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골퍼’ 이정은 “친구들 떠나지만…우승해 보고 은퇴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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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골퍼’ 이정은 “친구들 떠나지만…우승해 보고 은퇴해야죠”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8.04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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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은. 사진=KLPGA 제공.

[제주=한이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와, 오늘 같이 한 친구는 비거리가 엄청나게 나가더라고요. 체력도 좋고. 근데…. 뭐, 아직 저도 괜찮아요!”

습한 폭염 속에서 1라운드를 마치고 힘들 법도 하지만, 목소리에는 특유의 유쾌함이 묻어났다. 제주삼다수마스터스(총상금 10억원) 2015년 챔피언 이정은(35)은 이번에 추천 선수로 나섰다. 2021년 한화클래식과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 출전한 이후 약 2년 만에 국내 무대에 나섰다.

3일 제주삼다수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김나현(25), 서연정(28)과 함께 플레이한 이정은은 버디 3개, 보기 4개를 엮어 1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전반에 버디 2개를 솎아내며 베테랑다운 깔끔한 플레이를 보였지만, 후반 14~15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더니 17번홀(파4)에서 보기를 추가하며 타수를 잃은 게 뼈아팠다.

이정은은 KLPGA투어에서 5승을 챙겼다. 2009년 아시아투데이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차지하고 그해 신세계 KLPGA선수권대회에서 다승에 성공했고, 2010년 현대건설서울경제여자오픈, 2011년 Nefs마스터피스에서 정상에 올랐다. 그는 4년 뒤인 2015년 제주에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후 LPGA투어에 진출했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우승하지 못했다. 특히 올해는 풀시드가 없어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사진=KLPGA 제공.

그는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성적이 좋지 않아서 올해 초반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고 열심히 해서 하반기에는 경기력이 괜찮게 올라오는 것 같다. 그래서 하반기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이정은은 아직 현역이지만, 최나연이나 김하늘 등 친구들은 하나씩 프로 무대를 떠나고 있다. 잘 안 풀리던 작년, 이정은도 은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현역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했다. 은퇴 생각은 잠시일 뿐, 금방 머릿속에서 지웠다. 그는 “나는 아직 부상도 없고, 아픈 데도 없고, 그렇다고 비거리가 엄청 부족하지도 않다. 만약 조금이라도 그랬다면 나도 은퇴를 생각했을 텐데 경기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도 보니까 (박)주영이도 아이 낳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나. 나는 그런 부분이 좋다. LPGA투어도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투어를 뛰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게 정말 좋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도 선배들이 조금은 남아서 노련미를 보여주는 게 어린 선수들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나는 열심히 계속해서 할 생각이다”고 힘줘 얘기했다.

스스로 경쟁력이 있다고 느낀다. LPGA투어에 진출하면서 목표했던 우승도 하지 않았기에 더욱 은퇴는 할 수 없다. “우승이 내게는 정말 간절한 부분이다”는 이정은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준비도 많이 하고 노력하고 있다. 목표가 있으니 쉽게 은퇴 생각을 못 하겠다”고 전했다.

힘든 상황이지만,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것도 이정은의 장점이다. 그는 “라운드에 나갈 때마다 즐겁게 하려고 노력한다. 사람들이 ‘쟤는 참 골프를 재밌게 즐기면서 한다’고 봐주시더라. 그래서 나도 그 부분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팬 분들이 항상 노력하는 멋진 선수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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