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주 퍼스 레이크캐린업의 빅 이벤트 [Travel: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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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퍼스 레이크캐린업의 빅 이벤트 [Travel:1212]
  • 김기찬
  • 승인 2012.12.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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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주 퍼스 레이크캐린업의 빅 이벤트 [Travel: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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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린업CC에 화창한 봄이 찾아오자 한다퍼스골프대회가 열렸다.

 

광물 자원이 무진장이라 연방 정부 예산의 40퍼센트를 부담하는 알부자 주, 서호주는 넘치는 돈을 감당할 수 없어 시내 버스는 무료, 고속도로는 통행료가 없다. 씀씀이 큰 서호주 주정부는 일년 내내 이벤트도 끊임없이 벌인다. 그 첫 이벤트는 1월 초에 개최되는 현대호프만컵 테니스 대회다. 현대자동차가 타이틀 스폰서인 제5의 메이저 대회다. 뒤를 이어 국제 예술 페스티벌, 해변 조각 전시회, 피카소에서 워홀까지, 국제 육상대회, 자동차 경주, 크리켓, 트라이애슬론…. 매달 10여 개의 이벤트가 줄을 잇다가 10월에 국제 골프 토너먼트, ISPS한다퍼스가 팡파레를 울린다. 서호주 주 정부가 개최한 골프 대회는 이때껏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하이네켄클래식, 조니워커 클래식, 렉서스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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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100대 코스 중 11위  이번에 첫 선을 보인 대회는 서호주 골프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유러피언프로골프 EPGA투어와 호주투어를 겸한 이 대회는 상금이 호주에서 가장 크다. 먼저 대회 타이틀 ISPS와 HANDA라는 생소한 이름부터 풀어보자. ISPS란 도쿄에 본사를 둔 스포츠 프로모션 회사로, 주로 골프 쪽에 많이 관여한다. 박애주의자인 하루히사 한다 박사가 2006년에 설립했다. 그는 이날 이때껏 EPGA투어, EPGA 시니어투어, 아시안투어, 유러피언여자투어 LET, 미국LPGA투어, 일본PGA, 호주투어를 지원하며 시각장애인 골프와 장애인 골프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한다 박사는 스포츠 프로모션 회사를 설립하기 훨씬 전인 25년 전부터 시각장애인 골프를 지원해왔다. 한다 박사 재단은 시각장애인 골프가 장애인 올림픽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다. 짙은 눈썹에 호남형의 훤칠한 신사인 한다 박사를 대회장에서 만났다. 그는 호탕한 웃음을 날리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첫마디로 “안선주!”를 외쳤다. “매력이 넘치는 골퍼다. 그녀와 계약하고 싶다.” 계약하고 싶다는 말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서호주 주정부는 한다 박사를 앞세우고, 이번 골프 대회를 전폭 지원하며 이렇게 외쳤다. ‘온 세상 골퍼들이여. 골프 천국 서호주로 오라.’ 서호주엔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채석장을 골프 코스로 디자인한 수려한 경관의 준달럽 Joondalup Resort, 1991년 디오픈 챔피언이었던 이안 베이커 핀치가 디자인한 스코틀랜드보다 더 링크스적인 케네디베이링크스 Kennedy Bay Links 등 빼어난 코스가 널려 있다. 그중에서 최고의 코스는 바로 레이크캐린업CC다. 