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유진의 선한 영향력 “베푸니까 복이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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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진의 선한 영향력 “베푸니까 복이 왔네요”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2.08.1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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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 모습이 더 빛난 사람. 타인과 함께 꽃길을 걷겠다는 따뜻한 성유진 이야기. 

“드디어 해냈다!” 완벽한 우승. 베어즈베스트청라골프클럽에서 열린 롯데오픈 1라운드에서는 8언더파로 코스레코드를 기록하더니 최종 라운드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는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정상에 올랐다. 

우승 후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하게 웃던 성유진은 인터뷰에서 상금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말했다. 첫 승의 기쁨을 느낀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남 도울 생각부터 했다.

기부를 한 지는 꽤 됐다. 2020년 첫 준우승을 했을 때부터 기부에 나섰다. 후배인 주니어 선수를 위해 흔쾌히 돈을 내놓았다. 자신도 주니어 시절 힘들게 골프를 했기 때문이다.

 

“기부천사 성유진”
●○● 우승, 준우승을 하면 기부를 한다고 들었다.
주니어 때 도움받았던 분들께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 나도 주니어 시기를 거쳐왔고, 그때 받은 도움이 얼마나 감사하고 도움이 되는지 알고 있으니 하게 됐다.

●○● 주변에서는 뭐라 하던가.
좋게 봐주는 분도 계시지만 더 좋은 데 하라는 분들도 계신다. 아픈 친구들이나 독거노인처럼 불우이웃을 돕는 게 어떠냐고도 하고, 세액공제 때문에 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들었다. 좋은 마음으로 하는 거다. 어릴 때 받은 도움에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 주니어 골퍼를 위해 계속 기부하는 이유가 뭘까.
나도 주니어 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ING생명, 골프존아카데미…. 중요한 시기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움직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목표가 생긴다. 그 마음을 잘 알아서 그런지 더 도와주고 싶다. 후배들이 더 잘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다.

●○● 돈을 많이 벌어도 막상 기부하기가 쉽지 않다.
어머니 영향이 큰 것 같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너도 도움을 받으며 컸으니 프로가 되면 꼭 그렇게 베풀라’는 말을 많이 하셨다. 그 말을 들으며 ‘잘 되면 꼭 베풀어야지’ 했는데 진짜 잘 풀리지 않았나. 그래서 기부를 하게 됐다.

●○● 도움을 준 주니어에게 연락 받은 적도 있나.
내가 ING생명에서 하는 오렌지희망재단에서 2년 정도 도움을 받았다. 첫 준우승 후 기부하겠다고 연락했을 때 정말 많이 좋아하셨다. 지금 후원하는 주니어 선수에게 기부했는데, 도움을 받은 선수 어머님이 대회에서 잘 하거나 하면 연락을 주신다. 내 덕분에 잘 한 것은 아니지만 더 좋은 선수가 돼서 그 선수도 후배를 위해 도와줬으면 좋겠다.


“주니어 때보다 지금이 낫다”
●○● 우승 인터뷰 때 주니어 때보다 지금이 낫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맞다. 주니어 때는 모든 비용을 다 부담해야 하고 대회에 뛰어도 톱을 찍기가 쉽지 않다. 나는 국가대표를 한 번도 못 했다. 상비군 밖에 못 해봤다. 여기서도 5~6명 안에 못 드는데 내가 어떻게 프로가 돼서 잘 될 수 있을까, 얼마나 해야 정회원이 되고, 얼마나 해야 정규투어에 갈 수 있을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아 막막했다.

●○● 심적으로 힘든 게 컸나.
재정적으로도 힘들었다. 골퍼 한 명 키우려면 집에 돈이 있어도 가세가 기운다고 한다. 꾸준히 돈이 들기 때문에 고등학생 때쯤 되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부모님이 내게 올인하셨다’고 한다. 나는 9살 때부터 골프를 했으니 오죽했겠나. 드라이버나 아이언 같은 장비는 3년씩 썼다.

●○● 프로 세계도 미래가 불확실하지 않나.
그래도 프로에 입성한 후에는 얼마만큼 하면 올라갈 수 있겠다, 한 타 더 줄이면 예선 통과하겠다, 몇 타 더 줄이면 10등 안에 들겠다 이런 게 보인다. 좀 더 목표가 분명하다. 스폰서 계약으로 수입원도 있고 용품이나 옷도 다 받으니 나만 잘 하면 된다. 그건 자신 있었다.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했다.


“운동은 이기적이어야 잘 한다?”
●○● 이번 우승으로 선한 이미지가 생겼다. 경쟁할 때는 어떤가.
중요한 순간에는 마음이 많이 약해지는 편이다. 지금까지 우승 기회가 많았는데 문턱에서 내려온 것도 경쟁자를 꺾어야 하는 극한의 경쟁, 타이트한 상황을 못 버틴 것 같다.

