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훈 “가자, 더 높은 곳으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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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 “가자, 더 높은 곳으로” [인터뷰]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3.02.07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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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넘치는 스윙에 붙은 별명 ‘신노스(신상훈+타노스)’. 코리안투어를 지배할 끝판왕이 등장했다. 

대회장에서는 다소 무뚝뚝해 보이지만 직접 만나니 수줍어하고 부끄럼도 많다. 특별한 취미도 없다. 운동하면 다 괜찮아진다는 천생 운동선수. 골프에 대한 꿈도 명확하다. “더 높은 곳에 가고 싶다.”

지난해 메이저급 대회인 KPGA선수권대회에서 첫 승을 차지한 신상훈은 한국 남자 골프를 이끌 차세대 유망주로 손꼽힌다. 경기 내내 포커페이스, 공격적인 플레이는 감탄을 자아낸다. 추운 날씨를 이겨내고 힘을 모아 봄에 싹을 틔우는 씨앗처럼 신상훈도 새 시즌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는 신상훈은 정점 없이 계속 성장하는 자신을 꿈꾼다.

●○● 길고 길었던 시즌이 끝났다. 비시즌은 어떻게 보내고 있었나. 주말 빼고는 매일 운동하고 샷 연습도 하고 많이 쉬고 있다. 따뜻한 날에는 수원CC에 가서 연습도 하고, 실내 훈련도 한다. 겨울이라 춥긴 하지만 훈련하는 데 큰 문제는 없다.

●○● 3년 차였던 지난해 드디어 첫 승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을 떠올리면 만족도는 어떠한가. 우승을 했어도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100점 만점에 70점 정도 주고 싶다. 우승한 것만 생각하면 정말 기분이 좋지만 PGA투어 퀄리파잉스쿨(Q스쿨)도 2차에서 떨어졌고, 코리안투어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1~2번 더 있었지만 살리지 못했다. 꾸준하지 못했던 게 아쉽다.

●○● 우승할 때 공격적인 플레이가 빛을 발했다. 평소에도 공격적으로 승부하는 편인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전략적인 편이다. 상황에 맞게 하려고 한다. 특히 컨디션에 따라 다른데, 그날 컨디션이 좋으면 무조건 공격적으로 한다. 안 좋은데 무모하게 도전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대회 전 전략은 어떻게 짜는 편인가. 연습 라운드 때 코스를 살펴보면서 공격적으로 해도 되는지, 안전하게 해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여러 가지 트러블 샷을 많이 시도해본다. 특히 그린 주변에서 트러블 샷을 다양하게 해본다. 어려운 상황을 겪어봐야 대회 때 웬만큼 어려운 상황이 오면 당황하지 않더라. 한 번씩 연습해본 샷이고 경험해봤으니까.

●○● 신상훈의 경기를 보면 어려운 상황이 와도 무덤덤한 것 같다. 경기하다 보면 화도 난다. 골프를 하는데 화가 안 나는 게 이상하지 않나. 그래도 화를 잘 안 내려고 한다. 화내서 좋을 게 없다. 또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해야 대회 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다.

●○● 골프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클럽잡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여름방학 때다. 아버지가 골프를 배우신다고 하기에 같이 갔다가 얼떨결에 배웠다. 대회에 나가기 시작한 것은 5학년 때다.

●○● 시작할 때 어땠는지 생각나는가.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재밌었다. 어린 나이에 새로운 걸 배우는 거고, 나는 운동을 많이 안 해봤다. 어릴 때 축구 같은 것도 좋아하진 않았다. 게임하고 맛있는 거 사먹는 걸 더 좋아했는데 처음 배운 운동이 골프였다. 그래서 더 흥미를 가졌던 것 같다.

●○● 얼떨결에 시작한 골프가 마음에 들었나. 뭐 그런 생각도 없었다. 대회에 나가서 골프하는 게 재밌었다. 초등학생 때는 ‘잘해야지’ 이런 생각도 안 하니까. 또 대회에 나가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니 그래서 더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하다.(웃음)

●○● 언제부터 내가 골프 선수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나. 중학생 때다. 어릴 때부터 대회는 계속 나갔지만 내가 이걸 직업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은 그때부터였다. 중학생 때는 라운드 많이 나가고 공을 많이 쳤다. 근데 체력적인 거나 다른 운동을 안 해서 비거리 같은 데서 차이가 많이 나더라.

