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려고 했던 이소영, 우승은 완벽하지 않을 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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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려고 했던 이소영, 우승은 완벽하지 않을 때 왔다
  • 한이정 기자
  • 승인 2022.08.15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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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사실 게임했어요….”

14일 대유위니아·MBN여자오픈(총상금 9억원)에서 우승한 이소영(25)이 최종 라운드 당시 안개로 인해 1시간 넘게 지연됐을 때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민망한 듯 웃더니 “샷이 맘대로 안 돼 라커룸에서 영상을 보면서 잠깐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게임을 했다”고 말했다.

선두와 1타 차로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라운드를 앞두고 태평하게 게임을 한 것. 평소 루틴이 철저한 이소영에게는 어울리지 않은 행동이지만 그 작은 일탈이 2년 3개월 만에 우승을 안겼다.

이날 박현경(22)과 연장 접전 끝에 시즌 첫 승이자 KLPGA투어 통산 6승째를 기록한 이소영은 평소 루틴이 철저한 선수 중 한 명이다. 티 샷을 하기 전, 테이크어웨이까지 클럽을 올렸다가 스윙에 들어가는 프리 샷 루틴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왔을 정도다.

그는 자신을 ‘완벽주의 성향’이라고 했다. 루틴에 예민했다. 하지만 2년 넘게 우승하지 못하면서 하나씩 고쳐나갔다. 철저한 루틴을 갖고 있는 이소영이 꾀한 방법이다.

평소에는 있는 힘껏 연습 스윙을 두 번 했는데 이번 대회서부터는 한 번만 했다. 연습 스윙을 너무 세게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을 들어 부드럽게 바꿔야 할까도 연구했다. 어떻게 보면 팔랑귀 같지만, 이소영은 작은 것 하나까지 변화를 줄 만큼 간절했다.

하지만 변화를 주면 줄수록 강박관념이 없어졌다. 루틴이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달은 셈이다. 이소영은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 연습 스윙을 한 번 해도 되고, 두 번 해도 되더라. 연습 스윙을 세게 두 번 하는 걸 밀고 나가려고 했는데 이 생각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철저하고 완벽해지려고 했던 이소영은 편하게 마음먹은 만큼 경기가 술술 풀려나갔다. 최종 라운드 1번홀에서는 보기를 기록했지만 마음대로 공이 가지 않는다는 걸 즉각 판단하고 어떻게 쳐야 본대로 잘 갈 수 있을까 연구해가며 쳤다.

이소영은 이제 메이저 대회 우승을 바라본다. 그는 “목표는 1승이었다. 이제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해보고 싶다. 앞으로 메이저 대회가 많이 남아 있으니 거기서도 우승해보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사진=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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