 피터인 윤성범 스타일링골프 원장은 “아마추어 골퍼는 프로 선수처럼 깎아 치는 스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소수에 불과하고 그린 환경도 투어와 달라 볼을 직접 찍어 치는 골퍼에게는 스핀양에 의미를 두기보다 거리를 맞추는 것에 집중하는 것도 방법이다”라고 조언한다.

▲ 로프트 구성 & 라이 조절

임성재의 골프백을 예로 들어보자. 그는 52도, 56도, 60도 웨지를 넣고 다닌다. 피칭 웨지까지 네 개를 사용하기 위해 3번 아이언을 뺐다. 정교한 쇼트 게임을 위한 선택이다. 투어 프로의 경우 웨지 구성에 공을 들인다. 심지어 64도 웨지를 넣는 선수도 있다. 아마추어 골퍼는 대부분 피칭 웨지를 제외하면 두 개의 웨지를 사용한다. 샌드 웨지와 어프로치(A) 웨지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브랜드마다 로프트가 달라 자신의 웨지가 정확히 몇 도인지, 이상적인 로프트 구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전문 피터가 제안하는 로프트 구성의 기본은 4~5도 간격이다. 기준은 피칭 웨지다. 자신이 갖고 있는 피칭 웨지의 로프트를 알고 거리를 측정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문재호 카카오VX 피팅사업팀장은 “투어 프로는 5도 간격으로 로프트를 조절해 거리 갭핑을 하기도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는 7~10m 거리 갭핑으로 4도 간격이 적당하다”고 추천한다. 최근 피칭 웨지 로프트는 44도 이하로 많이 나오기 때문에 48도, 52도, 56도 웨지로 구성하면 좋다. 상급자의 경우 60도 웨지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지만 스핀양이 많고 거리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웨지를 구성할 때 한 번 더 고민할 필요가 있다. 

웨지는 로프트 못지않게 라이도 중요하다. 대부분 아마추어 골퍼가 간과하는 부분이다. 윤 원장은 “로프트 구성으로 거리 갭핑을 하더라도 맞지 않는 라이의 웨지를 사용하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한다. 라이가 맞지 않으면 토가 들려 스위트스폿을 맞히기 힘들어 불안정한 샷이 나올 수 있다. 흔한 웨지 샷의 실수인 당겨지거나 섕크가 발생하는 원인이 된다. 윤 원장은 “골퍼의 신장과 어드레스 자세, 클럽의 길이에 따른 라이 조절이 필요하다”며 “52도 웨지를 사용할 때 신장 175cm 기준으로 63도의 라이가 적당하다”고 조언한다.  

▲ 그 밖의 흔한 오해

흔히 웨지에 대해 잘못 알려진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웨지는 묵직해야 한다, 둘째는 솔은 넓어야 치기 편하다, 셋째는 아이언보다 강한 샤프트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골퍼의 스윙 스타일(찍어 치는 타입, 쓸어 치는 타입 등)에 따라 다르지만 정교한 웨지 샷을 위해서는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웨지가 묵직해야 한다는 말은 국내 골퍼들이 믿는 ‘미신’에 가깝다. 피칭 웨지보다 너무 무거우면 떨어지는 각도가 달라질 수 있어 일관된 샷이 나오지 않는다. 샤프트도 마찬가지다. 강한 샤프트는 오히려 다양한 샷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피칭 웨지와 같은 강도의 샤프트를 쓰거나 한 플렉스 낮춰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또 아마추어 골퍼는 솔이 너무 넓으면 오히려 토핑이나 뒤땅이 나오고 러프에서는 잔디에 걸려 정타를 맞히기 힘들다. 솔의 너비보다 자신에게 적합한 바운스를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심한 러프나 부드러운 벙커에서는 바운스가 큰 웨지, 단단한 벙커에서는 낮은 바운스의 웨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웨지는 트렌드를 거의 타지 않는 클럽으로 꼽힌다. 웨지 디자인 자체의 변화가 거의 없는 이유다. 윤 원장은 “웨지의 디자인은 샷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기 때문에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큰 변화가 없다”며 “클럽이 짧아 오히려 심리적인 작용을 많이 해 대부분 골퍼는 자신에게 익숙하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느낌의 디자인이 어드레스 때 안정감을 준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타이틀리스트, 클리브랜드, 캘러웨이 등 몇몇 특정 브랜드가 수십 년간 웨지의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

[사진=조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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