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통적이지 않은 백스윙을 가진 선수는 짐 퓨릭, 매슈 울프, 존 데일리 등 생각나는 이름만 꼽아도 많지만 임성재보다 백스윙이 느린 선수는 확실히 없다. 임성재의 백스윙 전반부는 너무 천천히 이뤄져서 거의 슬로모션처럼 보인다.
2016년 일본 투어에서 자신의 볼 스트라이킹에 만족하지 못한 그는 어느 날 연습에서 테이크어웨이 속도를 늦추기로 결정한다. 연습으로 시작한 것이 이제는 이 한국인 프로 골퍼의 시그너처 동작으로 발전했다.
2018~2019 PGA투어 ‘올해의 신인’에 올랐던 25세의 임성재는 “테이크어웨이를 느리게 가져갈수록 스윙 템포와 볼의 궤적에 더 일관성이 붙기 시작했습니다”라고 전한다. “그래서 계속 그렇게 했지요.”
PGA투어에서 가장 정확한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는 선수 중 한 명(올해 발스파챔피언십 종료 시점까지 드라이버 샷 정확도 부문 25위, 드라이버 샷 전체 13위에 올라 있다)인 그는 대부분의 파5홀에서 2타에 온그린 시킬 만큼 충분한 비거리도 구비하고 있다.
PGA투어 2승을 기록 중인 임성재는 올 시즌 파5홀 평균 스코어 4.39의 뛰어난 실력을 보여 이 부문 투어 3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자신의 파워 상당 부분을 체력훈련 프로그램과 테이크어웨이와 임팩트 직후 그가 만들어내는 팔의 확장 덕분으로 평가한다.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을 이루는 두 시점의 자세는 거울에 비친 모습처럼 거의 흡사하다.
임성재는 “가능한 한 팔을 멀리 뻗어주는 것이 가장 많은 파워를 만드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힌다. “비록 내 테이크어웨이가 느리고 어색해 보일 수 있겠지만 나는 분명히 팔을 뻗음으로써 엄청난 파워와 정확도를 만듭니다.”
임성재의 파워와 일관성의 또 다른 비결은 백스윙 톱에서 왼 손목의 자세를 변경한 것이다. 투어에 합류한 처음 몇 해 동안 그는 톱에서 왼 손목을 젖히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 때문에 클럽 페이스가 오픈됐다.
지금은 백스윙 때 샤프트를 낮추면서 의식적으로 손목을 평평하게 유지하려 노력한다. 이 두 동작은 클럽을 안쪽으로부터 다운스윙해서 그가 가장 선호하는 드로성 티샷을 하기 쉽게 만든다.
임성재는 또 백스윙을 할 때 손과 몸의 움직임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을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이 둘의 조화가 더 좋아질수록 그는 어깨와 가슴을 더 멀리까지 회전할 수 있고 다운스윙에서 더 많은 파워를 만들어낼 수 있다.
“나는 이 모두를 함께 정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을 먼저 휘두르는 경향이 있어서 손이 몸과 함께 정렬되지 않아요. 손과 몸을 함께 사용하는 데 적절한 균형을 찾고 가슴과 손을 함께 회전시킬 수 있다면 내 스윙은 정말 강해집니다.”
* 인터뷰는 임성재의 통역사 겸 매니저 대니 오의 도움으로 진행됐다.
글_데이브 앨런(Dave Allen)
사진_돔 푸로어(Dom Fur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