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자, 김태우 [People :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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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자, 김태우 [People : 1702]
  • 김기찬
  • 승인 2017.02.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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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기는 자, 김태우 [People : 1702]
즐기는 자, 김태우

지난해 김태우는 화려했다. 탄탄한 실력을 앞세워 신인상을 차지하며 KGT의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올해의 활약이 가장 기대되는 김태우가 골프를 즐기는 방법에 대해. 글_인혜정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집업 재킷 데상트골프. 열정이 가져다준 행운, 신인왕 김태우는 프로 데뷔 첫해인 지난해 큰 수확을 거뒀다. KPGA 신인상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그는 자신에게 확고한 믿음을 갖게 되었다. “가슴 한쪽에 프로 세계에 대한 벽이 있었는데 그걸 완전히 허무는 계기가 되었다. 덩달아 자신감이 향상되었고 플레이의 집중도가 높아졌다. 우승이란 목표에 한발 더 가깝게 다가간 느낌이다.” 그는 지난해 10개 대회에 참가해 2개 대회에서 톱10에 오르며 상금 순위 14위를 기록했다. 특히 개막전인 동부화재프로미오픈에서 11위에 오르며 단숨에 신인상 포인트 1위에 올랐다. 순조로운 출발이었다. “배울게 많다고 생각해 욕심 없이 첫 대회를 치렀는데 신인상이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게 되었다. 그 후로 주변에서 끊임없이 ‘신인왕’에 대한 이야기를 해왔고 그게 촉진제가 되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향상된 페이스는 하반기에도 이어졌다. KPGA선수권대회에서 공동 9위, 신한동해오픈에서 준우승을 하며 실력을 뽐냈다. 물론 아쉬웠던 적도 있다. 그는 ‘한국오픈’을 떠올렸다. “한국오픈 먼데이 Q스쿨을 통과하며 출전 카드를 얻었다. 최종일 17번홀에서 버디를 한 뒤 당연히 예선을 통과한 줄 알았다. 그래서 마지막 홀에서 버디 퍼트를 도전하기보다 실수 없이 파로 마무리하자고 플레이했는데 1타 차로 떨어져 아쉬웠다.” 1타 차에 대한 아쉬움은 ‘SK텔레콤오픈’에서도 있었다. “마지막 홀의 버디 퍼트가 홀 주변을 180도로 돌고 튀어나와 메이드컷을 하지 못했다.” 그는 내년에 “이 두 대회에서 복수전을 펼칠 예정이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수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플레이해보긴 처음이었다. 얼떨떨했지만 응원은 큰 에너지가 되었다. 설레고 특별한 순간이었다."

 

