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리스트 R&D, BP3 그리고 볼 피팅 [Equipment: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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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 R&D, BP3 그리고 볼 피팅 [Equipment:1510]
  • 김기찬
  • 승인 2015.10.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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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리스트 R&D, BP3 그리고 볼 피팅 [Equipment:1510]

사진_이종호, 아쿠쉬네트 제공

하나를 만들고, 수만개를 만들고, 다름을 만든다. 보안의 문을 지나 미로 같은 연구개발센터에서 모든 골퍼를 위한 단 1개의 볼이 탄생한다.

그곳에서 노력과 투자를 통해 탄생한 이 1개의 볼은 모든 골퍼를 위해 동일한 수만개의 볼로 다시 생산된다. 그리고 이 볼로 골퍼들은 최고의 퍼포먼스를 낸다. 지금부터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체험한 볼에 대한 타이틀리스트의 집념이 담긴 현장을 공개한다. R&D, 볼공장인 BP3, 테스트와 피팅의 메카인 맨체스터 레인이다.

글_한원석

Research and Development 과학을 담다 : 타이틀리스트의 연구개발

 

1. 타이틀리스트 연구개발센터에 걸려있는 900여개의 특허. 2. 아쿠쉬네트의 첫 볼 특허. 빌 모건의 방에 걸려 있다. 3. 골프볼의 커버를 만들기 위한 몰드. 대량생산이 가능한지에 대해 연구개발센터와 공장은 긴밀하게 협력한다. 4. 테스트와 분석을 위해 볼에 숫자를 직접 적는 연구원.

 

타이틀리스트의 연구개발센터 입구에는 팻말도, 표시도 없다. 보안키가 있는 통제된 문이 전부다. 심지어 다른 부서의 사무실과도 정반대편에 떨어져 있다. <골프다이제스트>의 타이틀리스트 본사와 공장 견학을 담당했던 마케팅 매니저인 에릭 소더스토롬은 “연구개발센터의 연구원만 이 문을 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나와서 데리고 들어갈 때까지는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그래?’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연구개발센터 투어를 끝내고 나니 180도 달라졌다. 딱 잘라 표현하자면 ‘이래서 넘버1이구나’였다. 이 통제된 문 뒤에 숨겨진 타이틀리스트 연구개발의 세계로 들어가보자.

빌 모건 타이틀리스트 R&D 부사장이 직접 연구개발센터 투어를 도와줬다. 투어에 앞서 80여명으로 구성된 연구원들에 대해 소개했다. 연구원들은 화학과 화학공학, 기계공학, 물리학, 수학, 물성물리학, 공기역학, 컴퓨터공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다. 모건은 항상 연구원들의 능력을 자랑한다. 지난 2월, 2015년형 프로 V1 출시 행사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도 그랬다. 그는 프로 V1이 그저 그렇게 만들어지는 볼이 아님을 강조했다. 골프볼은 수많은 분야의 과학이 조화를 이뤄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특허 벽? 아니, 특허 통로

골프는 다양한 클럽과 볼을 사용해 플레이하는 스포츠다. 잘 생각해보면 골프만큼 장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스포츠도 없다. 그래서인지 클럽은 물론이고 볼에 대한 기술과 특허가 많다. 그 중에서도 골프볼에 대한 특허가 유독 많다. 연구개발센터의 뒤쪽 통로에 들어서면 그 놀람은 눈을 의심할 정도다. 검은색 액자가 양 벽면을 4줄로 가득 채우고 있었다. 통로 끝까지 걸어서 왼쪽으로 꺾으면 또 한 개의 벽면을 가득 채운 액자들이 걸려 있다. 자세히 들여다 보니 볼 특허였다. 900개에 가까운 특허가 아쿠쉬네트의 소유로 등록돼 있다. 볼 디자인부터 시작해 다양한 모양과 패턴의 딤플 특허, 4~6피스 볼의 특허까지 받았다. 놀라운 점은 디자인뿐만 아니라 공장 장비부터 볼 테스트 장비에 대한 특허도 있다는 점이다. 확연히 향상된 퍼포먼스를 제공해주는 볼이 제작됐다고 가정해보자. 이만한 투자와 시간을 하루아침에 다른 업체에 뺏긴다면 얼마나 화가 날까?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특허를 등록하는 게 분명하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렇다. 하지만 다른 내막도 있다. 빌 모건은 “이 벽에 걸려 있지만 사용하지 않는 특허도 상당히 있다. 물론 남들이 우리 기술을 도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목적도 당연히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특허를 많이 내고 가지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볼을 만드는 데 있어서 그 어떤 제약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특허를 이렇게 걸어 놓는 것은 연구원들의 노력의 산물을 보호해주고 찬사를 보내며 아쿠쉬네트가 사람을 소중이 여기는 회사라는 인식을 다시 심어주는 역할을 한다.

