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언니의 진솔한 조언 “후배들아, 좌절해도 돌파구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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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세 언니의 진솔한 조언 “후배들아, 좌절해도 돌파구를 찾자”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2.08.30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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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쳇바퀴 도는 삶처럼 느껴질 수 있죠. 지루하기도 하고.”

김인경(34)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로 떠난 지 벌써 15년째다. 타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며 7승을 거뒀고, 2017년 리코위민스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하며 메이저 대회 우승 트로피도 수확했다.

스폰서 대회 출전으로 3년 만에 찾은 한국에서 젊은 선수들과 겨뤄도 경쟁력은 여전해보였다. ‘악마의 코스’였던 한화클래식에서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고지우(20), 손예빈(20) 등 신인부터 오지현(26) 등 비교적 익숙한 후배들까지 두루 동반 플레이를 하며 나흘을 알차게 보내고 미국으로 떠났다.

보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은 30대 초중반 때 은퇴를 생각한다. 그만큼 30대 선수가 얼마 없다. 김해림(33)이나 김지현(31), 안선주(35), 장하나(30) 등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다. 강예린(28)이나 1996년생인 지한솔이나 박지영, 오지현 등이 베테랑 소리를 듣는다.

어릴 때부터 치열하게 골프를 해왔기 때문에 20대 후반이 되면 몸이 따라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 턴을 하는 미국과 달리 국내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곧장 프로 세계로 뛰어들기 때문에 부상이 잦고 체력이 받쳐주지 않는다.

최근 LPGA투어에서는 애슐리 부하이(남아공)가 33세 나이에 메이저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두며 감동을 전했다. CP위민스오픈에서 정상에 오른 폴라 레토(남아공) 역시 32세에 첫 승을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이런 모습을 보기 어렵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도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나 30대 선수가 많지 않아서다.

김인경은 “한국은 주니어 때부터 경쟁이 치열하고 잘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 사이에서 여유를 찾는 게 힘들다”면서 “미국은 늦게 시작해도 프로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있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오기 때문에 우리랑은 다르다. “내가 34살인데 LPGA에는 또래 선수들이 많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나도 미국 생활만 16년째다. 미국 코스는 웬만하면 다 가봤다. 그래서 이제 새로울 건 없다. 한국이면 어떻겠나. 나보다 더 할 것이다. 선수들이 나이는 어려도 어느 정도 되면 새로움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선수 생활이 지루하고 쳇바퀴 도는 삶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스스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골프는 좌절을 안 느낄 수가 없는 스포츠다. 그 좌절을 어떻게 극복하냐가 중요하다. 돌파가 안 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선택지는 다양하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해외 투어를 염두하고 있는 후배에게도 진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인경은 “꼭 미국을 가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 목표와 맞아야 한다. 예를 들어 외국에 가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고 언어 문제도 있다. 세계 1위가 목표라면 LPGA에 가는 게 맞다. 하지만 성적보다 내 행복이 우선이라면 다른 걸 고민해볼 필요도 있다. 국내에도 잘 치는 선수들이 많으니 어느 투어를 뛰어도 문제 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3년 만에 온 한국 무대에서 리프레시를 하고 간 김인경은 “간만에 가족도 보고 집에도 갈 수 있어 너무 좋은데 바로 출국을 해야 한다. 후배들도 잘 모르는 친구들이었지만 인사를 너무 잘 하더라. 인사 받는 것도 신기했고,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도 귀여웠다”고 웃었다.

그는 “올해는 부상 없이 잘 마무리하고 내년을 바라보며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데 초점을 둘 계획이다. 최근 미국에서 서른이 넘어도 우승하는 선수가 많다. 나도 그런 선수들에게 영감을 받는다. 조급하지 않아도 나이에 맞게 골프를 할 수 있더라”며 제2의 전성기를 약속했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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