●○● 스스로 생각하기에 가장 성장했던 시기는 언제였나. 고등학생 때였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 체력, 운동 같은 부분에 많이 신경 쓰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같이 운동했다. 당연히 단기간에 안 좋아지는 걸 알고 있었고, 오랫동안 준비해서 조금씩 좋아지는 게 눈에 보였는데 그런 성장세가 나한테 굉장히 긍정적으로 다가왔다. 바로 결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아도 꾸준하게 준비하면 좋아지는구나, 그런 게 터닝 포인트 같다.

●○● 10년 넘게 골프를 해온 사람으로서 골프가 좋은 이유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올 때 정말 뿌듯하고 재밌는 것 같다. 잘하는 사람들과 차이가 나기 시작하면서 내가 뭐가 부족한지 느끼고 재정비하고 다시 준비해 만들어가는 모습이 정말 좋았고 뿌듯했다.

●○● 힘들었던 순간은 없었나. 힘든 순간이 딱히 없었다. 언제든 힘들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생각만 계속 하려고 하고, 안 좋았던 생각은 오래 가져가려고 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려고 한다.

●○● 골프 외적으로 해보고 싶은 것은. 골프를 잘하고 싶다.(웃음) 골프 말고? 해외여행 같은 것도 가보고 싶은데 내가 너무 바쁘고 해야 할 게 많으니 쉽사리 가진 못하고 있다.

●○●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따로 하는 건 없는데 운동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 운동 되게 재밌지 않나. 무슨 운동을 하더라도 운동하면 힘들어야 한다. 막 힘들어서 쓰러지기 직전까지 하고 나면 바로 잔다. 그럼 잠도 잘 온다. 운동하는 게 제일 재밌긴 한데 운동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하면 스트레스는 금방 풀리더라.

●○● 운동선수가 운동하는 걸 좋아하니 천직인가 보다. 내가 해야 하는 걸 하다 보니까 좀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하기 싫은 걸 억지로 하진 않는다. 하면 더 좋아지는 걸 알고 있는데 안 하면 이상한 것 아닌가? 좋아지기 위해서 하는 거라면 좋은 거다.

●○● 지난해 Q스쿨도 응시하고 PGA투어를 꿈꾸고 있다. 선수라면 최고의 무대에서 한번 뛰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년에 Q스쿨은 2차에서 아쉽게 떨어졌다. 내가 퍼팅을 잘 못했다. 성적이 안 좋으니 떨어졌겠지만 상황에 빨리 적응할 줄 알아야 하는 것 같다. 또 체력 관리에도 많이 신경 써야 한다고 배웠다. 작년에 Q스쿨 때문에 미국도 가고, 신한동해오픈이 일본에서 열렸다. 이동 시간이 꽤 길었는데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는 걸 실감했다.

●○● PGA투어 경기도 평소에 자주 보나. 좋아하는 선수는? 중계도 자주 보고, 특히 하이라이트 같은 것은 챙겨 본다. 선수들이 하는 좋은 스윙도 보고, 선수들 우승하는 거나 피지컬도 보고. 좋아하는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 성적을 꾸준히 내는 게 굉장히 멋있다.

●○● 어떤 선수로 살고 싶은가. 계속 도전하는 삶을 살고 싶다. 코리안투어에 진출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높은 투어가 있기 때문에 도전하고 준비하고 그 투어에서도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매년 조금씩 성장하고, 정상 없이 계속 성장해서 올라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

●○● 최고를 위해 해야 할 게 있다면. 체력 관리. 그게 첫 번째고 그다음에는 부족했던 부분들을 채워야 할 것 같다. 잘하는 것은 더 잘하려 하고, 부족한 부분은 조금씩 채울 것이다. 많이 바꾸는 것도 좋은 것 같지는 않다. PGA투어에 가기 전에 코리안투어에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작년에 1승 했으니 올해는 2승이 목표다. 

사진_김시형(49비주얼스튜디오) / 헤어&메이크업_칼라빈 by 서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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