 

1개 만들기

연구개발센터는 볼 공장의 축소판이다. 다시 말해 볼 공장에서 대량으로 볼을 만들 수 있다면 연구개발센터에서는 단 1개의 볼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한번에 200~500개를 만들 수 있는 능력도 있다. 그게 대단한 거냐고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 1개의 볼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볼을 제작하고 테스트를 한다. 그리고 다양한 패턴과 크기의 딤플을 가진 커버를 만들어서 실험을 한다. 이럴 때마다 공장을 이용하거나 외부 업체를 이용한다면 시간과 돈의 제약을 많이 받게 된다. 심지어 비밀이 세어 나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회사 안에서 샘플을 만들 수 있다는 건 상당한 장점이다. 철통 보안을 하는 까닭이다. 몰드와 완성된 볼을 모아둔 방이 있다. 볼의 커버를 만들기 위한 몰드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공기역학 기술은 커버와 직접 관련이 있다. 볼의 비행탄도와도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다양한 패턴의 딤플, 딤플의 크기와 숫자 등 볼의 비행탄도를 최적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컴퓨터로 디자인을 그리고 구상을 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타이틀리스트의 연구개발센터에서는 커버를 만들기 위한 몰드를 직접 만든다. 어떠한 커버와 코어의 조합이 최상일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커버와 몰드는 기록하고 보관한다. 모건은 “그 방에서 보여준 것 외에도 몰드는 상당히 많다”고 했다. 만들어진 커버의 딤플을 스캔해서 컴퓨터로 옮겨 그 결과를 분석하고 데이터로 축적하는 방이 따로 있다. 만들어진 모든 커버는 컴퓨터 데이터로 기록되어 보관된다. 코어에 사용되는 고무만 모아 둔 방도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고무 냄새로 진동한다. 고무가 신기할 일은 없지 않다. 단지 놀라웠던 건 다양한 종류의 합성고무다. 전 세계에 좋다는 고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공수한다. 그리고 그 성질부터 직접 눈으로 관찰하고 분석해서 기록한다. 또한 합성고무에 대한 변화도 장시간에 걸쳐 확인한다. 아무리 좋다고 소문을 듣고 성능에 대해 알고 있다 하더라도 직접 보지 않으면 믿지 않는다. 코어는 합성고무로 만들어진다. 코어는 볼의 심장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 코어에 따라 볼의 성질은 많은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으로 고무를 섞어서 실험하게 된다. 이 방에는 코어를 만들 수 있는 설비가 있다. 합성고무는 색깔, 무게, 성질 등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비율로 고무를 섞어 제작하고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많은 실험과 실패를 통해 코어에 사용될 최적의 합성고무를 찾게 된다. 마지막 공정은 페인팅과 겉표면 마감이다. 내구성과도 관련이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색되는 현상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재료를 섞어 페인트를 만든다. 2013년형 볼도 그랬고 2015년형 역시 내구성이 향상됐다. 물론 변색도 눈에 띄게 줄었다. 볼은 적외선 테스트를 받는다. 정말로 필요 이상의 실험을 하기도 하지만 앞서 말한 대로 단 1퍼센트의 의심되는 부분도 없애기 위해 공을 들인다. 이 방에서 가장 신기하게 봤던 건 타이틀리스트 모자다. 골퍼들은 흰색모자에 땀이 나면 누렇게 얼룩이 진다는 불평을 했다. 화학실험을 통해 외주를 주는 모자의 실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매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연구개발센터에서는 볼과 무관한 것을 의뢰받아 분석하기도 한다.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데 주력 제품에 대해서는 얼마나 까다로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개발센터는 이렇게 볼을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분야를 갖추고 있다. 또한 직접 테스트를 하는 기기들도 보유하고 있어 끊임없는 실험과 분석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코어, 몰드, 페인트까지 전부 연구개발센터에서 진행된다. 그렇게 한 개의 볼이 만들어진다. 여기서 연구개발센터와 공장의 연결성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연구개발센터에서는 앞서 말한 대로 20~30더즌의 볼을 만들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볼 생산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공장에서 1000단위, 또는 1만단위로 동일한 볼이 생산되는지 실험한다. 연구개발 때 사용됐던 몰드가 생산 공장인 BP3에서도 동일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 확인한다. 정리하자면 긴밀한 협력을 통해 만들어진 볼 1개가 수만개를 만들 능력이 있는지 확인한다. 만약 문제가 발생한다면 연구개발센터에서 대량 생산을 위한 기기를 만들거나 문제점을 찾는다. 이런 과정에서 연구개발센터와 공장이 함께 움직이는 연결고리를 맺게되는 셈이다. 대량 생산의 능력이 갖춰지면 비로소 타이틀리스트는 시장에 최고라고 믿는 볼을 내놓게 되는 것이다.

