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유소연(30)이 한국 내셔널 타이틀 대회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정상에 올랐다. 5년 만에 달성한 국내 무대 통산 10승이다.
유소연은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1개를 엮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유소연은 2위 김효주(25)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2억5000만원.
이로써 유소연은 지난 2015년 8월 하이원리조트 여자오픈 우승 이후 약 5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또 중국(2009년)·미국(2011년)·캐나다(2014년)·일본(2018년)에 이어 통산 5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수집이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2018년 일본여자오픈 우승 이후 우리나라 내셔널 타이틀 획득 의지가 강했던 유소연은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내셔널 타이틀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가장 우승하고 싶은 대회는 한국여자오픈"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2008년 신지애(32)와 천둥 번개 속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패배한 대회가 바로 이 대회다. 유소연은 12년 만에 당시의 아쉬움을 달랬다.
유소연은 2008년 KLPGA 투어에 데뷔했으며, 2011년 US 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이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했다. US 여자오픈, ANA 인스피레이션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LPGA 통산 6승을 기록 중이다. 세계 랭킹 1위를 지낸 바도 있다.
유소연은 우승 후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넉 달 만에 대회에 출전한 것이어서 경기 전에 욕심이 많이 없었다. 기대감을 내려놓은 게 1·2라운드에서 잘한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5번째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것에 대해선 "다른 나라 내셔널 타이틀 대회에서 네 번이나 우승했는데 우리나라 내셔널 타이틀이 없어서 아쉬웠다. 2008년 경기는 내 KLPGA 투어 커리어에서 가장 아쉬워하는 대회다. 오늘 우승으로 그때를 웃으면서 돌아볼 수 있게 됐다"며 미소지었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유소연은 베테랑의 관록을 유감없이 뽐냈다. 딱딱해진 그린, 거센 바람, 경쟁자들의 추격에도 차분히 타수를 지켜나갔다.
6번홀(파5)에서 2.5m 첫 버디를 잡은 유소연은 1타 차로 추격하던 오지현(24)이 전반부터 무너진 사이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9번홀(파4)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치면서 5·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은 김효주(25)에게 2타 차로 쫓겼다.
경기 중반 샷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그새 제 페이스를 찾은 유소연은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벙커에 빠트리며 위기를 맞는 듯했다. 하지만 환상적인 벙커 샷으로 공을 핀 1m 거리에 붙여 파를 잡고 우승을 확정했다.
2014년 이후 두 번째 한국여자오픈 우승을 노린 김효주는 보기 없이 버디만 2개를 잡았지만 1타 차 단독 2위(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연장전 기회가 있었던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앞 벙커에 빠트려 버디 기회를 만들지 못 한 게 두고두고 아쉬웠다.
우승을 놓친 김효주는 이달 초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3년 6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번 대회에서도 준우승에 오르며 확실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전관왕에 오른 최혜진(21)은 2타를 줄여 단독 3위(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에 이름을 올렸다.
3라운드까지 1타 차 2위였던 오지현은 이날 샷 난조로 3타를 잃고 김세영(27)과 공동 4위(8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이 6위(6언더파 282타), 지난해 US 여자오픈 우승자 이정은(24)이 공동 9위(4언더파 284타)에 자리하는 등 '빅 네임'들이 톱 텐에 올랐다.
아마추어 중에선 고등학교 1학년 방신실(16)이 공동 37위(2오버파 290타)로 가장 좋은 성적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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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