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투어 루키, 마틴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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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루키, 마틴 트레이너
  • 인혜정 기자
  • 승인 2019.05.22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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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푸에르토리코오픈에서 우승을 거둔 마틴 트레이너가 정규 투어에 입성하기까지 자신의 성장기에 대해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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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라티노아메리카 네 번째 시즌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가는 것은 그리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집을 멀리 떠나 있는 데다 돈을 벌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가 있는 직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가을에 열리는 웹닷컴투어 Q스쿨에서 돈을 벌 가능성은 적다. 그저 웹닷컴투어는 PGA투어 정규 투어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직업을 갖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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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은 마치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느낌을 받은 한 해였다. 지난해 3월 라티노아메리카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 떠나는 길에 별 고민 없이 웹닷컴투어 엘보스케멕시코챔피언십 예선에 출전했다. 투어 초년생 입장에서는 언제 어디서 플레이하는지 모든 게 불확실하다. 당시 나는 멕시코PGA투어 웹사이트를 둘러볼 정도로 스페인어에 익숙해져서 직접 출전 등록을 했다. 내가 생각한 최고의 시나리오는 웹닷컴투어 대회에 출전해 플레이를 잘해서 5000달러(약 570만원) 정도를 챙긴 뒤 PGA투어 라티노아메리카 시즌 첫 경기로 향하는 것이었다. 나는 플레이나 인생에 대해 그리 희망적인 생각을 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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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 어느 정도는 망상가여야 한다. 어릴 때는 프로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연습 또 연습을 하면서 계속 발전하다 보면 마침내 충분한 실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프랑스 마르세유의 할아버지 집 마당에서 볼을 때려대던 14세의 내가 품은 생각이었다. 조부모님은 헛간을 개조한 집에서 살았는데 여름이면 대가족이 그곳에 모두 모이곤 했다. 프랑스에서 태어나 5세까지 그곳에서 살던 나는 캘리포니아주 팰로앨토로 이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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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골프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온화한 날씨와 수많은 퍼블릭 코스에서 골프를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환경이었다. 축구와 테니스를 그만두면서 나는 더 진지하게 골프를 하기 시작했다. 그해 여름 프랑스에 내 클럽을 들고 갔다. 레이저 측정기로 잰 할아버지 집 마당 끝에 늘어선 나무까지 거리는 200야드였다. 롱 아이언 샷을 하기에 충분한 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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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에 샌프란시스코아마추어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모든 성인 남자들을 꺾은 것이 당시 내게는 대단한 일처럼 생각됐다. 그 후에야 정말 뛰어난 실력을 가진 아이들, 이미 예선을 거쳐 USGA 대회에서 플레이하는 차세대 타이거들을 만났고 나는 그중 한 명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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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서던캘리포니아대학 시절에도 나는 후보 선수였다. 내 순위는 그리 높지 않았고 전미 아마추어 하계대회에도 출전하지 않았다. 학기 동안 수없이 플레이했지만 추가로 다른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4학년 때 팔꿈치 부상을 당해 한 시즌을 쉬었다.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한번 시도해보자는 생각이 있어서 졸업 후 프로로 전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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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무 어리석었다. PGA투어 라티노아메리카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인터넷에서 본 것뿐이었다. 토너먼트는 잘 운영되고 있었고 그곳에 참가하는 것은 재미있었다. 처음에는 말이다. 몇 시즌을 소화하면서 별 진전이 보이지 않자 아는 집 근처에서 무엇이 됐든 기술 관련 직업을 갖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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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는 말할 순 없지만 엘보스케 퀄리파잉 일주일 전에 나는 장비를 교체했다. 론치 모니터를 통해 임팩트 때의 라이 앵글을 측정하다가 이론적으로 내 아이언은 훨씬 더 로프트가 적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거의 5도 가깝게 말이다. 나는 185cm로 꽤 큰 편이고 팔이 길고 볼에 가깝게 선다. 피터는 기술적인 이유로 내 요청을 거부했다. 그는 호젤이 부러질 것이라고 했다. 호젤에서 소음이 발생했지만 부러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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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원하는 방향으로 볼을 보내기 시작했다. 엘보스케서는 잘 친 샷이 3~6m 거리에 떨어지는 대신 핀에 붙었다. 6언더파를 쳤고 세 명이 참가한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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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놀랍게도 웹닷컴투어에서 우승한 것이다. 이제 내게 더 이상의 라티노아메리카투어는 없었다. 나는 웹닷컴투어의 13개 대회에 출전해 9개 대회에서 미스 컷 했다. 하지만 그 후 7월 미주리에서 또 한 번 우승을 기록했다. 결국 4위로 시즌을 마감했고 2018-2019 PGA투어 카드를 거머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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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대회 중 3개 대회에서 겨우 메이드 컷 한 후 2월 PGA투어 푸에르토리코오픈에서 우승했다. 내 삶은 다시 한번 큰 변화를 맞았다. 투어 카드를 유지하는 것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모든 대회에 출전해 플레이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대신 나만의 일정을 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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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저스틴 로즈 바로 옆에서 볼을 친 적이 있다. 내가 TV에서 보며 자란 사람이 옆에 있다는 것이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투어 생활이 어떨 것인가에 대해 삐뚤어진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PGA투어는 훌륭한 식당을 갖춘 거대한 파티 같은 것이고 거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은 유명 인사일 것이라고 상상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내가 예상한 것 이상이었다. 자신의 플레이에 너무나 많은 것이 걸린 것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내가 친 샷에 대해 화를 내기보다 자신에 대해 화를 내게 된다.
스포츠 심리학자이기도 한 내 치료사는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코스에서 직면할 수 있는 근원적인 것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위대한 챔피언들과 함께 플레이하다 보면 이들도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을 꺾을 수도 있는 것이다.

글_맥스 애들러(Max Adler) / 정리_인혜정 골프다이제스트 기자(ihj@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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