 

1·2 타이틀리스트는 공기역학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골프볼의 딤플과 관련해 깊이, 패턴, 배치 등의 정보를 기록하고 분석 최적의 딤플을 디자인한다. 아쿠쉬네트의 첫 볼 특허. 빌 모건의 방에 걸려 있다. 3. 타이틀리스트 프로 V1과 프로 V1x 볼의 딤플 디자인. 4. 연구개발센터의 맨 끝방. 출시된 모든 볼을 사들여서 분석하고 비교하고 모아둔다.

 

직접 만든 장비와 테스트

맨체스터 레인 그리고 인도어 테스트 레인지인 ITR에서는 볼을 테스트하고 데이터를 모으며 분석하는 일을 한다. 연구개발센터 내에서도 상당한 테스트가 이루어진다. 내구성 테스트가 그중 하나다. 볼의 겉에 흠집이 나는 정도를 말하는 게 아니다. 볼이 갈라지고 깨지는 것에 대한 테스트다. 플레이 중에 깨지거나 안쪽에 금이 가서 성능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바라는 만큼의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으면 도루묵이다. 모건은 “다른 것도 최고여야 한다. 하지만 가장 두려운 것은 플레이 중에 공이 깨지는 것이다”고 말했다. 내구성 테스트는 프로 선수들이 치는 능력치 이상의 수준에서 진행된다. 물론 아마추어나 프로들 수준에서는 깨질 리 없다. 그 전에 잃어버리거나 교체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타이틀리스트에서 이렇게 볼을 테스트하는 것은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몰라서다. 볼의 한계까지 테스트해서 절대 공이 깨지거나 속이 갈라지는 일이 없도록 확신을 갖는 게 그 목적이다. 연구개발센터에서는 테스트를 위한 장비도 스스로 만든다. 스윙로봇의 팔을 만들기도 하고 스윙분석기기를 만들기도 한다. 이번 방문 중에는 숏게임용 측정로봇을 만들고 있었다. 모건은 “우리는 모든 것을 직접 만든다”며 “외부 업체보다 우리 연구원들과 직원들이 더 잘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래야만 다양한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는 주장과 함께 “우리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농담 같은 진담을 곁들였다.

 

경쟁사 볼

타이틀리스트 연구개발센터의 맨 안쪽에 위치한 방도 흥미롭다. 모든 경쟁사의 볼이 다 수집돼 있다. 모건은 이 방에서 “know the better to beat the better(장점을 알아야만 더 좋은 볼을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가장 뛰어난 볼을 만들고 있다는 데 안주하고 않고 계속해서 경쟁사의 볼을 분석하고 비교하면서 더 좋은 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경쟁사 볼 그리고 과거의 타이틀리스트 볼이 펼쳐져 있다. 반으로 쪼개 코어와 커버를 분석한다. 내구성과 비행 등 모든 볼에 대해 타이틀리스트 프로 V1과 똑같은 테스트를 한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골프볼에 대해 더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Ball Plant 3 최고를 만들다 : 타이틀리스트 볼플랜트3와 커스텀 플랜트

메리 루 본 타이틀리스트 마케팅 부사장은 볼플랜트3(이하BP3)를 소개하면서 공장을 둘러본 대부분의 사람들은 “볼의 가격이 이렇게 싸도 되냐”고 오히려 반문한다고 한다. 점점 더 궁금해졌다. 견학을 마치고 기자는 ‘이 볼로 베스트스코어를 치는 게 책임이자 의무다. 그리고 이 볼을 만난 게 감사하고 즐거워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기와 설비 등 모든 것을 직접 생산하는 BP3로 들어가봤다.



