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골프에 '진심'인 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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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골프에 '진심'인 사람들 이야기
  • 김성준 기자
  • 승인 2022.01.2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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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라면 참지 못하는 열정 골퍼 이야기. 

◆1. 늦게 배운 도둑질이 무섭다고 골프에 심하게 빠져 무한 장비질을 시전하는 중이었다. 국내 골프 커뮤니티에 리뷰하고 소개한 미국 회사의 클럽이 국내에서 엄청나게 팔리는 것을 경험하고는 남 좋은 일만 한 것 같은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 회사 대표와 메일을 주고받으면서 대화를 나누던 중 “곧 한국에도 진출하고 싶은데 혹시 같이 사업해볼 생각이 있느냐”는 제의까지 받고 나니 직접 뭔가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골프 클럽과 용품 제조사를 창업했다. 단조 웨지 헤드를 두 가지로 디자인해 중국 공장에 생산을 의뢰하고, 이어서 단조 아이언과 골프용품까지 제작하게 되었다. 본업이 따로 있는 1인 회사라 홍보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판매 물량도 너무 적지만 소소하게나마 조립, 판매하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골프 라이프를 영위하는 중이다. _기현석(42세, 작곡가)

 

◆2. 지난해 3월에 처음 골프채를 잡고 열심히 배웠다. 드라이버를 잡을 무렵인 6월경 왼쪽 옆구리가 아팠다. ‘갈비뼈가 부러진 건가?’ 하고 잠깐 의심도 해봤지만 아프긴 한데 참을 만하고(원래 아픈 것에 조금 둔하다) 잠잘 때 옆으로 드러누워도 아프지 않아 단순 늑간신경통이나 근육통 정도로 생각했다.

이틀 정도 푹 쉬고 연습장에 가서 클럽을 휘둘러봤는데 칠 만했다. 웨지만 연습하다 와야지 해놓고 결국에 가선 드라이버를 때리고 오곤 했다. 라운드 나갈 때는 진통제 먹고 나가서 아픈 줄 모르고 휘두르고 왔다. 가을쯤에 오른쪽 옆구리에도 마찬가지 증상이 있었으나 역시 그때도 며칠 쉬고 넘어갔다.

그러다 연말에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았는데 기타 소견에 ‘갈비뼈 골절 흔적 보임’이라고 쓰여 있었다. 깜짝 놀라 검진받은 병원에 갔더니 의사가 엑스레이 사진을 보여주며 “오른쪽 갈비뼈 네 대에 한눈에도 선명하게 허연 솜뭉치 같은 것이 붙어 있네요”라고 말하며 “골절된 부위에서 진액이 나와 자가 치료되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의사가 혹시 골육종일 수도 있으니 큰 병원 가서 CT 촬영을 해보라고 권했다. 정밀 검사 결과 다행히 골육종은 아닌데 골절된 오른쪽 갈비뼈 골절 흔적이 네 대가 아니라 다섯 대였다. 의사가 보험사에 제출할 소견서를 써주면서 하는 말이 더욱더 충격이었다. “이건 알고만 계세요, 왼쪽 갈비뼈도 다섯 대 나갔어요.”  _장성철(50세, 자영업)

 

◆3. 구력 1년 차 ‘골린이’지만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을 만큼 열정만큼은 싱글 플레이어다. 코로나19 부스터 샷(추가 접종) 대상으로 백신을 맞으면 당분간 골프 연습을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게 다가왔다.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갔는데 원장님 자리 뒤에 드라이버가 보였다. ‘아! 이분도 골프에 진심이시구나’ 싶어 간절히 물어봤다. “선생님! 요새 골프 연습 하루라도 안 가면 미칠 것 같은데 백신 어느 쪽 팔에 맞을까요?” 선생님께서는 알겠다는 듯 미소와 함께 과감히 오른팔을 선택해주셨다.

