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짧게 보내길 바라나” 골프 볼 성능 제한에 선수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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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짧게 보내길 바라나” 골프 볼 성능 제한에 선수들 ‘반발’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3.17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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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슨 디섐보.

“골프 경기에 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골프 볼 비거리 제한 규정을 제안하자, 강하게 비판했다. 

남자 골프 대표적인 장타자인 그는 “멀리 보내는 법을 배우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에게 큰 핸디캡이다”면서 “골프 볼을 규정하는 것은 롤백이 아니라, 골프 코스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R&A와 USGA는 15일(한국시간) 최근 프로 선수들의 비거리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골프 산업 발전에 해가 된다는 이유로, 프로 선수들이 대회에서 사용하는 골프 볼의 성능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했다. 스윙 스피드 시속 127마일로 공을 때렸을 때 317야드 이상 날아가지 않도록 규정을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프로 선수들은 현재 쓰는 볼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 비거리는 평균 15야드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골프 볼 성능 제한에 반대하고 나선 건 디섐보만이 아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IV골프가 생기기 전인 2020-21시즌에는 PGA투어 상위 61명이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로 300야드를 넘겼다. 

저스틴 토머스.
저스틴 토머스.

토머스는 “비거리가 늘어난 것은 우리가 진화한 것이다. 우리는 공을 더 멀리, 빨리 치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면서 “나는 평등을 중시한다. 하지만 이것은 형평성에 관한 게 아니다. 나는 USGA가 꽤 이기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 골프 볼 성능 제한이 어떻게 경기를 성장시킬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존재하지 않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만 만들려고 한다. 그건 골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프로와 아마추어가 다른 장비를 써야 하는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만약 R&A나 USGA가 제안한 대로 규정이 바뀐다면, 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아마추어와는 다른 공을 써야 한다.  토머스는 “아마추어 골퍼가 우리와 같은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는 건 특별하다. 내가 쓰는 공이나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쓰는 공을 전문 샵에서 살 수 있다. 하지만 USGA는 그런 걸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샘 번즈(미국) 역시 “어쨌든 우리는 엔터테인먼트 스포츠다. 사람들은 우리가 공을 짧게 보내는 걸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다. 남자 선수들이 350야드 이상 치는 걸 보고 즐기지 않나.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나는 이게 기술이라 생각한다. 이걸 빼앗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수들 외에도 제조사나 볼 전문가도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비거리가 덜 나가는 ‘투어용 볼’을 만들기 위해서는 새롭게 볼을 설계하고 제조 공정을 바꾼 뒤 계속 테스트를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골프 볼 가격도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반면, 찬성하는 목소리도 있다. 브랜든 매튜(미국)는 “비거리가 늘어나면서 샷과 볼이 어떻게 날아가는지를 한눈에 볼 수 없었다. 하지만 볼을 제한하면 샷에 공이 어떻게 날아가는지 볼 수 있을 것이다. 흥미로운 변화가 될 것이다”고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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