5. 뉴 베드포드에 위치한 볼플랜트3. 6·7 타이틀리스트 프로 V1의 코어. 8·9 코어에 사용될 합성고무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품질 검사의 하나인 무게를 확인하는 작업. 10. 코어가 이동되는 모습. 11·12 커버를 만드는 몰드와 우레탄 커버가 씌워지는 과정. 13. 3개의 핀에 올려진 볼의 페인트 작업. 14. 마지막 X-레이 테스트를 받는 골프볼. 이 단계를 반드시 거쳐야만 볼이 출시된다. 15. 다이엔 메데로스. 타이틀리스트 공장에서 50년 동안 일했다. 프로선수들이 똑같은 볼을 사용하지만 그들에게 지급되는 볼은 메데로스의 육안 검사를 거친다.

 

프리미엄 퍼포먼스 볼 생산 공장 BP3

연구개발센터가 타이틀리스트 볼 생산의 두뇌라면 볼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BP3는 사업의 심장과 같다. 타이틀리스트 프로 V1과 프로 V1x는 뉴 베드포드에 위치한 BP3 또는 태국에 있는 BP4에서 생산된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0년이 넘는다. 자부심을 엿볼 수 있었다. 타이틀리스트는 일정한 볼을 만드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서 품질 검사를 특히 강조한다. 프로 V1에는 약 90차례의 검사가 이루어진다. 프로 V1x는 4피스라 좀 더 많은 120차례의 검사를 거친다. 모든 과정에 완벽을 추구하려는 의도가 보인다. 코어에 사용할 합성고무를 먼저 만든다. 여기에 아이노머 케이싱 레이어와 우레탄 커버를 씌워 페인팅을 하면서 끝난다. 공정은 크게 코어제작과 볼 제작(커버, 페인트, 마무리 등)으로 나뉜다. 코어의 재료가 되는 합성고무가 만들어지면 품질 검사를 거친 뒤 프레스 기기에 들어간다. 고온의 열이 가해지면 코어가 만들어진다. 코어는 완전히 둥근 모양이 되도록 그라인딩한다. BP3와 BP4에서 동일한 방법의 캐스팅 방식을 사용한다. 아이노머 커버를 씌운 후 열처리를 해 코어에 압축시키는 방법이다. 이후에 우레탄 커버를 씌운다. 직접 제작한 몰드에 역시 직접 조합시킨 액체형 우레탄을 넣는다. 화학반응을 통해 골프볼 전체에 고르게 우레탄이 입혀진다. 우레탄 커버의 심부분을 제거하는 버핑 단계를 거친다. 완벽히 둥근 모양을 갖기 위한 단계다. 물과 돌 그리고 볼을 넣은 통이 계속해서 돌아간다. 완벽히 둥근 볼에 페인트가 입혀진다. 두 차례에 걸친 페인트 작업이 끝나면 로고와 숫자를 찍고 끝으로 광택을 내기 위해 한 번 더 코팅한다. 컴퓨터 스캔을 통해 볼이 완벽히 둥근지 불량이 없는지 확인을 하게 된다. 모든 볼은 똑같은 과정을 거친다. 사람의 손과 눈으로 다시 한 번 검수를 해야 완성된 공이 탄생한다. 아담 스콧이 메이저 우승을 하고 BP3을 방문했을 당시의 일화다. 직원이 다가가 “우리 볼을 사용해 우승해 고맙다”고 하자 스콧은 “이렇게 정성 들여 공을 만들어줘서 오히려 내가 더 고맙다”고 전했다고 한다.

 

나만을 위한 커스텀 볼

별도 주문 제작되는 커스텀 플랜트는 평범하다. 페인트 냄새가 진동을 하고 플랜트에서 일하는 숙련된 직원들의 손이 매우 능수능란하게 움직인다. 수량과 로고의 복잡한 정도에 따라 수작업 또는 기계로 작업이 이루어진다. 커스텀 프린트 이후 전부 열처리 한다. 커스텀 프린트에 사용되는 페인트도 당연히 내구성 테스트를 받는다. 페인트가 벗겨지는지, 색이 변질되는지 등 타이틀리스트가 세워둔 기준을 충족시켜야 한다. 한국에서도 커스텀 볼을 생산한다. 미국과 동일한 설비와 기기를 사용 중이며 페인트도 같다.

