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슨 데이, 황금시대를 맞이하다 [People :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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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데이, 황금시대를 맞이하다 [People : 1711]
  • 김기찬
  • 승인 2017.11.2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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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슨 데이, 황금시대를 맞이하다 [People : 1711]


미친 듯 앞만 바라보고 달려온 지난 2년 그리고 에너지의 소진. 스스로 더 실망한 시즌이지만 투어챔피언십까지 가면서 자신감을 회복한 제이슨 데이다. 그의 황금시대는 어쩜 아홉수가 지나가는 올해 말부터 펼쳐질지도 모른다. 20대보다 더 나은 30대를 자신하는 제이슨 데이다.

번아웃과 목표 상실

“실망스러운 시즌이었다. 당신이 질문에서 언급했듯 올해는 우승도 챙기지 못했다.” 제이슨 데이는 세계 랭킹 1위에서 한 시즌 만에 9위까지 떨어졌다. 이쯤 말하면 어느 정도로 좋지 않은 시즌을 보냈는지 감이 올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팬이 생각하는 만큼 최악의 해는 아니다. 20개 대회에 참가해 컷 통과 열여섯 번, 톱25위 열두 번, 그중 다섯 번은 10위권이었다. AT&T바이런넬슨에서는 2위에 올랐다. 제이슨 데이는 “지난 시즌이 끝나고 조금 지쳤던 게 사실이다. 2014년부터 2년간 앞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지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이 느낌을 이겨내기 위해 열심히 그리고 더 열심히 했다. 노력한 만큼 자리를 유지하고 점차 나아질 줄 알았다”고 말했다.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유감스럽게도 시즌 초반부터 좋은 성적으로 시작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의 암 소식까지 전달받았다. 데이는 “어머니의 상황을 핑계 삼는 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결국 전반기에 골프와 멀어지고 말았다.

제이슨 데이는 누구보다도 노력하는 선수다. 그는 자신이 뛰어난 운동신경을 지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골프가 아닌 다른 스포츠의 선수였다면 어떤 종목이었을 것 같으냐는 질문에 돌아온 답이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데이는 엄청난 노력을 쏟는 선수다. 그런 그도 “일반적으로 내가 지칠 때는 목표를 정해놓지 않고 무작정 연습할 때다”라고 말했다. “어떤 이유에서든 최종 목표 없이 연습하고 훈련하면 쉽게 지치기 마련이다.” 단지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지 뚜렷한 계획도 더 나아져야 할 부분도 없었다. 데이는 지난 비시즌 때 그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초반에는 그 노력이 무색하게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는 노력의 강도가 생각보다 부족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데이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철석같이 믿고 있다. 데이는 “열심히 하고 더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원래 있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결코 ‘열심히’라는 단어를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어떤 것도 설렁설렁하려 하지 않는다. 데이는 모든 에너지가 소진되었더라도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을 통해 결국 가려던 길로 다시 올바르게 돌아올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목표와 노력

“솔직히 투어챔피언십까지 갈 것이라고 상상도 못했다.” 제이슨 데이가 페덱스컵이 시작하는 시점을 회상하며 했던 말이다. 샷 감각도 썩 좋지 않았던 것으로 그는 기억하고 있었다. 디오픈이 끝나고 WGC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부터 줄곧 25위권에 진입했다. PGA챔피언십에서 공동 9위 그리고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 공동 6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살폈다. 결국 BMW챔피언십에서 4위를 기록하며 투어챔피언십까지 참가하게 됐다. “투어챔피언십까지 간 것이 정말 기분 좋았다. 실망스러운 시즌이지만 페덱스컵 기간에 좋은 성적을 내 자신감을 얻었다.” 데이는 이 기세를 몰아 2016~2017시즌처럼 현대토너먼트오브챔피언까지 기다리지 않고 시즌 초반 몇 개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그의 내년 목표는 당연히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데이는 “어떤 메이저 대회라도 상관없다. 고르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그래도 고르라고 한다면 당연히 마스터스다. 하지만 너무 앞서가는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목표가 있었다. 최소한 두세 개 대회에서의 우승이다. 그보다도 꾸준히 25위권과 10위권에 드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다. 하지만 대회에서의 성적은 앞서 그가 언급했듯 열심히 하면 따라온다. 오히려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 수치를 올리고 파세이브율을 높인다면 더 나은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우승권에도 자주 들 수 있고 각 부문의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데이는 현재 드라이버 샷에 집중하고 있다. 그의 원래 구질은 드로다. 약한 페이드를 구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완전한 컷은 아니다. 스트레이트 구질이지만 휘면서 살짝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샷 말이다. 만약 페이드를 구사할 수 있게 된다면 페이스에 볼이 붙어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고 클럽 페이스를 임팩트 존에서 더 긴 시간 동안 스퀘어로 만들 수 있다. 더 많은 페어웨이를 찾게 될 것이다. 데이의 말이다.

