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나는 그곳에서 가장 어린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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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나는 그곳에서 가장 어린 선수였다”
  • 인혜정 기자
  • 승인 2022.09.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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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브 르후(Gabe L’huereux)

내 본명은 김주형이다. 어릴 적 나는 꼬마기관차 토마스를 너무나 좋아해서 사람들이 나를 토마스라고 부르도록 했다. 이것이 톰으로 진화했다. 심지어 내 형도 나를 톰이라고 부른다. 

우리 가족은 한국에서 살다가 중국에 잠시 거주한 뒤 호주로 이주했다. 부모님은 우리가 영어를 배우기 원하셨다(이것이 현재 내가 사용하는 세 가지 언어 중 하나이다). 나는 크리켓, 농구, 호주 풋볼을 했지만 여섯 살 때 골프를 하기 전까지 어떤 것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골프는 내게 자연스럽게 다가왔다. 아버지는 미니투어 프로에서 티칭 프로로 전향했지만 내게 한 번도 골프를 강요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골프는 결코 질려본 적이 없다.

호주에서의 생활비가 오르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 가족은 아시아로 이사하기로 결정했다. 부모님은 필리핀이 우리 가족과 골프를 위한 최적의 장소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곳으로 이사했을 때 나는 열세 살이었다. 부모님은 내가 가능한 한 골프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홈스쿨링을 했다.

필리핀에서 골프는 대중적인 스포츠가 아니다. 운이 좋게도 필리핀 최고의 클럽 중 하나가 그들 팀의 선수로 플레이할 것을 요청했고 나는 클럽의 시설을 모두 이용할 수 있었다. 내가 연습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 기뻤다. 그때 내 플레이를 향상시키고 프로 골퍼가 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다. 나는 이 시스템에서 성장해서 세계 랭킹에 오른 두 명의 선수 중 한 명이다.

열다섯 살 때 프로로 전향했다. 필리핀에서 열리는 큰 아마추어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대학선수 스카우트 담당자들은 내게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내 목표는 언제나 프로가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일찍 프로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내 플레이를 가장 빨리 향상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아시안투어 Q스쿨에 출전할 수 있는 최소 연령인 16세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프로로 플레이할 수 있는 태국으로 이사했다. Q스쿨을 통과하지는 못했지만 아시안 2부 투어인 디벨롭멘털투어(Developmental Tour)에서 3승을 거두며 출전 자격을 확보했다.

나는 그곳에서 가장 어린 선수였고 이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또 모든 토너먼트에서 가장 작은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티 샷 비거리도 짧았다. 볼을 그린에 올리기 위해 종종 함께 플레이하는 다른 선수들보다 두 클럽 더 길게 잡아야 했다. 이들을 꺾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 샷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롱 아이언 샷이 너무나 좋아져서 쇼트 아이언보다 더 의지할 수 있는 클럽이 됐다. 지금도 롱 아이언을 잡았을 때 흔들리지 않는다.

부모님 중 한 분은 늘 나와 투어를 함께 다녀야했는데 대부분 아버지가 동행했다. 아버지는 캐디도 맡아주셨다. 우리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강구했다. 내게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었다. 일반적인 선수들은 5만 달러(약 7000만원)를 위해 플레이한다. 나는 그다음 주에 계속 플레이할 수 있기 위해 플레이를 잘해야 했다.

종종 골퍼들이 토너먼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근사하게 저녁 식사를 하며 자축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 나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어떻게 하면 상금을 더 벌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되지만 결코 잊지는 못한다. 지금도 여행 예약을 할 때 가장 싼 항공편을 찾을 필요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에게 상기시킨다. 더 비싸더라도 코스에 가까운 호텔에 묵을 수 있다.

아시안투어가 절반을 넘겼을 때 코로나19가 엄습했다. 아시안투어는 거의 2년간 중단되었다.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 2020년과 2021년 KPGA투어에서 활동했다. 한 곳에 머물 수 있어 좋았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한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것은 콘페리투어 Q스쿨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이곳에 갔을 때 통과하지 못했다. 2022년 시즌이 시작됐을 때 아시안투어 출전 자격만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8개월 후 내 인생 전체가 바뀌었다.

나는 스코티시오픈 출전 기회를 잡았고 3위에 올랐다. 그런 다음 디오픈에서 메이드 컷에 성공했다. PGA투어의 특별 임시 회원 자격을 받았다. 몇 주 후 로켓모기지클래식에서 7위에 올랐다. 그다음 주 윈덤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라운드를 마친 후 해야 할 모든 의무를 수행한 뒤 호텔로 돌아와 침대에 누운 나는 PGA투어에서 우승자가 되는 것, 내 평생의 꿈을 실현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를 만끽하려고 애썼다. 새벽 1시까지 눈을 감지 않았다. 아드레날린이 깨어 있도록 한 것이다. 이듬해 PGA투어 전 대회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했다.

부모님은 처음에 내가 우승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하지만 두 분은 내가 너무 들뜨지 않도록 했다. “조금은 즐기되 과거를 잊을 지경에 이르러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 내가 한 일이 훌륭한 일이고 다음에는 훨씬 더 나은 일을 하리라는 것도 두 분은 알고 계신다.

아버지가 해주신 조언 가운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은퇴한 뒤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도록, 그리고 내가 할 수 있었을 다른 무언가가 남아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지금 최선을 다해라’이다. 어머니 역시 이런 마음가짐을 늘 강조한다. 이것이 내가 살아온 방식이다. 계속 이대로 살아간다면 아무런 후회도 남아 있지 않으리라는 것을 안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톰 킴(김주형)
PGA투어
나이 20세
거주지 대한민국

글=킬리 레빈스(Keely Lev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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