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요, 갤러리 문화! [Digest :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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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요, 갤러리 문화! [Digest : 1611]
  • 김기찬
  • 승인 2016.11.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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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만들어요, 갤러리 문화! [Digest : 1611]

사진_셔터스톡,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함께 만들어요, 갤러리 문화! 최고의 플레이는 최고의 갤러리가 있을 때 가능하다. 갤러리가 잘 알지 못해 일어나는 비매너 상황에 대해 짚어보고, 수준 높은 갤러리 매너를 유도하는 이색적인 대회도 살펴봤다. 글_인혜정

 

 

 



1 강압적인 말투보다 위트 있는 멘트로!

선수들이 티 샷하기 전, 캐디나 경기 진행 요원들은 갤러리에게 카메라 사용을 중지하고 조용히 할 것에 대해 통제를 한다. 하지만 짜증 섞인 지적은 다소 강압적이거나 심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사진기 내려놓으세요, 휴대폰 집어넣으세요.” 이런 강한 지적보다 상황을 설명하며 센스 있게 양해를 구하거나 강압적이지 않은 어투로 갤러리 매너를 유도하면 어떨까.  “자, 이제 스윙 들어가니 휴대폰은 잠시 내려놓아주세요.” A선수의 캐디는 출발 전 앞 조로 인한 대기 시간이 있을 때 위트 있는 멘트를 던지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선수가 연습 스윙을 시작할 예정이니 사진 찍으실 분들은 지금 찍어주시기 바랍니다.” 선수가 연습 스윙을 마친 뒤에는 “이제 본 스윙에 들어갑니다. 카메라는 잠시 내려주세요”라며 효율적으로 갤러리를 통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마추어 골퍼 B씨는 “경기 출발 전 1번홀에서 갤러리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시간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무조건 ‘안 돼!’라고 외치기보다 서로 배려하며 원활한 진행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갤러리 역시 지적이 나오기 전에 스스로 매너를 지키는 의식 있는 모습을 보여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 지난 한화금융클래식 경기장을 찾은 KLPGA 유소년 골프 꿈나무들은 관전 매너와 준수 사항에 대해 사전에 꼼꼼히 교육을 받고 대회장에 입장해 성숙한 갤러리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2 ‘사인 구역’을 만들어주세요

홀 아웃을 하고 나오는 선수들에게 사인을 요청하면 거절당하기 일쑤다. 경기를 끝낸 선수들은 곧장 스코어카드를 제출해야 다음 조 선수들이 스코어를 접수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이동한다. 하지만 대회 운영 진행자나 선수가 아니고서야 이런 과정에 대해 이해하는 갤러리는 거의 없다. 사인을 요청할 계획이라면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경기 전 연습 그린 주변이나 드라이빙레인지 근처에서 한다면 성공 확률이 높다. 단, 경기 전후에 연습하는 선수를 방해하면서까지 사인을 요청하는 건 매너에 어긋난다. 어떤 갤러리는 경기를 마치고 그린에서 연습 중인 선수에게 ‘000씨, 사인 좀 해주세요!’라고 로프 밖에서 크게 외치는 것이 아닌가. 선수는 당혹스러웠지만 정중하게 “연습 끝내고 해드릴게요”라며 사인을 미뤘다. 앞으로 팬심을 발휘할 때는 먼저 분위기를 살피자. 국제 대회에서는 갤러리를 위한 사인 구역을 마련해놓고 있다. 대부분 클럽하우스 쪽에 펜스를 설치하는데 이곳에서 선수와 갤러리가 가장 가깝게 소통한다. 해외에서의 갤러리는 펜스 앞에 있으면 사인을 받을 수 있다는 의식을 갖고 있다. 홀 아웃을 한 선수들은 펜스 안으로 이동해 스코어카드를 제출한 뒤 클럽하우스로 들어가기 전 펜스 앞에서 사인해주고 함께 사진까지 찍어주기도 한다. 국내에서도 클럽하우스 근처나 갤러리 플라자를 이용해 선수와 꾸준히 교류할 수 있는 장소를 지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매년 골프 인구는 증가하고 갤러리층도 변화하고 있다. 협회와 주최 관계자, 미디어들은 갤러리의 시각에서 대회를 바라보고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3 선수의 이동 경로를 열어주세요!