●○● 롯데오픈 때는 마음가짐이 달랐나.
각오를 다르게 했다. 은퇴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이번에 우승을 놓치면 은퇴하겠다는 각오로 정말 집중했다. 우승을 할 수 있다면 영혼도 팔 수 있다는 심정이었다. 
그렇게 한 번 극한의 경쟁 상황을 이겨내고 나니까 그 느낌을 알 것 같다. 다음에도 유연하게 잘 이겨낼 수 있는 경험치가 쌓인 것 같다.

●○● 멘탈 트레이닝도 따로 받는가.
한화큐셀에서 지원해주는 멘탈 트레이닝이 있다. 그때 솔루션이 많은 도움이 됐다. 나는 대회 스트레스보다 대회 전 스트레스가 더 컸다. 또 실수도 하기 전에 실패할 것을 먼저 생각하며 걱정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트레이닝 솔루션을 통해 이겨내는 방법을 배웠다. 한화큐셀 골프단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성격인가.
그만큼 잘 하고 싶은 마음이 큰 것 같다. 대회 전까지 완벽하게 준비를 해야 하고 마음처럼 준비가 안 됐을 때는 스트레스를 엄청 받았다. 지금은 준비 과정을 즐기고 결과가 안 나오면 그대로 직시하면서 더 잘 준비하려고 생각한다.

“코스레코드, 와이어 투 와이어”
●○● 우승하고 달라진 게 있나.
대회장에서 많이 알아봐주시고 대회 포토콜에 참석하면 ‘내가 우승을 하긴 했구나’ 실감한다. 집에 4년 만에 우승 트로피가 생긴 거니까 그걸 볼 때마다 실감한다.

●○●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설 때 어땠나.
마지막 날보다 3라운드가 더 떨렸다. 선두인 걸 알았을 때 많이 긴장했다. 최종 라운드 때는 내가 3타 차 선두였을 때도 미끄러진 적이 있어서 우승하려고 했다기보다 새로운 첫날이라 생각하고 플레이했다.

●○● 최근 생애 첫 승을 거둔 선수들이 많다.
2000년생이 잘 하고 있지 않나. 나부터 정윤지, 홍정민 등 다 2000년생이다. 물론 (임)희정이 같은 친구들은 원래 잘 했고. 밀레니얼 세대의 시대가 오고 있다.(웃음) 물론 언니들도 잘 하지만 우리 자리도 생기는 것 같다.

●○● 프로 데뷔 후 가장 인상적인 대회는 언제였나.
3부투어에서 거둔 첫 승(2018년 5월 제1차 그랜드삼대인점프투어 9차전)이다. 프로로서 나간 첫 대회였다. 내 생일이 5월 8일인데 그때 한국 중고등학교 골프연맹 여자 고등부 우수선수 추천자로 KLPGA 준회원에 승격돼 처음으로 나선 대회였다.

●○● 인상적이었던 이유가 있을까.
프로가 된 지 2주 만에 우승해서 바로 정회원이 됐다. 당시에는 어제까지만 해도 아마추어였던 내가 갑자기 정회원이 됐고, 주변에서 ‘프로님’이라고 불러주니까 그게 가장 신기했다.

 

“단단해진 성유진”
●○● 우승 후 가장 달라진 것이 뭘까.
나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 나도 이제 우승할 수 있다. 평생 못 할 줄 알았다. 작년에도 몇 차례 우승을 놓치고 ‘나는 배짱이 안 되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2~3년 이렇게 보내다가 투어 그만 뛸까 생각까지 할 정도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

●○● 우승으로 깨달은 게 있나 
나 자신에게 투자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매주 대회가 있어서 골프 외에는 하는 게 별로 없다. 월요일 하루 쉬면 바로 대회장으로 이동한다. 그 틈에 놀더라도 다음 대회에 지장이 갈까 염려했다.
그런데 롯데오픈 전에 재즈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다음 대회는 생각하지도 않고 놀다 왔다. 내 인생 최고의 일탈이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그러고 나서 우승했다.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 느꼈다.

●○● 해보고 싶은 게 있을까.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다. 최근에 코로나19가 다시 유행한 것 같아 안 될 것 같기는 한데 마지막 해외여행이 7살 때 필리핀에 간 거다. 그것도 어학 연수로 8개월 동안 학원에만 있었다.

●○● 갈 수 있다면 어디에 가고 싶은가.
일본? 영국도 가보고 싶은데 코로나19가 심하니까 좀 어려울 것 같다. 베트남 다낭에도 가보고 싶다.

●○● 앞으로 프로 선수로서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행복하고 재밌게 골프를 하고 싶다. 사실 그게 마음처럼 안 될 거라는 것은 안다. 잘 하고 싶다. 항상 느끼지만 나는 보기보다 욕심도 많고 골프도 잘 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최대한 행복하게 하겠다.

사진=김시형(49비주얼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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