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골프의 위기, 그리고 포럼 [Feature: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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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의 위기, 그리고 포럼 [Feature:1411]
  • 김기찬
  • 승인 2014.11.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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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골프의 위기, 그리고 포럼 [Feature:1411]

미국과 마찬가지로 일본 역시 골프에 대해 위기를 느끼고 있다. 그래서 업계 종사자 모두 모여

의견을 나눈 첫 번째 포럼을 열었다. 글•사진_남화영

 

지난 10월14일 일본 도쿄 중심부 시나가와 컨퍼런스센터에서 ‘골프업계의 융성과 발전을 위해’라는 주제로 제1회 일본골프비즈니스포럼이 열렸다. 포럼을 주최한 것은 미디어였다. <골프다이제스트온라인 GDO> 등 5개 매체 발행인이 발기인이 되었고 골프 방송, 매니지먼트, 투어 관계자, 용품사 대표, 골프협회 임원 등을 초빙해서 4부에 걸친 포럼을 진행했다. 지난 1년간의 준비를 거쳐 개최한 포럼에 대해 이시자카 신야 GDO 대표는 모두 인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업계 관계자를 한 자리에 모아 모든 현안에 대해 지혜와 인식을 나누고, 업계 당사자를 통해 얘기를 듣고, 비판이 아닌 건설적인 제언의 장을 만들면 그 바탕에서 발전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게 포럼의 목적이다.” 컨퍼런스센터 회의장은 축구장 절반 정도로 넓었고, 오후 1시부터 시작된 포럼은 6시까지 자리를 뜨는 사람 없이 진지하게 이어졌다. 주최 측은 참가자 수를 268명으로 집계했다. 1부는 일본 남자 골프의 장래상에 대해 방송, 협회, 골프장, 선수들이 나와서 토론을 했고, 뒤이어 미국 <골프다이제스트> 편집장 제리 타디와 이시자카 GDO 대표의 대담이 진행됐다. 2부에서는 일본 용품 브랜드 대표가 참여한 토론회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지인 가스미가세키골프장과 골프협회 관계자가 준비 상황을 설명하고 질문을 받았다. 일본에선 예전부터 골프업계 포럼은 자주 있었지만, 이번처럼 다양한 분야 관계자가 모두 모인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 바탕에는 골퍼수가 줄어들고 시장이 나빠지고, 일본 골프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공통의 고민이 짙게 배여 있다. 이는 미국의 골프가 가진 고민이면서 동시에 한국이 가진 고민이기도 했다. 이 포럼이 남달랐던 것은 골프 인구의 변화와 함께 2020년 올림픽 준비에 대한 테마까지 설정한 점이다. 보다 거시적이고, 진행은 체계적이었으며, 참석자의 자세는 진지했다. 골프업계가 위기를 느끼고 연대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골프산업연합회 KGIF란 단체가 만들어지고, 6월 한국골프문화포럼이란 단체도 만들어졌다. 하지만 골프업계 전체의 목소리를 담지 못하거나, 총의 總意를 모으지 못하고 뻔한 목소리만 높지 않았던가. 일본의 골프 산업 포럼에서는 어떤 주장이 오가고, 현재의 고민은 어떤 것들인지를 정리했다.

 

 





≫일본남자골프투어의 문제점 - 토론참석자: 일본남자투어 JGTO 이사, 일본프로골프협회 JPGA 회장, 프로 선수, TV 방송 관계자, 광고대행사 대표, 대회주최사 대표 여자투어는 매년 증가하고 성장하는 데 반해 남자투어는 왜 축소되고 있는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입장이 개진됐다. 스폰서는 대회마다 명목상 ‘흥업 興業’을 이유로 후원하지만 콘텐츠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것이 문제다. 비용 대비 홍보 마케팅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차라리 아시아 전체 투어를 만들자는 제안도 나왔다. 미국의 TPC스콧데일에서 열리는 웨이스트매니지먼트 대회처럼 선수에게 야유도 보내는 등 골프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축제 같은 대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는 한국남자프로가 봉착한 문제점과도 동일했다. 여자 대회 수는 스폰서가 늘어나지만 남자 대회는 여자 대회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TV나 케이블에서 대회 방송 기득권이나 실황 중계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일본은 생방송보다는 주로 중계방송에 의존하기 때문에 팬이 대회를 접할 기회는 점점 축소된다. 또한 스타 선수를 키워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지난 2008년 이시카와 료가 일본 프로 무대에 등장하고, 이듬해 최연소 상금 1위에 오르면서 일본 남자 골프는 급격히 성장했다. 이시카와가 혼자서 41억8500만엔(418억원)의 시장 규모를 키웠다고 평가된다. 선수-팬-스폰서가 서로 잘 어울린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했으나, 지금은 그 성장의 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는 의견이 높았다.

