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타 지뢰밭 '벙커'의 깐깐한 골프 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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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타 지뢰밭 '벙커'의 깐깐한 골프 규칙
  • 김성준
  • 승인 2022.08.11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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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결은 지난 7월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맥콜·모나파크오픈 최종 3라운드 15번홀(파4)에서 9타를 기록했다. 박결은 15번홀에서 세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공은 그린 사이드 벙커 경사면에 박혀버렸다.

벙커에서 볼을 쳐내기 위해 안정적인 스탠스가 필요했다. 하지만 벙커의 경사가 심하고 모래까지 부드러워 오른발이 자꾸만 미끄러져 내려갔다. 결국 중심을 잡기 위해 오른발로 모래를 몇차례 다졌고, 경기위원은 박결이 모래를 다지고 스탠스를 만든 행동이 ‘라이 개선'으로 룰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일반 페널티(2벌타)를 부여했다. 골프 규칙 8.1에 따르면 플레이어는 의도된 스탠스를 만들기 위해 지면을 변경해선 안 된다.

이전에도 벙커에서 유사한 사례로 벌타를 받은 골퍼들이 있다. 안선주는 2014년 7월에 열린 LPGA투어 리코 브리티시 여자오픈 3라운드 18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옆 왼쪽 벙커에 들어갔다. 벙커의 턱이 높고 경사도 심했지만, 안선주는 벙커 탈출에 성공해 파를 지켰다.

하지만 이후 경기위원들은 안선주가 벙커에서 두 발을 고정하는 과정에서 라이를 의도적으로 평탄하게 만들었다고 판단하고 벌타를 부과했다. 안선주는 “모래가 부드러워서 스탠스를 고정하려 한 것뿐”이라며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경기 규칙은 규칙”이라며 수긍했다.

벙커에서 스탠스가 아닌 공이 놓여 있는 라이를 개선했다는 이유로 논란이 있던 사례도 있다. 2019년 10월 스카이72 오션 코스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챔피언십 1라운드 7번홀(파5)에서 김아림이 친 두 번째 샷이 벙커 모래에 깊숙이 박혔다. 공의 일부분만 보였을 정도였다.

공이 벙커로 들어간 선수는 김아림뿐이었지만 김아림은 경기위원에게 자신의 공인지 확인하겠다고 통보했고, 경기위원은 “손으로 파도 되고 클럽으로 파서 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프 규칙 7.3에 따르면 볼이 놓인 그대로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 플레이어는 볼 확인을 위해 그 볼을 돌려보거나 집어 올릴 수 있다.

그리고 골프 규칙 14.2d에 따라 플레이어는 반드시 그 라이를 가능한 한 원래의 라이와 같은 상태로 만들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골프 규칙 7.1b가 적용되어 일반 페널티를 받는다. 당시 김아림은 공을 원래 상태보다 더 나은 조건에 두고 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처음에는 공이 모래에 박혀 있었지만, 김아림이 공을 확인한 후 공이 모래 위에 놓여 있는 상황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 또한 ‘라이(공이 놓여 있는 상태) 개선’에 해당한다.

벙커는 모래에서의 플레이 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장소이므로 여러 가지 제한사항이 있다. 이 때문에 조금만 방심하면 의도치 않게 여러 사유로 벌타를 부과 받을 수 있다.

모래 접촉에 대한 룰 위반도 흔하다. 벙커에서 모래 상태를 테스트하기 위해 고의로 손, 클럽, 고무래 등으로 모래를 건드리는 행동, 볼 바로 앞뒤의 모래를 건드리는 행동, 그리고 연습이나 백스윙을 하면서 모래를 접촉하는 행동은 벌타를 받는다. 하지만 스트로크와 직접 관련이 없는 행동들은 허용된다.

동반 플레이어의 플레이를 기다리는 동안 클럽을 지팡이 삼아 모래에 댄 채 기대어 서 있는 행위, 루스 임페디먼트(돌멩이, 낙엽, 나뭇가지 등 어딘가에 붙어 있지 않은 자연물)를 치우면서 의도적이지 않게 모래를 접촉하거나 코스 보호를 위해 벙커를 평평하게 고르면서 접촉하는 것이다.

벙커는 플레이어와 동반자 모두 예민해지는 장소다. 벙커에서의 골프 규칙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되면 골프 규칙 1의 플레이어 행동 기준 “코스는 있는 그대로, 볼은 놓인 그대로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두자. 

◎벙커 규칙 체크리스트
▶허용
❶ 클럽을 모래에 놓는 것(클럽을 몇 개 가져와서 사용하지 않는 클럽을 벙커 안에 놓는 것)
❷ 벙커에서 클럽을 지팡이처럼 짚어 기대어 있는 것(다른 골퍼의 지루한 샷을 기다릴 때)
❸ 벙커 샷을 준비할 때 모래에 발을 파묻는 것
❹ 루스 임페디먼트를 치우는 것(볼이 움직이면 안 된다. 움직이면 1벌타)
❺ 벙커 샷을 하고 화가 나서 모래를 내리치는 것(비매너 행위지만 벌타는 아니다)
❻ 벙커에 들어가진 않았지만 벙커 옆 고무래를 치우다가 공이 벙커로 들어감(벌타 없이 공이 원래 있던 곳에 리플레이스)

허용 안 됨
❶ 어드레스를 하면서 모래에 클럽을 대는 것(2벌타)
❷ 연습 스윙 또는 백스윙을 하는 동안 모래에 닿는 것(2벌타)
❸ 다음 샷을 하는 데 도움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모래 상태를 테스트하는 것(2벌타) 
❹ 모래를 다져 스탠스를 평탄하게 만드는 것(2벌타)

사진_게티이미지(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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