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어린 시절 성폭행당한 프로 골퍼 켄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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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어린 시절 성폭행당한 프로 골퍼 켄 그린
  • 고형승 기자
  • 승인 2019.08.1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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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5승을 거뒀고 1989년 라이더컵 멤버로 출전한 경험이 있는 켄 그린(61, 미국)이 최근 자신이 어린 시절 3년 동안 아버지의 친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그가 열한 살 때의 일이었다. 

온두라스의 집 거실에 있는 이층침대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면 늘 그의 옷은 벗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옆에는 아버지의 친구인 루이가 우두커니 앉아 있었다. 아버지는 술주정뱅이라 어떤 일이 간밤에 일어나는지 알지 못했다. 

루이는 “성은 은밀한 주제니까 아무에게나 말하면 안 된다”고 말하며 어린 소년과 ‘러브 타임(루이가 사용한 단어)’을 아주 평범한 일인 것처럼 여기게 했다. 

이듬해에는 루이가 동료 두 명을 더 끌어들였다. 더 육체적이었고 변태스럽고 추악해졌다. 그러더니 점점 그들은 폭력적으로 변했고 “반항하면 어머니를 죽이겠다”고 협박까지 하기 시작했다. 

켄 그린이 그들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지 2년이 흐른 뒤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을 결심하고 집을 떠났다. 루이는 어린 소년에게 “아버지와 남겠다고 말하라”고 협박했고 결국 그는 그렇게 남겨졌다. 아버지는 거실이 아닌 커다란 방을 아들에게 내줬다. 그건 악몽의 서막이었다. 

이제는 무방비로 아주 편안한 공간에서 그 ‘러브 타임’이 진행됐다. 켄 그린은 집에서 800m 떨어진 골프 코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그곳이 그에게는 유일한 피난처였다. 온종일 골프에 매진했고 그렇게 열세 살로 접어들었다. 

켄 그린의 인생은 이후 고통의 연속이었다. 부상과 이혼, 그에 따른 길고 긴 양육권 다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시도,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결정적으로 2009년에는 형과 여자친구 진이 차 사고로 숨졌고 그때 그린은 오른쪽 무릎 아래를 절단했다. 아들 헌터는 스물한 살의 나이에 약물과 알코올 과다복용으로 숨을 거뒀다. 

그는 그렇게 아무도 모르는 고통스러운 기억에 시달렸다. 어쩌면 그가 프로 골퍼가 된 이후 겪은 모든 고통의 순간이 어린 시절 그가 겪은 추악한 일로부터 시작된 연장 선상의 일은 아니었을까. 

힘든 기억을 다시 떠올리는 게 어려웠을 테지만 지금이라도 세상에 그 진실을 밝힌 켄 그린에게 응원의 마음을 전한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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