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어워드, 골퍼가 겪은 진상 캐디
  • 정기구독
진상 어워드, 골퍼가 겪은 진상 캐디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2.27 12: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캐디는 골퍼의 동반자로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캐디 중에서도 진상은 존재한다. 골퍼를 무시하고 강압적으로 행동하는 캐디, 티칭 프로가 돼 골퍼를 가르치려 들거나 성급한 진행으로 기분을 상하게 하는 등 기본이 안 된 캐디도 있다.

 

멘탈 무너트리는 강압적인 캐디
30도가 훌쩍 넘는 어느 날, 티 샷 전 캐디의 거창한 설명이 시작됐다. “이곳은 슬라이스 홀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저는 최고 수준의 캐디이므로 제 말을 따라주셔야 플레이가 편해집니다. 손님이 많은 골프장이라 라운드 속도를 중요하게 생각하니 무조건 러프에서 볼을 꺼내 플레이해주세요.”

이 강압적인 분위기는 뭘까. 캐디는 수시로 “꺼내놓고 치세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나는 7번홀에서 드라이버 티 샷이 페어웨이 우측 러프로 들어갔다. 언덕 하나 아래 러프로 떨어진 볼을 치려고 보니 페어웨이가 잘 보이지도 않았다.

그린 위 동반자의 안위도 걱정되고, 무조건 꺼내놓고 치라는 캐디의 말이 떠올라 볼을 집어서 언덕을 기어 올라와 샷을 했다. 동반자가 외친다. “나이스 온!” 그린에 다가가니 캐디가 “골프 그렇게 하시는 거 아니에요!”라며 얼굴을 붉힌다.

나는 화가나 말했다. “심한 러프의 볼은 골프장 속도를 생각해 꺼내서 치라면서요? 러프 언덕이 깊어서 위험했는데 와서 봐주지도 않으셨잖아요.” 캐디는 이를 받아치며 “하여튼 그건 매너가 아니에요. 2벌타 드리고요, 매너가 너무 없으시네요!” 이때부터 파와 보기를 이어가던 샷은 멘탈 붕괴로 ‘양파’의 연속이었다.

 

캐디가 티칭 프로  
초보인 두 명의 친구와 라운드를 나갔다. 보통 초보 골퍼는 실력이 미숙하다 보니 캐디가 한마디씩 거들기도 한다. 초보 골퍼도 그런 캐디의 조언이 고마울 때가 있다. 이번에 만난 캐디는 처음부터 레슨을 진행했다. “오늘 저에게 많이 배워가려면 빨리 움직이세요.” 어프로치는 아예 손을 잡고 레슨을 하지 않나, 훈계조로 코치하는 게 아닌가.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친구들은 워낙 착한 성격이라 싫은 소리를 못했다. 나도 분위기를 망칠까 봐 꾹 참았다가 8번홀에서 캐디의 퉁명스러운 말투에 폭발하고 말았다. “캐디님, 이건 아니죠!” 캐디는 당황하며 사과했지만 분위기는 어색해졌다. 남은 홀 내내 불편함은 우리의 몫이었다.


먼저 떠난 배신자
오랜만에 동창들과 잡은 라운드에 기대가 컸다. 예쁜 외모의 캐디는 상냥하기까지 해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 그렇게 즐겁게 골프를 하던 중 4홀쯤 남았을까. 캐디는 이렇게 분위기도 좋은데 나인 홀을 추가하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다.

환하게 웃는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고민할 새도 없이 우리 남정네들은 모두 “콜!”을 외쳤다. 당연히 캐디가 추가 라운드를 함께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그는 18홀을 끝내고 떠나버린 것. 추가 홀은 다른 신입 캐디를 붙였다. 뭔가 세게 당한 기분이랄까. 그러면 또 어쩌겠는가. 넘어간 남정네들이 문제인 거지.

 

초보 캐디의 실수 
“고객님~! 그 뭐지? 야마모토 볼이 맞으시죠?” 캐디의 이 한마디에 맛이 가고 말았다. 초보 캐디인 건 알았지만 골프볼 브랜드명을 마음대로 부르질 않나, 말할 때마다 문장 앞에 “그 뭐지?”라는 다소 맹한 표현을 쓰지를 않나. 접대하는 자리였는데 생각 없는 그의 행동에 난처할 따름이었다.

이게 끝이 아니다. 클럽을 줄 줄도 받을 줄도 모르고, 없어진 공은 찾을 생각도 하지 않는다. 중간에 캐디를 바꿔달라고 하려다가 꾹참았다. 무료 봉사하는 것도 아니고 합당한 대가를 받고 일하는데 형편없는 모습에 크게 실망했다. 라운드 내내 즐겁게 치자는 생각으로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빨리빨리 해!
핸디캡 10인 나는 어느새 골프 경력도 20년이 다 돼간다. 동반자들이 늦으면 조금 빨리 가자고 다독이는 편이다. 그런데 캐디가 초반부터 앞 팀과 무전을 하면서 벌써 두 번째 샷 위치에 있다고 동반자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거리측정기를 들면 캐디가 찍을 시간이 없다며 못 찍게 한다. 그래서 나는 캐디에게 빨리 진행하되 동반자들의 마음은 급하게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또 혹시 늦어지면 내가 독촉하겠다고 주의를 줬다.

2번홀에서 두 개의 공이 밖으로 나갔다. 동반자들이 공을 찾고 있는데 캐디는 페어웨이에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게 “가서 공 좀 찾아주세요”라고 이야기했더니 돌아온 말이 가관이었다. “카트 도로에 맞았을 거예요. 그러면 공 못 찾아요.”

하지만 동반자는 오비가 아니었다며 직접 공을 찾아왔다. 캐디는 클럽을 전달할 때 내가 쥐기 전에 고개를 돌리며 손을 놔버렸다. 그린에서 공을 닦아주지도 않았을뿐더러 동반자가 올라타는 도중에 카트를 출발시키기도 했다. 기본 교육이 안 된 듯한 캐디의 행동에 정말 화가 났지만 초면인 동반자도 있어 분위기를 망칠 수 없었다.


귀차니즘형
처음 마주할 때부터 말이 많은 캐디였다. 활달한 성격이겠거니 생각하고 거리낌 없이 대했다. 그런데 몇 홀쯤 지났을까. 캐디의 모든 행동이 성의가 없어 보였다. 카트에서 1m 이상 움직이려 하지 않았고 타수 계산도 못해서 매번 물어보는 게 아닌가. 그린에서는 볼을 닦아달라고 요구해야만 닦아주고, 볼이 어디로 갔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심지어 홀아웃하고 마지막에는 클럽 확인하라더니 아이언 커버는 스스로 씌우라고 강요하지를 않나, 최악의 캐디였다. 기분을 완전히 망치고 말았다. 그렇게 일하기 귀찮으면 일을 쉬지, 왜 다른 사람의 즐거운 주말을 망치는지 모르겠다.

[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ihj@golfdigest.co.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잡지사명 : (주)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제호명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2, 6층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대표전화 : 02-6096-2999  /  팩스 : 02-6096-2998
잡지등록번호 : 마포 라 00528    등록일 : 2007-12-22    발행일 : 전월 25일     발행인 : 홍원의    편집인 : 손은정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전민선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민선
Copyright © 2022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ms@golfdiges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