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을 향한 흔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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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을 향한 흔한 오해와 진실
  • 고형승 기자
  • 승인 2020.06.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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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라면 주조보다 단조 아이언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일종의 고정관념에서 비롯된 인식이다. 그 인식이 100%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만 또 다른 선택의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아이언은 단조와 주조 두 가지 공법으로 만든다. 우리나라 골퍼는 단조 아이언을 유난히 좋아한다. 주조 아이언의 우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해서다. 한번 경험하면 오히려 주조의 매력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손맛 좋지만 관용성 부족한 단조 머슬백

단조(Forged)는 불에 달군 쇳덩이를 망치로 두드려 모양을 만든다. 부드러운 소재(연철)를 사용한다. “단조는 손맛이 부드럽다”는 평가가 나온 것은 소재와 관련이 있다. 단순한 모양도 공법 때문이다. 1차 가공 후 다듬어도 기초가 되는 모양이 단순해 날렵한 머슬백이 대부분이다.

머슬백은 무게중심이 높은 만큼 페이스 중심 타점도 높다. 다운블로 샷으로 페이스 중심에 맞히지 못하면 볼을 띄우기가 쉽지 않다. 낮은 관성모멘트가 단점인 것도 이 때문이다. 페이스 중심에서 양쪽으로 치우쳐 임팩트하면 헤드가 비틀리며 볼이 휘어지는 사이드스핀이 발생한다. 프로와 상급 골퍼는 단조 머슬백 아이언의 이러한 특징을 이용해 페이드 샷, 드로 샷을 만들지만 초·중급자는 다르다. 미스 샷 때 볼이 많이 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단조의 단점을 장점으로 만든 주조

주조(Casting)는 쇳물을 틀에 부어 굳힌다. 소재는 주로 스테인리스 스틸이 쓰인다. 녹여서 액체 상태로 헤드 틀에 넣어 굳히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다. 캐비티에 빈 공간이나 틈을 쉽게 만들 수 있어 캐비티백 디자인이 많다. 편리하고 빠른 제작과 일관성 있는 모양이 특징이다.

주조는 단조의 단점을 극복하는 디자인에 초점을 맞췄다. 무게중심을 낮춰 페이스 중심 타점도 낮다. 부드럽게 쓸어 치는 스윙에도 중심 타점에 볼을 맞혀 쉽게 띄울 수 있다. 헤드 양쪽에 많은 무게를 배치해 관성모멘트를 높인 것도 장점이다. 미스 샷 때 헤드의 비틀림이 적어서 사이드스핀이 덜 발생한다. 그만큼 휘어짐이 덜해서 안정적인 방향성을 보여준다. 샷 거리가 짧고 방향성이 좋지 않은 골퍼에게는 확실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안기는 게 주조 캐비티백 아이언이다.

높은 관성모멘트가 성능을 결정한다

“초급자 때 주조 캐비티백을 쓰다가 상급자가 되면 단조 머슬백을 쓴다.” 

우리나라 골퍼는 골프 입문 후 아이언 선택 때 이런 말을 듣곤 한다. 캐비티백은 초급자용, 머슬백은 상급자용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단조가 주조보다 좋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잘못된 판단이다.

주조 공법은 다양한 디자인의 아이언을 만들 수 있다. 그런데 클럽 디자이너들은 머슬백이 아닌 캐비티백을 만든다. 골퍼가 선호하는 것이 공법(단조)이지 디자인(머슬백)은 아니라는 뜻이다. 또 머슬백보다 캐비티백의 장점이 훨씬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캐비티백이 머슬백보다 우수한 성능을 갖는 것은 높은 관성모멘트 때문이다. 낮게 좌우로 배치된 무게중심이 관성모멘트를 크게 높였다. 헤드 좌우로 치우쳐 볼이 맞았을 때 높은 관성모멘트가 헤드의 직진성을 높여 볼의 휘어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주조 캐비티백의 아쉬움은 단조의 날렵한 디자인과 부드러운 타격감이다. 하지만 최신 주조 아이언은 단조의 장점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 묵직한 헤드 형태를 감추기 위해 어드레스 때 최대한 날렵해 보이도록 디자인한다. 또 날렵한 헤드를 만들고 솔에 무거운 텅스텐을 배치해 관성모멘트를 높이는 방법도 쓴다. 과거보다 부드러움을 느끼는 소재를 사용해 단조와 비슷한 타격감을 만들었다. 주조 캐비티백의 단점이 줄어들고 장점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다.

단조의 맛을 담은 주조, 야마하 RMX 220 아이언

주조 캐비티백 아이언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단조의 장점을 더한 모델이 꾸준히 출시되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야마하 RMX(리믹스) 220 아이언이다. 

RMX 220 아이언은 최대 관성모멘트를 위한 무게중심 설계가 특징이다. 솔에 많은 무게를 배치하고 솔 양쪽에 무게를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관성모멘트 수치가 2808g.㎠에 달한다. 2000g.㎠ 초반대인 단조 머슬백 아이언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치다. 그만큼 미스 샷 보완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관성모멘트는 중심 타점(스위트스폿 에어리어)의 확대로도 설명할 수 있다. 미스 샷 때 헤드의 비틀림이 적어서 어느 정도 중심을 벗어나도 중심 타점 타격 효과가 있다. 볼을 똑바로 최대한 멀리 날리는 배경이다.

주조 아이언의 단점인 부드러운 타격감을 마레이징 소재를 사용해 완화한 것도 특징이다. 마레이징은 반발력이 좋은 소재로 샷 거리를 늘여줌과 동시에 중심 타격 때 단조와 비슷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고형승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tom@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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