올해 호주 <골프 다이제스트> 100대 코스 평가 중에 11위에 올랐다. 24년 알렉스 러셀 Alex Russell이 디자인해서 88년이 지난 고색창연한 이 코스에 들어서면 우선 페어웨이를 감싼 아름드리 유칼립스 거목에 압도당한다. 러셀이 설계에 들어갈 때도 원시림에 뒤덮인 이 지역을 최소한의 페어웨이만 인간이 손을 대고 나머지는 그대로 보존했는데, 그 이후 88년이 흘렀으니 어떤 거목은 수명을 다해 그 큰 덩치가 그대로 쓰러져 누워 있고, 어떤 홀은 거목의 가지가 하늘을 엎어 티 샷한 볼을 막기도 했다. 플레이에 지장이 없을 정도만 자르고 치웠지만, 페어웨이를 감싼 원시림은 대 장관을 이룬다. 온갖 새가 둥지를 틀고 캥거루는 터줏대감 행세를 한다. 이 코스에서 라운드하며 볼이 안 맞는다고 짜증을 부리는 사람은 졸장부다. 100타가 넘더라도 이 유서 깊은 코스를 걸어보는 것만으로 감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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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트와 더프너의 아슬아슬 승부  자, ISPS한다퍼스인터내셔널, 이 긴 이름의 골프 대회 마지막 라운드를 스케치 해보자. 요즘 동생에게 밀려 존재감마저 사라져가는 형, 에두아르도 몰리나리가 모자를 비스듬히 쓰고 1번 홀 옆, 연습 그린에 올라서자 캐디가 퍼트 라인 연습 보조기를 놓는다. 거의 한 시간동안 퍼트 연습을 그린 위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몰두하더니 ‘씩’ 웃으며 자리를 뜬다. 마지막 라운드 1번 홀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는 선수들의 심정은 어떠할까? 우리 주말 골퍼도 첫 티 샷을 하려면 가슴이 두근거리는데, 상금에 목줄이 걸린 프로들이야 오죽하랴. 티잉 그라운드에 오르기 전 드라이버를 두 손으로 지팡이처럼 잡고 이마를 그립 끝에 박은 채 기도하는 선수, 5분 여간 펄쩍 펄쩍 뛰며 잡 생각을 없애는 선수, 서호주 출신 피터 쿡은 특이하게 아이스박스에서 얼음을 한 움큼 꺼내어 잔디 위에 놓더니 손을 비비고 또 비빈다. 긴장을 푸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이번 대회에서 눈여겨 볼만한 선수는 작년부터 PGA투어에서 두각을 나타내 올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제이슨 더프너, 그리고 작년 마스터스 챔피언, 남아공의 찰 슈웨첼, 퍼스 출신 호주 선수로 3차례 유러피언 챔피언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번 왔던 브레트 럼포트, 한때 세계 랭킹 4위까지 올라갔던 영국의 폴 케이시, 그리고 PGA투어 강자로 떠오른 보 반 펠트다. 기대를 모았던 폴 케이시와 찰 슈웨첼은 일찌감치 리더보드로부터 멀어졌고, 고향 갤러리의 열렬한 응원에도 브레트 럼포트는 희미하게 사라졌다. PGA투어 강자들인 더프너와 보 반 펠트가 미국이 아닌 호주에서 혈투를 벌였다. 3라운드를 마쳤을 때 선두는 12언더파의 보 반 펠트, 2위는 한 타 차의 제이슨 더프너였다. 최종 라운드는 2인 플레이, 마지막 조는 펠트와 더프너. 두 선수는 첫 홀부터 엎치락뒤치락 동타가 되었다가 벌어지기를 반복, 그래도 선두 점유 홀은 펠트가 많았다. 18번 홀 높은 갤러리석에서 그린을 내려다보며 참으로 의아하게 느낀 것은 프로들이 무척이나 인간적(?)이라는 사실이다. 130~140미터에서 세컨드 샷을 드넓은 그린에 못 올리고 벙커에 처박고 러프에 묻는 선수가 부지기수요, 별로 멀지 않은 거리인데 스리 퍼팅을 밥 먹듯 하고 이 벙커에서 저 벙커로 넘기는 선수도 있고…. TV 중계는 주로 묘기 수준의 잘 치는 샷만 보여준다는 걸 알았다. 18번 홀은 406미터, 드라이버 샷은 완만한 언덕을 넘어 그린을 둘러싼 갤러리의 시야에 들어온다. 마침내 마지막 조인 더프너와 두 타 차 선두인 펠트가 언덕을 넘었다. 더프너가 버디를 잡고 보 반 펠트가 보기를 하면 연장전이 벌어질 텐데 둘 다 파를 잡으며 우승 트로피는 보 반 펠트가 거머쥐었다. 퍼스로 가는 직항 편은 없다. 몇 개 항공이 중간 기착지를 거쳐 퍼스로 가는데 홍콩에서 트랜짓하는 캐세이퍼시픽이 가장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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