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X] 프로 골퍼 중 누가 가장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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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X] 프로 골퍼 중 누가 가장 행복할까?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6.1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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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과 동떨어진 삶을 사는 것에도 나름의 장점이 있다.”

PGA투어에서 ‘누가 최선의 인생을 누리고 있는가’라는 것은 대단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질문이다. 우리가 지구상에 머무는 짧은 시간에 무엇이 가장 큰 행복을 가져다주는가는 개인이 가진 가치와 야망에 따라 다르다. 세계 랭킹 10위권에 든 골퍼, 아니 어쩌면 20위권의 선수 중 누군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친구들은 현미경 아래에서 살고 있다.

로리 매킬로이는 코스에 오를 때마다 미디어와 인터뷰를 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리키 파울러는 스폰서로부터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대신 촬영을 하거나 다른 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날이 거의 없다. 아, 그리고 타이거 우즈는 우르르 몰려다니는 사람들에 둘러싸이지 않고 화장실까지 15m도 걸어가지 못한다.

그럼 나는? 65타를 쳤을 때만 인터뷰 요청이 들어오는 그런 부류의 선수다. 이것이 너무나 만족스럽다. 1년을 통틀어 손에 꼽을 정도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나는 급부상하는 젊은 선수 중 한 명과 같은 의류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지만 행사에 참여하는 횟수는 10%에 불과하다.

언젠가는 그 친구가 도무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행사를 위해 아주 더운 날 끌려 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는 그 친구에게 윙크를 해준 다음 클럽하우스로 돌아가 동료들과 함께 농구 경기를 시청했다.

내 친구 한 명은 지난봄,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브룩스 켑카, 더스틴 존슨과 함께 저녁 식사를 했다. 브룩스가 부상한 즈음의 일이었다. 한 그룹의 사람들이 그들의 식탁으로 다가와 더스틴 존슨에게 사인을 부탁했다. 그들은 존슨의 옆자리에 앉은 사람이 지난해 US오픈 우승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브룩스는 이제 자신의 선수 경력 등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나는 그가 진심으로 얼마나 이러한 상황을 신경 쓰는지에 잘 모르겠다. 그의 삶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워 보인다.

그는 이미 세 번이나 메이저 대회 우승 상금을 챙겼고 여자 친구는 슈퍼모델인데 평상복을 입으면 주위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커피를 마시러 나설 수 있다. 그는 잘생긴 친구지만 보편적으로 볼 때 눈에 확 뜨일 정도로 뛰어나지는 않다.

내가 볼 때 세계 랭킹 1위에 오르고도 여전히 사람들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는 삶을 산다는 것이야말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라고 본다. 만일 브룩스가 길거리에 나섰을 때 사람들로부터 사인 요청받기를 진정으로 원하고 있다면 그는 확실히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다.

카밀로 비예가스는 주피터 인근에서 자주 목격되는 또 한 명의 프로 골퍼인데 가끔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눈에 띈다. PGA투어 4승을 기록한 그는 아주 멋진 수상 가옥을 가지고 있다. 그가 지금 누리는 모든 것에도 뭔가 모자란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가 아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기록하지 못해 실망하고 있다고 본다.

조금 더 낮은 순위로 내려가면 스티브 마리노는 내가 아는 사람 중에서 가장 만족스럽게 사는 투어 프로다. 자신의 성격에 어울리는 라이프스타일을 구가하고 있다. 통산 1000만 달러(약 116억원)가 넘는 상금을 벌어들였는데 아내도, 아이도 없고 큰돈 들어갈 일이 없는 처지에서는 꽤 많은 돈이다.

집에 가면 그는 바깥세상에 대한 걱정은 완전히 접어두고 하루 세 번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그냥 편하게 지낸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마리노는 골프를 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한다.

그는 투어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걱정하지 않는다. “뭐, 그러면 웹닷컴투어에서 플레이하지요.” 내가 마지막으로 그를 만났을 때 그가 환하게 웃으며 내게 한 말이다.

나는 내 삶을 사랑한다. 매주 1년 중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는 새로운 골프장에 간다. 아름다운 아내와 정말 멋진 두 아이도 있다. 물론 이들에 대한 책임감은 스트레스가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적정선이라는 것을 정확히 어디쯤 둬야 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돈보다 익명성이 더 큰 가치를 가지는 수준이 있다고 믿는다. 나는 아직 거기까지는 가보지 못했다.

글_맥스 애들러(Max Adler)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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