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틀 경쟁·2주 격리…더 CJ컵 데드라인 직전까지 ‘눈치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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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 경쟁·2주 격리…더 CJ컵 데드라인 직전까지 ‘눈치작전’
  • 주미희 기자
  • 승인 2020.10.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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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팅 연습하는 함정우(왼쪽)와 임성재(오른쪽).
퍼팅 연습하는 함정우(왼쪽)와 임성재(오른쪽).

출전하자니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는 개인 타이틀 경쟁과 2주 격리가 마음에 걸리고, 불참하자니 어떻게 온 기회인데 놓치고 싶지가 않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CJ컵@섀도 크리크(총상금 975만 달러)에 출전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선수들의 이야기다.

오는 16일(한국시간)부터 19일까지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섀도크리크 골프코스에서 열리는 PGA 투어 더 CJ컵@섀도 크리크를 앞두고 치열한 '눈치작전'이 펼쳐졌다.

더 CJ컵엔 코리안투어 선수에게 5장의 출전권이 주어진다. 지난 8월 KPGA 선수권대회 with A-ONE CC 우승자, 이달 11일 끝난 제네시스 챔피언십 우승자,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끝난 뒤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 상위 3명이 대상이다.

KPGA 선수권 우승자 김성현(22)과 제네시스 포인트 1위 김한별(24), 3위 이재경(21)은 이미 더 CJ컵 출전 의사를 밝혔다.

남은 출전권은 2장.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최종 라운드가 열리던 11일, 단독 선두를 달리며 우승이 유력했던 김태훈(35)이 일찌감치 더 CJ컵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제네시스 포인트 차순위자였던 이창우(27), 함정우(26), 이태희(36)의 머리가 복잡해졌다.

원래 제주도에서 열리던 더 CJ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미국에서 개최된다. 더 CJ컵 출전을 위해 미국에 다녀오면 한국에 돌아온 뒤 2주간 격리해야 한다. 그럼 오는 22일 개막하는 비즈플레이·전자신문 오픈 with 타미우스CC에 출전할 수 없다. 격리하는 동안 제대로 연습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다음 달 5일 열리는 최종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나서게 된다.

대회가 2~3개밖에 안 남고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위의 시나리오로 흐르면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서 열릴 땐 고민할 것도 없이 더 CJ컵에 출전했지만 이번엔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올해는 특히나 미국 최상의 코스에서 열리는 데다가 세계 랭킹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하는 것이 선수들을 유혹했다.

미국으로 출발하는 비행기 시간은 11일 오후 7시 30분. 제네시스 챔피언십 결과를 반영한 제네시스 포인트 4위가 된 이창우는 최종 라운드가 끝나기 직전까지 고민하다가 출전을 고사했다. 코리안투어 개인 타이틀을 노리겠다는 복안이다. 김한별, 이재경이 빠지기 때문에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태희, 함정우, 이재경, 김한별, 김성현
왼쪽부터 이태희, 함정우, 이재경, 김한별, 김성현

출전 가능성만 있을 때 더 CJ컵 불참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던 함정우, 이태희는 막상 출전권이 생기자 고민을 거듭하다가 대회 끝내기 직전에 출전하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이태희는 아내의 적극 권유로 마음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KPGA에서 제네시스 포인트 상위권의 더 CJ컵 출전 가능성이 있는 미국에 갈 짐을 싸 오라고 미리 언질 줘놨기 때문에 급하게 출전을 결정한 선수들은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를 마친 뒤 오후 7시 30분 비행기로 미국으로 떠날 수 있었다.

사실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선 선수들이 코로나19에서 최대한 안전하게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주최 측의 강력한 의지로, 공식 호텔 내 선수 전용 동선과 공간까지 만들었다. 선수들은 거의 격리와 가까운 생활을 했다. 몇몇 선수는 솔직히 답답해서 못 견디겠다고 토로했다. 그 정도로 격리가 보통 힘든 일은 아니다. 미국에 다녀오면 또 2주 격리를 해야 하고 코리안투어 개인 타이틀 경쟁에서 불리해지지만 선수들은 자신의 꿈을 향해 엄청난 결정과 용기를 냈다.

반면 한국에 남은 선수들은 선수로서의 최고의 영예인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 현실적이고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김한별, 이재경, 함정우, 이태희, 김성현은 지난 12일 라스베이거스에 안전하게 도착했고 코로나19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뒤 현지 시차 및 코스에 적응하고 있다.

김성현
김성현

두 차례 연습 라운드를 돌아본 김성현은 "어제, 오늘 (임)성재와 치면서 여러 상황을 물어보고 많이 배우며 즐겁게 연습했다. 이렇게 좋은 코스에서 플레이하니까 마음도 기쁘고 들떠 있는데, 이 좋은 기분을 잘 살려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함정우는 "연습 라운드를 해보니 코스가 엄청 어려워 보이진 않았다. 잘 치면 톱 20 정도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경기할 생각이다"며 "임성재 선수와 오랜만에 같이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PGA 투어에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됐다. 더 늦기 전에 도전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태희
이태희

이태희는 "코스는 아주 길진 않지만 그린이 매우 까다로운 것 같다. 그린이 아주 딱딱해서 높은 탄도로 치지 않으면 공이 서지 않는다. 그래도 코스 상태가 좋아서 정확히만 치면 점수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번엔 어려운 결정으로 온 만큼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재경은 테일러 구치(미국), 해리 힉스(미국)와 16일 오전 1시 45분에 1라운드를 시작한다. 함정우는 대니 리(뉴질랜드), 로비 셸턴(미국)과 오전 2시 51분에, 이태희는 제이슨 코크랙(미국), 톰 호지(미국)와 3시 2분에 티오프한다.

김한별은 리키 파울러(미국), 이경훈(29)과 오전 3시 24분에, 김성현은 매켄지 휴스(캐나다), 케빈 스트릴먼(미국)과 오전 3시 57분에 출발한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

[사진=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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