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노리는 성유진 깜짝 우승 “운이 너무 좋았다는 생각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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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노리는 성유진 깜짝 우승 “운이 너무 좋았다는 생각만”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11.0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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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포기하고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요. 어제(3R) 연속 보기가 나와서 제 자신에게 정말 실망했다가 샷 이글로 전화위복 했거든요.”

성유진(23)은 5일 엘리시안제주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S-OIL챔피언십(총상금 9억원)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성유진은 전반에만 5타를 잃고 우승 경쟁에서 밀렸다. 그러나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최종 라운드가 취소되면서 3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성유진이 우승을 차지했다.

누군가에게는 아쉬웠을 경기지만, 성유진에게는 천금 같은 우승이다. 최종 라운드에 들어가기 전, 과로로 코피가 터지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제주 비바람까지 몰아쳐 경기가 두 번이나 중단됐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섰는데 하필 이날 날씨가 좋지 않아서 내 플레이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좌절하며 아쉬움만 삼켰다. 4번홀(파4)에서는 109m를 남기고 48도 웨지를 잡았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뒷바람을 타지 않으면서 페널티 구역에 빠지기도 했다. 여러모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

그러다 오후 2시경 두 번째로 경기 중단이 되면서 라운드 취소 얘기가 스멀스멀 퍼졌다. 54홀로 규모를 축소한다면 성유진의 우승. 다른 동반자들이 선두 싸움을 하고 있던 터라 성유진은 조용히 상황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린에 고인 물을 빼도 금세 비가 내려 물이 찼다. 결국 조직위원회는 최종 라운드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챔피언 조가 전반까지 모두 치른 뒤 결정됐다. 우승 경쟁을 벌이다 한순간에 기회를 잃어버린 동반자를 위해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지만, 성유진에게는 자신감을 되찾을 만한 우승이었다. 생애 첫 다승, 시즌 두 번째 우승, KLPGA투어 통산 3승째.

성유진은 “날씨가 예기치 않게 안 좋아지면서 하늘이 선물을 줬다고 생각할 정도로 운이 좋다는 생각만 한다. 시즌 2승이라는 의미 있는우승이라 더 기분 좋다”면서 “단독 선두였는데 마지막 날 날씨가 이래서 ‘내 실력대로 플레이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내가 운이 좋은 선수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어머니와 성유진.

이어 “이래서 하루하루 포기하면서 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어제도 연속 보기가 나오고 내 자신에게 실망했고 골프를 하면 한 홀, 한 홀 좌절할 때가 많다. ‘거기서 왜 그렇게 했지?’ 실수를 줄여야 하는 스포츠인데 실수하면 나를 탓하게 된다. 하지만 어제 연속 보기 후 샷 이글을 해서 전화위복을 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목표를 세워 결과를 잘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성유진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도전한다. 다음 주 열리는 KLPGA투어 최종전까지 치르고 미국으로 건너가 LPGA투어 퀄리파잉 토너먼트(QT) 파이널 스테이지에 출전한다.

성유진은 “지금이 아니면 LPGA투어에 도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 이번 우승으로 미국에 가기 전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감을 잡으려고 했던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좋다. 나는 매년 성장하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였다. 개인적으로는 성장 속도가 빨랐으면 좋겠는데 목표와 가까워지고 있다. 이번에도 상금 중 일부를 기부할 예정이다”고 다짐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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