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난코스 ‘쉽지 않네’…우승 후보들 ‘온탕 냉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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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난코스 ‘쉽지 않네’…우승 후보들 ‘온탕 냉탕’
  • 서민교 기자
  • 승인 2022.12.1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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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경. 사진=KLPGA 제공
박현경. 사진=KLPGA 제공

베트남 호찌민시 북부 빈즈엉성에 위치한 트윈도브스 골프클럽. 굴지의 골프 코스 설계회사인 오렌지엔지니어링이 설계를 맡아 베트남에서 가장 한국적인 골프장으로 꼽힌다. 하지만 트윈도브스 코스는 한국적이지 않다. 베트남 골프 코스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평온하면서도 도전적이다. 자연 그대로의 완만한 언덕과 구불구불한 굴곡이 코스 전체에 흐르고 페어웨이를 가로지르는 개울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 벙커는 적절한 함정으로 도사리고 있고, 억세고 뒤엉킨 러프에 빠지면 곤혹스럽다. 그린은 경사가 심하고 빨라 까다롭다. 한 마디로, 정확한 샷을 요구하고 그린에서는 신중한 집중력이 필요한 난도 높은 코스다. 

이곳에서 16일부터 사흘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PLK 퍼시픽링스코리아 챔피언십이 열린다. 올해 개최하는 마지막 KLPGA 투어 대회이자 2023시즌 싱가포르 개막전에 이은 두 번째 대회다. 총상금 7억원에 우승 상금은 1억2600만원이다. 이 대회에는 2022시즌 상금왕 박민지와 대상 수상자 김수지, 지난주 우승자 박지영은 불참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한 선수들의 경쟁은 뜨겁다.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여자오픈에서 마지막 날 기상 악화로 취소돼 아쉽게 준우승한 박현경과 이소영을 비롯해 임희정과 이소미, 장하나 등이 나서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노예림과 3년 만에 1부 투어에 복귀하는 안소현도 관심을 모은다.  

KLPGA 투어는 이 대회를 끝으로 3개월 남짓 휴식기에 들어간다. 동계 전지훈련과 휴식을 앞둔 선수들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대회 개막을 앞둔 15일 예상 성적을 묻자, 박현경은 “지난주보다 잘하기”라며 “올해 마지막 대회니까 이번만 하고 쉰다는 생각으로 모두 쏟아붓고 가겠다”는 재치있는 답변을 내놓았다. 준우승보다 좋은 성적은 우승뿐이다. 올해 부진한 성적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장하나도 “이 대회에서 성적과는 별개로 마지막 스윙 점검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했던 선수들은 이 코스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공략법에 ‘정확한 샷”이라고 입을 모았다. 박현경은 “러프에 빠지면 어려워 페어웨이를 잘 지켜야 해 정확한 아이언 샷이 주효할 것”이라고 밝혔고, 임희정도 “베트남은 정확한 샷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언 샷이 중요하고 핀 위치에 따라 오르막 퍼트를 많이 만들려고 한다“고 코스 공략법을 살짝 공개했다. 

이 코스에서 2018년 한국투자증권 챔피언십 우승 경험이 있는 장하나는 더 구체적인 설명을 더했다. 장하나는 “이 코스는 너무 어렵더라. 버뮤다 잔디와 비슷해 러프에 들어가면 잔디에 묻히는 느낌이 들어 얇거나 두껍게 맞으면 거리가 생각보다 짧게 나가는 곳”이라며 “그린 잔디도 두꺼워 결을 잘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가영도 “베트남은 그린 경사가 심해서 퍼팅할 때 결을 보고 해야 하고, 러프가 엉켜있는 느낌이 있어서 페어웨이를 꼭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의 무더운 날씨도 선수들을 괴롭히는 적이다. 이소미는 “이 코스는 샷도 퍼트도 두루두루 좋아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컨디션 조절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정. 사진=KLPGA 제공
임희정. 사진=KLPGA 제공

대회 1라운드에서 박현경은 5언더파 공동 3위, 이소미는 4언더파 공동 5위로 상위권에 올라 코스에 바로 적응했다. 하지만 우승 후보로 꼽힌 임희정은 버디 4개를 잡았으나 보기 3개로 롤러코스터를 타 1언더파 공동 32위에 그쳤고, 장하나는 버디 2개에 보기 5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5오버파로 부진해 컷탈락 위기에 몰렸다. 이가영도 1오버파로 공동 52위에 머물렀다. 3년 만에 1부 투어에 복귀한 안소현도 라운드 초반 3연속 버디로 기분 좋게 출발했으나 이후 7타를 잃어 4오버파 공동 82위로 처졌다. 아마추어 골퍼 곽예빈은 버디를 하나도 잡지 못한 채 무려 17오버파로 프로의 벽을 실감하며 이른바 ‘88타 룰’에 따라 하루 만에 컷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반면 2년차 루키들의 반란이 눈에 띄었다. 신인왕 레이스 2위 고지우와 3위 마다솜이 나란히 6언더파 공동 선두에 올라 베트남 현지 코스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노보기 플레이로 버디만 6개를 몰아친 마다솜은 쇼트 게임에 만족하지 못하면서도 “그린 언듈레이션이 많아 아이언 샷을 할 때 최대한 오르막 퍼트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려고 했는데, 전략이 주효했다”면서 “실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안정적인 샷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맹타를 휘두른 고지우도 첫날 좋은 성적을 낸 이유를 전략적인 코스 공략으로 꼽았다. 고지우는 “티 샷 후 남은 거리가 내가 좋아하는 120~130m여서, 이 부분이 나와 잘 맞은 것 같다“며 “그린 공략이 잘됐고, 어떻게 파를 쉽게 할 수 있을지 생각하면서 그린을 공략을 한 덕분에 쉽게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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