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활영의 온에어] 2년 차 맞은 LIV골프, 또 다른 차원의 기량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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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활영의 온에어] 2년 차 맞은 LIV골프, 또 다른 차원의 기량 발견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3.02.24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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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골프가 2년 차를 맞이했다. 출범 당시만 해도 “과연 출범할까?” “그게 되겠어?”라며 소문이 무성했지만 지난해 8경기를 치르면서 나름대로 성공한 한 해였다. 

엄청난 상금 규모(대회당 총상금 2000만 달러, 우승 상금 400만 달러)는 선수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가령 8개 대회마다 최하위 48위를 기록해도 한 시즌 상금이 96만 달러다. 이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3경기 출전, 15번 본선 진출을 하고 우승 없이 25위권에 5번 정도 진입한 선수의 총상금(95만5840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LIV골프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샷건 경기 방식(48명의 선수들이 3인 1조로 16개 홀에서 동시 출발)이다. 한 라운드 경기 시간이 최대 5시간으로 선수와 갤러리의 게임 집중도가 높다. 무엇보다 TV 중계 시간도 다른 투어보다 단축됐다. 더불어 지난해는 4개국에서 8경기를 했는데 올해는 7개국에서 14경기로 늘어난 것도 반가운 일이다. 

오랜 기간 PGA투어 중계를 한 나는 지난해 10월부터 LIV골프 중계를 맡았다. 첫 중계는 6차전인 방콕 대회부터 시작했고 특히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테일러 구치, 헨리크 스텐손 등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을 보게 되어 기대가 컸다. 경기 방식 자체가 공격적인 플레이를 지향한다. 

초청 대회 성격이라 참가 선수 48명이 3라운드 컷 없이 모든 선수에게 상금이 보장돼(우승 상금 200만 달러부터 48위 최하위 상금은 12만 달러) 핀만 보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밖에 없다. 이는 수장인 그렉 노먼의 성향과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중계를 하면서 느낀 점은 선수들은 시종일관 표정이 밝으며 정말 공격적으로 핀 공략을 한다는 것이다. ‘저 선수가 4라운드 대회라면 저런 티 샷과 핀 공략이 가능할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과감하다. 

핀이 페널티 구역에서 3야드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도 그 사이를 보고 아이언 공략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이런 점이 LIV골프만이 가진 매력이란 걸 알 수 있었다. PGA투어에서는 볼 수 없는 또 다른 차원의 기량 발견이다. 

미국 보스턴 대회와 중동에서 열린 제다 대회에서 더스틴 존슨과 브룩스 켑카가 각각 치열한 연장승부 끝에 우승한 것은 LIV골프 중계의 백미였다. 팀 성적도 따로 산정해 같은 팀 소속 선수가 먼저 경기를 끝내더라도 같은 팀 다른 선수의 갤러리로 응원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다. 

팀의 스코어는 팀당 4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가장 좋은 스코어를 기록한 2명 또는 대회에 따라서 3명의 스코어만 산정되므로 더욱 공격적으로 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연스럽게 출신 국가별로 팀이 이루어져 마치 국가 대항전 같은 성격도 갖는데 조만간 한국 팀도 이루어지길 바란다. 

여기에 캐디들은 다른 투어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다. 식사, 숙박, 이동 수단 등 모든 편의를 협회에서 제공한다. 이는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다른 투어보다 적게 일을 하고 많은 보수가 보장되는 구조이므로 현존하는 투어 중 LIV골프의 캐디들이 가장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LIV골프가 출범하자 가장 강력하게 대응하는 투어는 PGA투어이며 DP월드투어는 조금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으르렁거리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선수도 많아 서로 타협해서 상생할 수 있는 투어로 발전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드는 한 가지 의문이 있다. 과연 출범 당시 커미셔너인 그렉 노먼을 비롯해 LIV골프 관계자들이 세계 랭킹 포인트에 대해서 예상하지 못했을까. 그리고 이적한 선수들은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아니면 문제가 되더라도 간단히 해결할 수 있을 것라 생각했을까. 

이 돌발 변수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선수들의 사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세계 랭킹 1위 선수에게 소감을 묻는 인터뷰를 할 때 단골 멘트는 “1위가 됐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개의치 않고 나만의 경기를 계속하겠다”이다. 하지만 실상은 모든 메이저대회의 참가 자격이 세계 랭킹 포인트가 우선이라 선수들은 무시할 수 없다. LIV골프 선수들이 지금 아시안투어에 출전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LIV골프 측에서 희망적인 부분은 세계 랭킹 산정 위원회에서 올해 PGA투어와 DP월드투어 커미셔너들이 빠졌으며 명예의 전당 멤버인 데이비스 러브 3세는 세계 랭킹을 없애자는 의견도 내놓았다는 것이다. 

메이저 대회 주최 측도 LIV골프 선수들의 출전을 허용한 상태다. 이제 PGA투어 측만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면 세계 골프팬들은 3대 투어를 감상할 수 있다. 치열한 국가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라이더컵 외에 LIV 대 PGA투어의 대결도 조심스럽게 전망할 수 있지 않을까. 

■ 장활영 해설 위원
국내 최초로 PGA투어와 LPGA투어를 중계한 22년차 골프 전문 해설 위원이다. 현재 스포티비골프앤헬스에서 해설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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