최근 갤러리의 높은 의식 수준이 드러난 대회가 있었다. 바로 지난 9월에 열린 한화금융클래식이다. 이 대회는 2013년부터 로프를 치지 않았다. 국내 최초로 로프를 없애며 갤러리 스스로 질서를 지키도록 유도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대회 관계자의 말이다. “단지 로프 하나지만 선수와 팬이 단절되는 느낌을 받았다. 갤러리 친화적인 대회를 만들고자 로프를 과감히 없앴다. 오히려 갤러리가 코스 내부로 진입한 적은 한 번도 없을 정도로 로프를 칠 때보다 질서와 매너를 잘 지켜주었다.” 한편 아직까지 많은 대회에서 갤러리는 질서 문제로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선수가 다음 홀로 이동할 때 문제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챔피언 조에 수많은 갤러리가 몰릴 때 경기 진행 요원이 갤러리를 통제하지 못해 홀 아웃 입구가 막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선수들은 로프 아래로 지나가거나 갤러리를 향해 “죄송합니다”라고 외치며 통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린 근처 홀 아웃 지점에서는 선수가 먼저 이동할 수 있도록 갤러리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홀 아웃 지점을 막으면 선수의 이동이 지체되어 원활한 경기 진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가 끝났다고 다른 플레이어보다 먼저 이동하거나 경기가 끝날 무렵 코스가 비었다고 로프 안으로 들어가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일부 갤러리는 이동 경로를 줄여볼 생각에 ‘코스를 가로질러도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최종일이 아니라면 3라운드까지는 이런 행동도 삼가야 할 것이다. 다음 날 경기를 위해 잔디를 보호하고 코스 컨디션을 그대로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행 요원도 이런 갤러리를 향해 ‘들어가지 마세요’라고 윽박지르는 경우가 많은데 자세히 상황을 설명하면서 제제를 가한다면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일이 줄어들 것이다.

 

4 양해는 정중하게, 응원은 수준 높게!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지 않은가. 취재차 참관하던 중 정말 기분 좋게 양해를 구하는 갤러리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린에서 한 남성 골퍼가 우산으로 시선을 가로막고 있는 몇몇 갤러리를 향해 정중하게 요청했다. “앞에 분, 조금만 앉아주시면 안 될까요? 우리 예쁜 김민선 선수가 안 보여서요.” 이 이야기를 들은 앞줄에 선 갤러리는 웃음을 터트리며 모두 앉는 모습을 보였다. 덕분에 우리는 화기애애하게 경기를 관전할 수 있었다. 응원에도 격이 필요하다. 무조건 ‘굿 샷’을 외치기보다는 선수가 한 샷이 떨어지는 지점을 확인한 뒤 굿 샷을 외치는 센스를 발휘할 필요가 있다. 또 열렬한 응원도 좋지만 타이밍이 중요하다. 신한동해오픈 4라운드 11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앞둔 대니 리가 퍼트를 하던 중 한 남성 갤러리가 임팩트 순간 고함을 지르는 일이 발생했다. 응원 타이밍을 잘못 맞춘 것. 선수는 순간 놀라 버디 퍼트를 놓치고 말았다. 한편 삼천리투게더오픈 마지막 날, 박성현과 김지영의 연장전 중에 민망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성현이 2온에 성공했지만 김지영이 파를 놓치자 그린 주변에 있던 갤러리가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렀다. 갤러리의 관전 매너는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기도 한다. 응원하는 선수가 아닌 선수에게도 매너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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