무슨 의학적 원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도 오른쪽에 맞고 그날 살살 연습하셨다고. 그렇게 선택한 팔에 백신을 접종하고, 그날 바로 연습장을 방문했다. 물론 평소보다 살살 치고 왔다. _익명(36세, 회사원)

 

◆4. 구력 6년 차의 골프를 사랑하는 여성이다.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임신 사실을 알았다. 문제는 일주일 후 남편과 함께 해외 골프 일정을 잡아놓은 것이다. 담당 의사에게 슬며시 골프 얘기를 꺼냈다. 의사의 답변은 “아직 임신 초기라 절대 무리하지 말고 아주 살살 치라”고. 일주일간의 해외 골프 원정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해외 골프 여행 후 골프에 더 자신감이 붙었다. 배가 점점 나오는 와중에도 한 달에 두 번 정도 코스에 나갔다. 오히려 힘을 빼고 스윙을 하니 스코어가 임신 전보다 더 좋았다. 하이라이트는 임신 5개월 차에 만들어낸 홀인원이었다. 임신 골프는 만삭까지 이어졌다. 오전에 만삭 사진 촬영을 끝내고 야간 라운드를 하러 갈 정도였다. 무사히 복덩이를 출산했다. _정진영(39세, 강사)

 

◆5. 영국 런던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가장이다. 골프장이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다. 지금 돌쟁이인 아이가 태어나고 3주 후부터 4개월까지 2~3시간 쪽잠을 자가면서 분유 먹이고 와이프 뒷바라지하고 모두 잘 때 코스로 나섰다. 쪽잠을 자가면서 하는 골프가 아주 꿀맛이었다. 아이가 7개월 정도 되었을 때 아이 데리고 드라이빙 레인지로 갔다.

그리고 며칠 후 유모차에 아이를 태우고 골프 코스에서 플레이를 강행했다. 골프 가방을 메고 아이 장난감과 간식을 챙겨서 7홀 정도 플레이했다. 사람들이 지나갈 때마다 박수갈채를 보냈다. 돌아오는 여름에는 아이와 18홀을 모두 플레이해보는 것이 목표다. _손원일(36세, 건축가)

 

◆6. 결혼하던 해 처음 골프를 시작했다. 다른 스포츠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골프를 접하고는 무섭게 빠져들었다. 하지만 신혼이라 코스에 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코스에 나가고 싶어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도저히 참지 못하고 장모님과 와이프에게 해외여행을 선물했다. 장모님과 와이프 출국에 맞춰 필드 일정을 잡아 일주일 내내 매일 36홀을 쳤다. 두 사람 해외여행비보다 그린피를 더 썼지만 잊지 못할 기억이다. 와이프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른다. _익명(40세, 회사원)

 

◆7. 20년 넘게 낚시에 빠져 낚시용품 구매로만 차 한 대 값을 넘게 사용한 낚시 중독자였다. 친구들의 권유에 골프를 시작했는데 골프의 중독성은 낚시의 그것보다 훨씬 강했다. 골프용품을 사려고 낚시용품을 하나씩 팔기 시작했다.

낚시와 골프를 같이 즐기다 보니 와이프의 눈초리가 심상치 않았다. 결국 참다못한 와이프가 조건을 내걸었다. 골프와 낚시 둘 중 하나만 할 것 그리고 금연이었다. 사실 낚시보다 골프가 더 재미있던 시기라 낚시를 포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지만, 금연이 문제였다.

와이프는 절대 금연은 성공 못할 거라며 호언장담을 했다. 하지만 결국 몇 번의 실패 끝에 골프를 위해 담배마저 끊어버렸다. 골프 때문에 낚시를 끊은 것도 대단하지만 담배까지 끊었다며 친구들에게 독한 놈 소리를 두 배로 듣고 있다. _조민우(46세, 프리랜서)

 

◆8. 회사 동료들과 처음 가본 스크린 골프장에서 골프의 엄청난 매력을 느꼈다. 퇴근 후 친구들과 한 게임 치고 나면 그날의 피로가 싹 날아갔다. 주말에 단골 스크린 골프장에 가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혼자서 여덟 게임을 친 적도 있다.

그 비용을 생각하니 차라리 스크린 골프장을 차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결국 대기업을 퇴사하고 스크린 골프장을 창업했다. 그런데 창업 후 너무 바쁜 나머지 스크린 골프를 예전보다 더 자주 치지 못한다는 것이 함정이었다. _문철홍(42세,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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