Ball Testing and Fitting 숨겨진 놀이터다 :  맨체스터 레인

 

맨체스터 레인. 골퍼라면 누구나 꿈꾸는 시설이다. 예쁘게 깎아 놓은 페어웨이 잔디에 완벽히 관리된 그린 그리고 평평하고 넓은 티잉그라운드에서 볼을 친다는 것은 타이틀리스트 경험에 완벽한 종지부를 찍어준다. 볼 테스팅과 볼 피팅, 그리고 클럽 피팅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골프 낙원이다.



1. 맨체스터 레인에 왔다는 것을 알리는 표지. 2. 공중에서 바라본 맨체스터 레인의 전경. 3. 볼을 테스트하고 있는 스윙 로봇. 4. 볼 테스트가 진행 중임을 알리는 표지판. 5 미들 아이언샷을 하는 기자 5. 볼을 테스트하고 있는 스윙 로봇. 6. 피터가 다양한 수치를 가지고 볼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모습. 7. 50야드의 샷을 친 후 피터와 볼에 대해 이야기하는 모습. 8. 벙커 샷 때 볼의 차이를 확인한다. 9. 그린을 향해 50야드의 샷을 하고 있는 기자.

 

볼 테스팅 : 맨체스터 레인 & ITR

연구개발센터에서 볼을 만들고 테스팅을 하고 볼을 생산하는 BP3를 골퍼들에게 선보인다. 하지만 볼 테스팅을 하는 과정이 빠져 있다. 연구개발센터 내에 테스트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기기도 있지만 한정적이다. 실제 필드에서의 테스트가 분명히 필요하다. 그곳이 바로 맨체스터 레인의 테스트 퍼실리티다. 여기에는 파4 길이의 코스가 있다. 티박스, 페어웨이 그린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차장 뒷쪽에는 숏게임 전용 공간도 있다. 관리 상태는 그 어떤 골프장보다도 좋다. 물론 사용하는 사람이 많이 없긴 하다. 페어웨이 외에는 양옆으로 나무가 울창하게 들어서 있어서 피팅을 받거나 테스트를 하러 온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다. 마음도 편안해지고 누구나 꿈꾸는 그런 연습장 같은 곳이다. 골프볼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퍼포먼스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티박스를 여러 방향으로 설정해둔 것도 인상적이다. 이 공간에서는 테스트만 하는 게 아니라 클럽과 볼 피팅을 함께 진행한다. 맨체스터 레인에는 건물이 두 개 있다. 날씨를 확인해주는 건물과 로봇 그리고 볼을 공기역학적인 반응으로 확인하는 기기가 있는 건물이다. 로봇이 있는 건물에는 인큐베이터라고 하는 냉장고가 있다. 볼은 큰 온도 변화에 따라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인큐베이터에서는 24도로 온도를 맞춰 놓고 볼을 보관한다. 이 기계에 들어 있는 볼은 전부 테스트용으로 그 결과를 기록하고 분석한다.  로봇 테스팅을 통해 동일한 스윙에서 볼의 반응을 확인한다. 우리가 방문 했을 때도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었다. 로봇은 동일게 세팅된 스윙 스피드로 볼을 치고 있었다. 로봇이 친 볼이 스윙측정기기를 통해서도 기록 되지만 페어웨이에는 사람들이 직접 나가 있어 거리를 일일이 적고 있었다. 볼이 떨어지고 런이 얼마나 발생했는지 등 다양한 수치를 기록한다. 영상으로만 봤던 딤플 없는 볼을 쳤을 때 날아가는 것을 보여줬다. 또한 한쪽에만 딤플이 있는 경우 볼의 비행도 함께 보여줬다. 공기역학적인 반응을 관찰하는 기기도 있다. 야구연습장에서 공이 던져지는 기기에서 골프볼이 뿌려진다. 딤플로 인한 볼의 변화를 확인하고 다양한 스핀양에 따른 볼의 반응을 검토한다. 맨체스터 레인은 프로토타입 볼이 세상에 처음 빛을 보는 그런 장소다. 실제 자연환경에서 퍼포먼스를 확인받을 수 있다. 연구개발센터에서 만들어진 로봇들이 완벽한 스윙을 통해 테스트되어진 볼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연구개발센터에 전해진다. 인도어테스트레인지(ITR)에서는 통제된 공간에서 테스트를 진행한다. 속도에 변화를 주면서 볼이 어떻게 비행을 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도 내구성 테스트가 진행된다. 볼을 벽에다 무작정 쏜다. 일반적으로 볼이 깨질 때까지의 횟수를 기록한다. 이뿐만 아니라 여기서도 경쟁사 볼을 가지고 실험을 진행한다. 모든 기록은 연구개발센터로 전달된다.