내게 힘이 되는 특별한 순간

김태우는 그동안 자신에게 특별했던 세 가지 순간을 털어놨다. 첫 번째 순간은 바로 신한동해오픈 최종일. 그는 생애 처음으로 기대 이상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거친 비바람이 몰아치던 그날 챔피언 조에서 활약하고 있던 김태우를 응원하기 위해 갤러리가 몰려들었다. 2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그는 9번홀 티 샷에서 OB를 범하며 아쉽게 역전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스콧 빈센트(짐바브웨)와 1타 차로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수많은 갤러리가 지켜보는 자리에서 플레이해보긴 처음이었다. 얼떨떨했지만 응원은 큰 에너지가 되었다. 대회 셋째 날은 안병훈과 함께 플레이하느라 갤러리가 많았고, 마지막 날은 챔피언 조에 한국인이 나 혼자뿐이라 더 큰 관심을 받았다. 설레고 특별한 순간이었다.” 두 번째 순간은 처음 골프채를 잡았을 때다. “박세리가 LPGA투어에서 맨발 투혼을 펼칠 때 부모님은 골프를 배우기 위해 6개월간 레슨을 등록했다. 부모님을 따라 연습장에 한두 번 갔다. 부모님이 회사 일로 바빠 거의 연습장에 가지 못할 때 내가 대신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호기심에 몇 번 클럽을 휘두르다가 재미를 느낀 그는 부모가 퇴근하기 전까지 실내 연습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연습장에 다니던 한 학부모가 인천시 골프 대회에 나가볼 것을 권유했다.” 그는 첫 대회에서 덜컥 우승하며 가능성을 입증한 뒤 본격적으로 골프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영재 교육을 받을 정도로 두뇌가 명석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골프를 시작하면서 학원을 다니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전교 5등을 벗어난 적이 없었다. “골프 선수가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의대에 다니고 있지 않았을까? 친구들과 노는 것보다 연습장에 있는 것이 좋았다. 연습장에서 일하는 형들과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골프를 즐겼다.” 이후 그는 국가 상비군(2011~2012), 국가 대표(2013)를 거치며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국가 대표에 선발되기 직전 내 이름은 김효석이었다. 김태우로 개명하고 국가 대표 생활을 시작했다. 그때까지는 앞으로 올라갈 계단만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인천 아시안게임 선발전을 앞두고 부진에 빠졌다.” 국가 대표 선발전에서 2등을 기록한 그는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도 자신이 있었다. “똑바로 치는 스타일인데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공이 50m 옆으로 턱턱 날아가 당황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국가 대표 1년 경력을 인정받아 KPGA 준회원으로 프로 전향을 했다. 난관은 프로가 된 이후 한꺼번에 몰려왔다. “정회원 테스트에 나갔는데 드라이버 샷이 계속 삐뚤어졌다. 드라이버 입스가 찾아와 드라이버만 잡으면 코스 이외 것만 보였다. 뜻대로 되지 않았고 자신감이 떨어졌다. 결국 6개월 뒤에 다시 치른 정회원 테스트에서 통과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안 형편까지 어려워진 그는 여러 가지 고민을 했다. ‘주변 상황 때문에 골프를 그만둬야 하나?’, ‘내가 지금 억지를 부리고 있나?’ 그에게 현실적인 지원이 시급했다. 시즌이 끝났지만 전지훈련을 떠날 꿈은 꾸지도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지금 당장 짐 싸서 훈련지로 떠나렴.” 그는 “어둠에 갇힌 나를 빛 속으로 꺼내준 분이다”라며 “이 고마움을 실력으로 갚겠다”라고 다짐했다. 2014년 말 겨울, 그는 미국 플로리다로 10주간 전지훈련을 떠났다. 이를 악물고 연습에만 전념해 드라이버 입스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2015년 챌린지투어와 프론티어투어에서 경기 감각을 익힌 그는 이듬해 KPGA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에서 수석으로 합격하며 데뷔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컬러 블록이 멋스러운 긴팔 티셔츠, 베이식한 네이비 팬츠 모두 데상트골프. 클라렛 저그를 향해 신장 180cm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김태우의 무기는 9번 아이언. 구질은 페이드 샷이다. “특히 125m 거리에 자신이 있다. 125m의 좁은 홀에서 낮게 페이드 샷으로 공략하면 미스가 거의 없는 편이며 대부분 버디를 기록한다.” 그는 태국 카빈부리로 떠나는 전지훈련에서 실수를 줄이기 위한 연습에 매진할 예정이다. 100야드 이내의 샷과 퍼트 위주로 훈련할 계획이다. “퍼트감이 좋았던 대회를 살펴보면 거의 톱10을 기록했다. 앞으로 버디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훈련 스케줄에 대해 그는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라운드를 시작한 뒤 쇼트 게임을 할 것이다”라며 “그 후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전체적으로 샷을 다듬고 저녁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플레이 스타일은 전략적인 편이다. 그날그날 컨디션에 따라 즉흥적으로 플레이하는 게 아니라 계산한 툴 안에서 플레이가 이뤄지도록 한다. 여심을 자극하는 준수한 외모를 지닌 그에게 ‘꽃미남’이라는 별명에 대해 묻자 수줍어하며 손사래를 쳤다. “요즘 잘생긴 선수들이 정말 많다. 개인적으로 송영한 선수가 잘생겼다고 생각한다. 내 외모에 대해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 강력한 동기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연료다. 김태우에게 올해 강력한 동기는 ‘한국오픈의 우승컵’이다. 이유는 한국오픈 우승자와 2위에게 디오픈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 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디오픈에서 참가하는 것이 꿈이었다”라며 설레는 감정을 드러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디오픈 현장에서 플레이해보고 싶다. 클라렛 저그까지 만질 수 있다면 더 이상의 소원은 없을 것이다. ‘한국오픈의 대회장인 우정힐스에서 당분간 살아야 하나?’라는 고민을 진지하게 하기도 했다. 인생 그래프가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인생 그래프가 계속 상승 곡선을 그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사진_공영규 / 헤어&메이크업_파크뷰칼라빈 by 서일주





Kim Taewoo 김태우 나이 24세 데뷔 2015년 KPGA 입회 수상 제네시스 한국프로골프대상 명출상(2016년) 경력 신한동해오픈 2위, KPGA선수권대회 공동 9위(이상 201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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