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33·2번 시드)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뱅크 오브 호프 LPGA 매치플레이(총상금 150만 달러) 조별리그 첫날 패배 위기에서 기사회생했다.
박인비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 크리크 골프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제니퍼 장(미국·63번)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박인비는 2번홀(파4)에서 승리해 1홀 앞서가다가 6~8번홀을 내리 내주면서 홀 차로 끌려갔다.
11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은 박인비는 17번홀까지 1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며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으나,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 가까스로 무승부를 만들었다.
박인비는 "전반적인 플레이는 생각보다 좋지 않았지만, 마지막 홀 버디가 아주 훌륭했다"고 돌아봤다.
박인비는 "보기를 4개 했고 하지 말아야 할 실수를 해서 아쉽다. 몇 개의 짧은 퍼트 기회를 놓쳤고 샷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남은 경기를 위해 전반적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에 거주하는 박인비는 집에서 골프장을 왔다 갔다 한다. 박인비는 "집에서 자고 일어나서 대회에 나가는 게 정말 이상하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일이다"며 "긴장을 해서 하고 싶은 만큼의 플레이를 할 수 없었다. 남은 경기는 더 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인비는 대회 출전 직전인 지난 24일 할아버지 박병준 씨의 부고 소식을 접했다. 전주에 한국에 들어가 할아버지를 미리 보고 미국으로 돌아온 박인비는 대회 출전을 택했다. 그리고 이날 모자에 할아버지를 애도하기 위한 하얀 리본을 달았다.
박인비는 "할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지만 괜찮다. 아빠가 나보다 훨씬 더 힘들어하실 것 같다. 아빠의 기운을 북돋기 위해 경기를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