 

그린-투-티의 볼 피팅

타이틀리스트 볼 피팅은 절대 한가지 스윙속도, 특히 드라이버 샷에서의 스윙속도에 연연해 하지 않는다. 지난 2월에 있었던 2015년형 프로 V1 론칭행사에서도 속도에 따른 볼선택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한바 있다. 그래서 그들은 티-투-그린이 아닌 그린주변에서 피팅을 시작해 티박스로 가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골프를 치면서 100야드 이내의 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드라이버는 14번 또는 그 이하로 치게 된다. 그만큼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결국 스코어를 줄여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데에서 맞는 골프볼을 선택하라는 것이 타이틀리스트의 주장이다. 타이틀리스트의 볼 피팅 방식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피팅 체험을 했다. 스윙을 하기에 앞서 타이틀리스트의 골프볼 프로덕트 디렉터인 마이크 마호니는 피팅에 앞서 질문을 하나 던졌다. 볼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내 대답은 “볼의 느낌이라고 대답을 했고 그 다음에는 볼의 비행궤도”라고 답했다. 그는 어느 클럽을 가지고 칠 때 볼의 느낌을 평가하는지 물었다. 당연히 드라이버를 칠 때였다. 그는 설문 조사 그리고 타이틀리스트가 볼 피팅을 하면서 얻게 된 정보인데 “보통 아시아의 골퍼들은 드라이버를 칠 때 볼의 느낌을 평가한다. 반면 서양에서는 숏게임을 통해 볼의 느낌이나 반응을 살피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느낌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뭐가 옳다 그르다는 평가할 수 없다. 그러면서 타이틀리스트의 볼 피팅을 경험해 볼 것을 권유했다. 순서는 이랬다. 그린 주변에서 50야드 샷과 30야드의 샷, 프린지에서의 샷을 한 후 미들아이언샷을 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리고 3종류의 타이틀리스트 볼을 가지고 차이를 비교해주면서 피팅을 했다. 기자가 사용 중인 프로 V1x와 프로 V1, 그리고 벨로시티다. 50야드의 샷을 하면서 볼의 탄도를 확인했다. 피터는 기자에게 왜 프로 V1x를 사용하는지 물었다. 내 대답은 “처음부터 그 볼을 사용했다. 나는 볼이 잘 떠서 비행탄도를 낮추고 싶다. 그리고 프로 V1의 부드러운 느낌보다는 그래도 좀 단단한 느낌을 선호한다”고 했다. 계속해서 나의 비행탄도를 확인하고 스핀양을 확인했다. 바라던 탄도보다는 조금 높지만 스핀양은 괜찮았다. 프로 V1이나 프로 V1x는 느낌상 큰 차이가 없었고 수치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프로 V1을 통해 탄도만 조금 낮출 것을 주문했다. 비행탄도를 조금 낮췄음에도 스핀양의 수치는 적정 수준 이상이었다. 숏게임을 통해서 큰 차이를 못 느꼈다. 벨로시티는 확실히 더 부드러운데 비행탄도는 원래 쳤던 샷보다도 더 떴다. 볼의 차이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성질을 가졌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이어 그는 미들아이언으로 자신 있게 칠 수 있는 샷을 치게 했다. 영어 표현을 빌리자면 ‘고투샷(Go-to Shot)’이다. 테스트 결과 프로 V1을 추천했다. 웨지를 들고 그린 쪽으로 걸어가 다시 50야드 지점에서 핀을 향해 샷을 했다. 역시 프로 V1이 확실히 부드러웠다. 30야드 안쪽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드라이버를 치지 않고 볼 피팅이 끝났다. 두 모델 모두 비거리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다. 그리고 꼭 권유한 볼을 사용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볼 피팅을 하는 목적은 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신의 골프게임에서 더 낮은 스코어를 기록할 기회를 높여줄 볼을 추천하는 데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부한다. 프로 V1은 열정적인 골퍼를 위한 그 모든 것을 충족해준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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