“페이드가 볼을 컨트롤하기 쉽다. 최대한 페어웨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그린에 볼을 올리기 너무 어렵다. 그래서 그린 적중률 수치가 내려간 것이다. 페이웨이에 안착만 시키면 그린을 공략할 기회가 많아진다. 그러면 당연히 웨지와 퍼팅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것은 쇼트 게임을 열심히 하는 것이다. 파세이브율 수치도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다시 60%대로 올릴 수만 있다면 잔실수로 인한 보기가 줄고 파나 버디까지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내내 수치를 곁들여 이야기한 데이는 평소 수치를 유심히 살펴본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던 상반기엔 수치를 들여다보지 않았다. 앞서 잠깐 그가 언급했듯 한동안 골프와 멀어졌다. 하지만 다시 마음을 추스르고 퍼포먼스에 대한 수치를 확인하기 시작했다. 세계 랭킹 1위에 머무를 때의 수치와도 비교를 해봤다. 드라이버 샷이 문제였다.

당시만 해도 드라이버를 곧잘 쳤다. 결국 그것은 훌륭한 웨지 샷과 퍼팅 수치로 이어졌다. 그는 “다시 그런 수치를 선보이면 세계 랭킹 1위에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자부했다. 골프 경력의 어느 정도에 와 있는지를 물었더니 데이는 “지금 내가 나이 들었다고 놀리는 거지?”라고 웃으며 반격했다. 그리고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골프의 장점은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골프에 전념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말이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황금기에 접어드는 듯하다. 앞으로 30대가 20대보다 모든 면에서 훨씬 좋을 것 같다”고 자신감 넘치는 어투로 답했다. 그는 한창 좋아지고 있으며 더 좋아질 일만 남았다는 걸 계속해서 강조했다. 마치 자신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듯. 좋은 현상이다. 30대도 10년이라는 기간이 있지 않은가.

즐거움과 부담감

제이슨 데이는 올해 초 나이키와 대형 계약을 맺었다. 데이는 “부담감이 크다. 매년 좋은 플레이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내가 우승할 것이란 것에 대한 기대가 있고 신뢰가 있다”고 했다. 나이키에서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잘해야 한다는 부담이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그는 “생각하면 할수록 부담감은 커지고 좋지 않은 결과만 낳는다”고 말했다. 노력으로 다져진 선수의 대명사로 불리는 그이니만큼 계속해서 꾸준히 노력하고 발전해나가는 게 그만의 방식이다. 가야 할 길에 집중하고 항상 우승에 굶주려 있으면 된다. 데이는 2015~2016 시즌에 올바른 길을 걷고 있었고 우승도 많이 했다. 그는 “나를 선택한 이유다. 그리고 난 그걸 앞으로 10~15년 동안 보여줄 것이다”라고 했다.

데이는 나이키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걸 충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그는 새로운 시도도 즐겼다. 데이는 “최소한 한 번쯤은 시도한다. 멋스러워 보이고 스폰서가 좋아하고 내가 좋아하면 뭐든 입을 것이다. 나는 매우 열린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키골프로 옮기면서 다양한 콘셉트의 영상도 찍고 여러 행사에도 참여했다. 디오픈 기간에는 로리 매킬로이와 런던 시내의 연습장에서 샷 대결을 하는 행사도 가졌다. 이전의 제이슨 데이는 스폰서와 무언가 특별한 걸 하지 않았다. 많은 것이 바뀌고 해야 할 것도 많지만 그 역시도 즐겁다고 했다. 데이는 “매우 멋진 경험을 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외부 행사로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면 경기력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꺼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데이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그는 그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면이 많다고 강조했다. “내가 이벤트에 참여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시선을 받는다. 그것은 내게 큰 동기부여로 작용한다. 그냥 현재를 받아들이고 앞으로 나가는 데 그 긍정적인 에너지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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