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은 창대했지만 끝은 미미했던 시즌을 보낸 고진영(28)이 이를 악물고 새해 첫 출격에 나선다.
고진영은 23일부터 26일까지 태국 파타야의 시암컨트리클럽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혼다LPGA타일랜드(총상금 170만 달러)에 출전한다.
새해 첫 출전이다. 고진영은 지난 1월 LPGA투어 개막전이었던 힐튼그랜드베케이션스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손목 상태를 위해 벌금까지 부담하면서도 스케줄을 조정했다. 지난해와 달리 시즌 전체를 잘 치르기 위해서다.
고진영의 2022시즌은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고개 숙이며 끝났다. 지난해 첫 출전 대회였던 HSBC위민스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세계 랭킹 1위다운 면모를 보여줬던 그는 이후 6월까지 8개 대회에 더 출전해 톱10에 세 차례 들며 꾸준하게 시즌을 치렀다.
그러다 8월 CP여자오픈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AIG여자오픈에 이어 CP여자오픈에서도 컷 탈락한 고진영은 손목 통증을 고백하며 한 달 넘게 쉬었다. 평소 고질병이었던 손목이 속을 썩였다.

이후 약 두 달 뒤인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복귀했다. BMW레이디스챔피언십 때도 샷을 할 때마다 손목 통증이 있었지만 디펜딩 챔피언으로 출전을 감행했다. 2021년에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했을 때도 손목 부상이 있었지만 정상에 올랐던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이 대회가 모멘텀이 되길 바랐다.
하지만 최악의 경기를 치렀다. 1라운드에서 8오버파 80타를 적어냈다. 고진영이 LPGA투어에서 80타를 기록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결국 그는 2라운드에도 79타를 기록하더니 기권했다. 11월에 출전한 펠리컨위민스챔피언십과 CME그룹투어챔피언십에서는 각각 컷 탈락, 공동 33위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고진영은 1월 개막전 출전을 미루면서까지 치열하게 새 시즌을 준비했다. “작년 시즌이 11월 말에 끝나고 12월부터 쉬지 못했다. 바로 연습에 돌입했다”는 그는 베트남으로 전지훈련을 떠났고, 이시우 프로에게 지도를 받았다.
이어 “어느 해보다 짧은 오프시즌이었다. 작년에 내 기대보다 많이 힘들었기 때문에 올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에 골프를 더 열심히 했다. 골프 선수이기도 하지만, 인생에서 하고 싶은 게 많은데도 불구하고 골프가 최우선이 됐기 때문에 골프에 전념했고 지금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진영은 “몸이 많이 약해졌고, 운동적인 부분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힘이 많이 떨어져 있어서 스윙이 잘 잡혀있지 않았다. 일단 몸을 만들고 스윙적인 부분에 좀 더 집중을 많이 했다. 아직 100% 완벽하지는 않지만 많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스윙감을 잡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나서 결과적인 목표는 우승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내 스윙이 많이 올라오는 것, 내가 생각했던 스윙 패턴이 대회에서도 나오는 것이다. 그게 상반기 목표다. 그러고 나면 결과도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