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 이슈] 숫자로 들여다본 한국여자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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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이슈] 숫자로 들여다본 한국여자오픈
  • 고형승 기자
  • 승인 2020.06.1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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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잠이 무척 길었다. 잠에서 깨어 기지개를 켠 것도 한 달 남짓. 국내 메이저 대회인 기아자동차 제34회 한국여자오픈골프선수권대회(6.18~21)가 열린다. 역사가 긴 대회인 만큼 다양한 기록과 볼거리가 공존하는 대회 중 하나다. 또 여자 선수라면 누구나 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드는 것이 꿈이다. 한국여자오픈을 숫자로 돌아봤다. 

2.877
이 수치는 한국여자오픈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최근 10년간 가장 높은 시청률이었다. 2015년 박성현이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 최고 시청률은 2.877이었다. SBS골프로 생중계되었으며 전 라운드 평균 시청률은 0.663, 최종 라운드 평균 시청률은 1.451(수도권 / 유료 방송 가구 기준)이었다. 
*시청률 집계 기관: 닐슨코리아.

1987
이 숫자를 보고 지난 2017년 개봉한 <1987>이란 영화를 떠올렸다면 절반은 성공했다. 이것은 한국여자오픈이라는 대회명으로 첫 경기가 열린 연도다. 1987년 당시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아직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산하의 한 부서(이듬해인 1988년에 독립했다)에 불과했다. 회원 숫자는 고작 36명이었다. 그해 6월에 입회한 네 명 중 한 명이 최근 협회 수석 부회장 자리에 오른 김순미다. 8월 19일부터 사흘간 골드컨트리클럽(파72, 6142야드)에서 열린 제1회 한국여자오픈은 21명이 참가했고 총상금은 1000만원, 우승 상금은 300만원이었다. 대회 초대 우승자는 KLPGA 회원 번호 1번인 강춘자였다. 우승 스코어는 18오버파 234타. 그의 통산 10승 중 아홉 번째 우승이었다. 

1
이 숫자의 의미를 알고 나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상당히 재미있는 결과인데 그동안 기록집을 유심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전혀 눈치챌 수 없는 숫자이기 때문이다. 스물다섯 명의 역대 우승자 중 가장 많은 나이에 우승컵을 품에 안은 선수가 누구인지 짐작이 가는가. 2016년에 ‘엄마 골퍼’의 저력을 선보이며 우승한 안시현? 정말 안타깝게도 ‘땡’이다. 안시현도 꽤 늦은 나이에 우승했지만 딱 하루 차이로 그 영예(?)의 자리에 앉지 못했다. 안시현(1984년 9월 15일생)은 태어난 지 31년 9개월 4일 만에 대회 최종일(2016년 6월 19일)에 우승했다. 반면 김미회(1958년 9월 24일생)는 1990년 6월 29일에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태어난 지 31년 9개월 5일 만의 일이었다.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자는 장정으로 1997년 당시 아마추어 신분이었다. 그의 나이는 17세 4개월 15일이었다. 2003년에 우승한 송보배도 당시 17세 6개월 15일이었지만 장정보다 약 2개월이 늦다.

40,162
지난해 갤러리 숫자다. 1라운드 3119명, 2라운드 3689명, 3라운드 9527명 그리고 마지막 라운드에 2만3827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에 운집했다. 코로나 사태의 여파로 올해 이런 수의 갤러리를 볼 수는 없겠지만 조만간 회복되어 내년에는 메이저 대회의 즐거움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다. 

203,889
역대 코스 전장 길이의 합산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국여자오픈은 그동안 13개 골프장에서 열렸으며 그 코스의 전장을 합하면 무려 20만3889야드로 집계됐다. 이것은 약 186.44km로 서울에서 강원도 정선(약 191km)이나 경상북도 문경(약 184km)까지의 거리와 비슷하다. 지난해 대회가 열린 베어즈베스트청라의 코스 전장은 6869야드였다. 이는 KLPGA투어 모든 대회 중 가장 긴 거리다. 두 번째로 긴 코스에서 대회를 치르는 곳이 넥센•세인트나인마스터즈가 열린 가야컨트리클럽으로 6808야드다. 

4
지난해 기아자동차는 파3 모든 홀에 홀인원 부상으로 K7(3번홀, 17번홀), 스팅어(7번홀), THE K9(12번홀)을 걸고 최초 달성자에게 전달하는 통 큰 이벤트를 진행했다. 올해도 차종만 변경한 채 같은 방식으로 홀인원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홀인원 경품 외에 데일리 베스트, 코스 레코드 등 다양한 부상도 준비할 예정이다. 그 수혜자가 되기 위해 선수 간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16
역시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 숫자일 것이다. 이것은 역대 한국여자오픈에서 나온 홀인원의 개수다. 첫 번째 홀인원은 1992년 대회 2라운드에 나왔다. 박금숙이 골드컨트리클럽 14번홀(162야드)에서 홀인원을 기록하며 클럽 세트를 홀인원 부상으로 받았다. 열여섯 번째 홀인원은 지난해 김현수가 대회 1라운드에서 기록했다. 12번홀(168야드)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티 샷이 핀 좌측 앞쪽 8m에 떨어진 후 슬라이스 라이를 타고 그대로 홀로 굴러 들어갔다. 데뷔 이후 첫 홀인원이었다. 이 홀인원으로 김현수는 6000만원 상당의 기아자동차 ‘the K9’을 부상으로 받았다. 

13
오지현이 2018년 만들어낸 어마어마한 기록이다. 그는 2018년 5월 11일 시작한 NH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부터 6월 17일 끝난 한국여자오픈 최종 라운드까지 연속 네 개 참가 대회에서 13라운드 동안 언더파를 기록했다. 그중 한국여자오픈에서는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기록하며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22.8
역대 우승자의 수는 초대 챔피언 강춘자부터 지난해 우승자 이다연까지 모두 스물다섯 명이다. 1998년 대회가 한 차례 열리지 않았다. 고우순이 1988년과 1989년에 이어 1991년까지 우승하며 3승을 거뒀고 정일미(1993, 2002)와 김미현(1995, 1996), 강수연(2000, 2001), 송보배(2003, 2004), 신지애(2006, 2008) 등 다섯 명이 각각 2승씩 챙겼다. 다승자를 포함해 스물다섯 명의 역대 우승자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던 당시 평균 나이가 22.8세로 집계됐다. 상당히 어린 나이에 내셔널 타이틀을 획득한 것이다. 한편 역대 우승자의 현재 나이를 합하면 957세다. 평균 38.28세이다. 

165
2라운드가 끝나고 메이크 컷 스코어 중 최다 스코어다. 1997년 대회에서 2라운드 합계 21오버파를 기록한 선수까지 메이크 컷했다. 당시 아마추어 신분이던 장정이 4오버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사실 21오버파 메이크 컷 기록은 KLPGA투어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나머지 두 대회는 1980년대에 열린 팬텀부산오픈과 오란씨오픈(모두 24오버파)이다. 

9
한국여자오픈에서 연장 승부에 들어간 횟수는 단 네 번이다. 1988년 고우순과 정길자가 처음 연장에 들어가 고우순이 우승을 차지했고 마지막은 양수진이 아마추어 이은주와 연장 승부 끝에 우승한 2010년이었다. 이후 9년간 연장전에 돌입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여자오픈은 대회 역사에 비해 연장 승부의 빈도는 박한 편이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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