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 골프 기술을 발달시킨 파워 티의 성공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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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 골프 기술을 발달시킨 파워 티의 성공 스토리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08.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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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_미하 하위헌(Micha Huigen)

영국의 엔지니어 마틴 와이어스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일 때 동료 골퍼들은 일이 끝나면 런던 외곽의 유명한 웬트워스클럽에서 함께 라운드를 하자고 약속했다. 

마틴 와이어스는 플레이에 대한 기대에 부풀었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는 지금까지 골프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볼을 치기 위해 연습장에 갔다. 

연습하는 내내 슬라이스를 내던 그가 파워 샷을 하나 날렸다. 와이어스는 “볼에 날개가 달려서 끝없이 날아오르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내 안의 기술자는 그 샷과 이전의 끔찍한 샷 사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기술자들은 한 번에 하나의 변수를 바꾸고 결과가 더 나아지는지, 더 나빠지는지를 살펴본다.”

다른 대부분의 초보 골퍼와 달리 와이어스는 이러한 연구 방법을 통해 그에게 도움이 될 만한 프로토타입을 만들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그가 고안한 장치는 ‘파워 티(Power Tee)’였는데, 기본적인 드라이빙 레인지 타석 위에 올려진 견고한 금속과 잔디 지면으로 구성됐으며 완벽한 높이로 티업된 볼을 제공했다. 

플랫폼 아래에 숨겨진 V자형 용기인 호퍼에는 100개의 볼이 들어 있고, 작은 컨트롤 막대가 플레이어에게 남은 볼의 개수를 보여주며 티를 40가지의 서로 다른 높이로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대박이었다.

와이어스는 자신의 발명품을 영국 전역에 판매했고,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세인트앤드루스, 벨프리, 그리고 수년 전 그가 셀 수 없이 많은 샷을 날렸던 웬트워스의 연습장 등에서 이 시스템을 들여놓았다. 

와이어스는 “처음에는 세 곳에 무료로 설치하고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확인했다. 연습장에는 반경 80km 거리의 고객들까지 이 기계를 이용하기 위해 찾아왔다”고 전했다. 

“공학적 관점에서 볼을 공중으로 띄우는 것은 로켓 과학이 아니지만, 골퍼들은 이를 좋아했다. 이들은 마법처럼 땅에서 볼이 솟아오르는 걸 보는 것, 그리고 계속해서 샷을 하는 것을 정말 마음에 들어 했다.”

파워 티의 성공에 고무된 와이어스는 미국 골프 연습장 시장에 뛰어들 시도를 하게 만들었다. “우리는 기록적인 한 해를 보냈고, 방금 영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회사 중 하나로서 여왕을 알현하기 위해 버킹엄 궁전에 다녀왔다. 미국 시장에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도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파워 티는 2009년 금융 위기가 막 전개되면서 은행과 골프업체들이 운영을 중단하거나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할 때 등장했다. 원래 계획은 수십 대의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대형 리조트의 임대권을 확보하고, 이를 확장할 수 있도록 금융회사로부터 임대료를 빌리려는 것이었다. 

와이어스는 “우리는 몇몇 훌륭한 시설에 250대의 기계를 설치하고 임대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리는 계약서상으로 250만 달러(약 32억3000만원)를 벌어들였지만 단 한 건의 계약도 자금을 지원받지 못했다. 미국에서의 첫 단계는 현금 흐름에 250만 달러라는 충격이 가해진 것이다.”

와이어스는 불황이 지속되는 동안 보다 저렴한 대안으로 독립적인 연습장이 번성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수천 개 업체가 결국 폐업했다. 

이들은 가격을 더욱 낮추기 위해 골프 코스 운영자들과 경쟁할 수 없었다. “우리는 20달러(약 2만6000원)로 골프 한 라운드와 맥주 한잔이 가능할 정도로 코스 간에 미친 듯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것이 독립형 연습장을 죽였다. 참혹한 기간이 7~8년 이어졌다.”

릭 스미스와 같은 최고의 강사로부터 나오는 긍정적인 입소문은 해를 거듭할수록 파워 티가 새로운 연습장과 골프 교육 아카데미에 스며들게 만들었고, 마침내 예상치 못한 곳으로부터 마케팅에 대한 지원을 받게 됐다. 

톱골프(Topgolf)는 파워 티를 사용할 수 있는 많은 연습장과 시설에 대한 직접적 경쟁자이지만, 지난 3년간 엔터테인먼트 및 연습장 부문의 폭발적 인기에 힘입어 많은 최고급 연습장과 코스들이 톱골프에 시장점유율을 잃지 않기 위해 편의 시설과 신기술을 추가하게 만들었다. 

와이어스는 “톱골프는 골퍼뿐 아니라 골프를 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할 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골프 산업 전체에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한다. “골프를 배우는 모든 과정을 훨씬 더 재미있고, 훨씬 덜 당황스럽고, 훨씬 덜 좌절하게 만들어준다.”

연습장 운영자들에게도 훨씬 더 수익성이 높다. 일반적인 파워 티 고객은 20~30개의 타석, 야간 조명 그리고 가족 친화적 정책으로 연습장을 거의 라이브 비디오게임과 같은 수준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최근 한 고객은 3000달러(약 387만원)가 안 되는 비용으로 월 수익을 5만 달러(약 6452만원)에서 9만 달러(약 1억1600만원)까지 2배 가까이 늘렸다. 와이어스는 “우리는 어떤 것도 선불로 청구하지 않는다. 그리고 임대료에는 모든 유지 관리 및 교체 비용이 포함된다”고 설명한다. “고객에게 스페어를 보관할 공간이 있을 경우 우리는 여분의 기계 하나를 제공하기 때문에 운영이 중단되는 경우는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400개 이상의 시설이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으며, 골퍼들은 매일 600만 개 이상의 볼을 치고 있다. 많은 연습이 완벽함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와이어스는 자신이 만든 제품에 대해 좋은 사례도 만들었다. 그는 이제 10.6의 핸디캡을 가지고 있다. 

글=매슈 루디(Matthew R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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