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X] 언제나 완벽한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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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X] 언제나 완벽한 필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2.09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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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프로 골퍼가 필에 대한 인식을 바꾼 이유와 자신이 느낀 진짜 필에 대한 이야기.

“그와 가까운 선수들은 필 미컬슨의 잘못된 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단 한차례도 말이다.”
PGA투어는 라커를 알파벳 순서대로 정리한다. 매주 우리는 항상 똑같은 친구들 옆에서 신발을 갈아 신고 가방을 풀고 싼다. 가장 친한 친구들은 대부분 내 동료들이고 필연적으로 나와 가까운 알파벳으로 시작되는 이름을 가진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한 가지 주목할 만한 예외가 있으니 그것은 필 미컬슨과 내가 친구가 아니라는 점이다. 함께 플레이했던 두 라운드를 제외하고는 서로 두 마디 이상을 해본 적이 없다.

필과 내가 처음 한 조가 됐을 때는 꽤 늦은 어느 일요일이었다. 둘 다 우승권에 들어있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에 까다로운 플레이 환경이었는데 첫 홀에 선 필은 환하게 웃음 띤 얼굴이었다. 그는 내 손을 잡고 악수를 하면서 더할 수 없이 친근한 목소리로 “이봐요, 잘 지내죠? 우리 함께 멋진 날을 만들어보죠. 괜찮죠?”라고 말했다.

라운드 내내 필은 경기에서 있었던 이야기들, 가족과 함께했던 여행, 최근 읽은 두서없는 책 이야기들 등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는 단 한 차례도 내게 가족이 있는지, 다음에 어떤 대회에 나가게 될 것인지에 관해 묻지 않았다. 사실 그날 나는 전력을 다해 플레이에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대화를 나눌 기분이 아니었다. 나는 그 대회에서 우승하지는 못했지만 필을 한 타 차이로 눌렀다.

내가 필과 두 번째로 함께 플레이한 것은 그로부터 2년 뒤다. 필은 매 홀마다 관중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어주었고 샷을 준비하는 과정의 일부인 것처럼 아이들을 볼 때마다 입을 맞춰주었다. 필은 낮은 스코어를 기록했고 꽤 많은 차이로 나를 눌렀다. 트레일러에서 스코어를 정리하는 동안 카드를 점검하던 나는 옆구리를 치는 손을 느꼈다. 돌아보니 필이 나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그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제 우리는 1대1이네요.”

그는 내가 자신을 꺾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투어에서 2000라운드 이상 플레이했다. 나는 정확히 말해 A급 리스트에 속하지 않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아주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몇몇 선수들은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잘 생기고 아름다운 아내와 사랑스러운 세 아이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믿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런 질투심에서 필을 향한 악의적인 이야기들을 내뱉기도 한다.

그와 가까운 선수들은 그의 잘못된 면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단 한 번도 말이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딱딱거린 적도 없었고 웨이터에게 뻣뻣하게 군 적도 없었으며 대부분의 사람이 언젠가 한 번쯤은 그러듯 쪼잔하게 행동한 적도 없다. 나는 그와 에이미가 매일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무진장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카메라가 돌고 있든 그렇지 않든 간에 말이다.

해가 질 때까지 사인을 해주고 언제나 시간을 내서 스폰서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세심히 주의를 기울이는 그와 같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 그래서 필은 5000만달러(약 591억5000만원)를 벌만한 자격이 충분하고 매년 스폰서는 필에게 많은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필은 멘토 역할을 담당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리키 파울러나 키건 브래들리 같은 친구들과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는 그를 볼 수 있다. 나는 10년 넘게 투어에서 활동하고 있고 나 같은 친구들을 위해 낼 시간이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제야 그의 진가를 알 것 같다.

글_맥스 애들러(Max Adler) / 정리_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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