 

≫미국의 골프 현상 탐구 - 토론참석자: 제리 타디 <골프다이제스트> 미국판 회장 겸 편집장, 이시자카 신야 GDO 대표 대담 제리 타디 Jerry Tarde <골프다이제스트> 미국판 회장 겸 편집장이 미국 골프의 변화상을 발표한 뒤에 대담이 이어졌다(옆 사진). 제리 편집장은 ‘지난 2008년 이후 미국 골프는 인구, 라운드 수, 골프장 수, 용품 세일, TV 방송의 위축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사례를 열거한 뒤 그 이면을 분석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미국 경제가 위축되면서 이후 일상에서도 여가가 짧아지거나 남녀 역할의 변화가 이뤄지는 등 미국인의 라이프 사이클이 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골프가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배우기 어렵고, 장비 구입 비용이 비싸고, 가족들이 함께 즐기지 못하는 문제점 등으로 인해 외면받지만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젊음 Youth’, ‘시간 Time’, ‘재미 Fun’를  테마로 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음을 사례와 수치로도 설명했다. 미국골프재단 NGF에 따르면 미국에서 2013년에 14개 코스가 신설됐지만 157개 코스가 문을 닫았다. 10년 전인 2005년에 1만5207곳이던 골프장이 지금은 1만4500곳으로 줄었다. 골프 인구는 2000년에 3000만명이던 것이 지금은 2400~2500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골프다이제스트>를 비롯한 미디어, 골프업계와 협회는 최근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로리 맥일로이, 리키 파울러, 조던 스피스, 이시카와 료 등 젊은 선수를 집중 부각하고 있다. 현재 20~30대를 구성하는 밀레니엄 세대를 적극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리 편집장은 ‘이를 위해 지난 1997년부터 ‘퍼스트티 First tee’ 프로그램을 통해 주니어 골퍼를 육성하고 있으며, 홀컵을 넓힌 골프 대회를 열거나 ‘티잇포워드 Tee it Forward’ 운동을 통해 많은 이들이 골프를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골프용품 업계의 골프 활성화 방향 - 토론참석자: 야노경제연구소, 브리지스톤, 던롭, 미즈노, 캘러웨이골프, 아쿠쉬네트 대표 토론에 앞서 일본의 전문 리서치 회사인 야노경제연구소의 현황 발표가 있었다. 일본 용품업계 역시 지난 2007년이 가장 활황인 시기였다. 하지만 2011년 동북 지진을 계기로 시장은 급격히 위축됐고, 지금은 상승 후 하락세로 돌아섰다(표 참고). 그 중에서도 골프 인구의 감소가 시급한 과제로 부각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 열릴 즈음이면 골프 인구가 2007년(995만명)의 80퍼센트 정도(718만9000명)로 줄어든다는 예측까지 나왔다. 젊은 층이 골프로 유입되지 않고 그것이 최근 몇 년간 용품업계가 직면한 전례 없는 불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새로운 신제품 모델이 분기 별로 등장하고 있었는데, 그것이 오히려 용품 매출에는 역작용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있었다. 용품사는 제품 회전율을 높이려 하지만 오히려 소비자가 그 트렌드를 놓치는 경우가 더 많았다는 얘기다. 또한 골프라고 하면 연관되는 일반인의 이미지, 즉 ‘나이 많은 사람의 레저, 술과 담배, 사치’ 등의 개념을 ‘생활 스포츠,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운동’으로 바꾸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의견까지도 제기됐다. ‘골프를 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골프를 홍보할 마케팅이 필요할까’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답을 내놨다.

 

≫2020년 올림픽 골프 준비 - 토론참석자: 일본골프협회 전무, 가스미가세키골프장 부이사장, 올림픽 골프 대책 본부장 6년 뒤에 도쿄에서 두 번째 올림픽이 개최된다. 이때 골프는 2016년 리우에 이어 정식 종목으로 치러진다. 개최 코스는 36홀 가스미가세키 Kasumikaseki 골프장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최근 ‘도쿄올림픽인데 도쿄에 있는 와카슈 링크스 Wakasu Links 대신 왜 사이타마현에 있는 코스가 선정되었는가’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일본골프협회 마가타 게사마 전무가 전후 사정을 설명했다(아래 사진). 히라구치 다케치 가스미가세키골프장 부이사장은 국제골프협회 IGF가 요청한 조건 즉, 1) 동 코스 전장을 300야드 늘리고, 2) 투 그린을 원 그린으로 리노베이션 하고, 3) 벙커 등 해저드의 위치 변경과 관련된 코스 리노베이션 사안을 발표했다. 올림픽을 가스미가세키에서 개최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일본 부흥의 꿈이 여기서 실현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1957년 월드컵(당시는 캐나다컵)에서 나카무라 도라키치는 오노 미츠이치와 출전해 막강한 우승 후보였던 미국의 샘 스니드와 지미 드마레를 꺾고 일본 골프 사상 첫 국제대회 우승을 했다. 나카무라가 개인전에서도 코스 레코드를 기록하자 당시 <뉴욕타임즈>는 ‘기적’이라고 대서특필 했다. 이를 계기로 일본에서는 어린아이도 나카무라의 스윙 따라하기를 할 정도로 골프 열기가 높았고 전국에 골프장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포럼의 마지막은 ‘올림픽을 위해 업계 전체가 힘을 합치자’라는 결의로 마무리됐다. 위기가 닥치면 일사분란하게 모이고, 의견을 하나로 모으는 건 일본의 특징이기도 하다. 일본 포럼은 6년 뒤의 미래를 설정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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