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환의 골프용품 이야기 #2] 관성모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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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환의 골프용품 이야기 #2] 관성모멘트?
  • 류시환 기자
  • 승인 2019.01.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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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기 쉽게 풀어본 골프용품 전문용어
관성모멘트는 사각형 헤드 드라이버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골프용품 설명에 등장하는 다양한 전문용어. 그동안 어렵게 느꼈던 어려운 골프용품 전문용어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드립니다.

 

관성모멘트가 뭐지?
2006년이 마무리돼가는 겨울이었습니다.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콘셉트로 출시된 두 개의 드라이버가 골프업계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캘러웨이골프 FT-I, 나이키골프 SQ SUMO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등장한 두 제품의 공통점은 ‘사각형 헤드’입니다. 반달 모양 헤드 일색인 상황에 사각형 헤드가 등장했으니, 그것도 골프 용품 시장을 주도하던 빅브랜드가 동시에 내놨으니 화제가 안 될 수 없었겠죠.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두 브랜드는 약속이나 한 듯 낯선 단어 하나를 꺼내 놓았습니다. 관성모멘트(MOI: Moment Of Inertia). “헤드를 사각형으로 제작해 관성모멘트를 극대화했다”는 설명이 두 브랜드의 보도자료에 똑같이 들어갔습니다.

2006년 11월, 캘러웨이골프와 나이키골프는 헤드가 사각형인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2006년 11월, 캘러웨이골프와 나이키골프는 헤드가 사각형인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화제의 중심에 섰습니다.


사각형 헤드만큼 화제가 됐던 관성모멘트, 도대체 무엇일까요. 사각형이기에 더 커졌다는 것은 또 무슨 뜻일까요. 익숙하지 않은 단어, 물리학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면 접할 일이 없는 단어 아니던가요. 


관성모멘트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습니다. ‘회전축을 중심으로 회전하는 물체가 계속해서 회전을 지속하려고 하는 성질의 크기를 나타낸 것’이라고 합니다. 설명도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그렸습니다. 

넓적한 사각형이 가느다란 막대보다 저항을 이기는 힘, 즉 관성모멘트가 큽니다.

가느다란 막대와 넓적한 사각형이 있습니다. 이들을 회전하는 골프클럽 헤드로 생각하면 됩니다. 임팩트 순간, 막대와 사각형은 회전을 하며 볼이라는 저항을 만납니다.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니라 중심을 벗어나 한쪽으로 치우쳤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가느다란 막대는 저항을 이기는 힘이 약해 충격을 받은 쪽이 뒤로 밀립니다. 반면 넓적한 사각형은 버티는 힘이 강해 그리 많이 밀리지 않습니다. 관성모멘트는 볼이라는 저항을 만났을 때 밀리지 않고 직진하려는 힘이고, 넙적한 사각형이 가느다란 막대보다 크다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관성모멘트가 골프클럽 헤드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관성모멘트는 기어 효과의 연장선에 있습니다(관련 기사 https://sports.news.naver.com/golf/news/read.nhn?oid=435&aid=0000002288). 관성모멘트가 클수록 중심을 벗어난 임팩트 때 헤드의 비틀림이 적고, 기어 효과가 덜 발생합니다. 다시 말해 헤드의 관성모멘트는 미스샷 때 볼의 휘어짐을 줄이는 원동력이 된다는 뜻입니다.

 

골프클럽 전체로 확대된 관성모멘트
캘러웨이골프와 나이키골프의 사각형 드라이버는 골프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헤드 모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디자인을 한 차원 높이는 계기가 됐습니다. 획기적인 방향성 향상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귀를 괴롭히는 날카로운 타격음 문제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 것이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관성모멘트라는 개념이 함께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최근 출시되는 골프클럽의 “관용성이 좋아졌다”는 것은 관성모멘트의 다른 표현입니다. 사각형은 아니지만 그와 비슷하거나 더 큰 관성모멘트를 갖도록 설계했고, 그만큼 볼의 직진성을 높였습니다. 

오디세이 오웍스 #7 퍼터는 관성모멘트를 극대화한 디자인이 특징입니다.

오디세이의 오웍스 #7 퍼터의 헤드는 관성모멘트를 극대화한 전형적인 형태입니다. 양 끝에 뾰족한 뿔을 달았는데 사각형보다 관성모멘트가 더 큰 디자인입니다. 날렵한 블레이드(일자형) 퍼터는 중심을 벗어난 임팩트 때 헤드가 비틀어지고, 볼은 비틀어진 헤드만큼 출발 방향이 틀어집니다. 반면 이러한 디자인의 퍼터는 그 영향이 적습니다.


사각형 헤드 이슈 후 예전처럼 반달형이 주류가 된 우드도 다르지 않습니다. 반달형이지만 사각형과 비슷한 성능을 내도록 좌우로 넓적하게 디자인했습니다. 곡선이 더해져 시각적으로 반달형 같지만 사각형 요소를 담았다는 뜻입니다. 나이키골프가 사각형 헤드를 선보일 때 골퍼의 거부감의 줄이려 검은색, 은색으로 차이를 둬 반달형 헤드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 하나의 예입니다. 사각형 안에 반달형이 들어갔는데 지금은 반달형 안에 사각형이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나이키골프의 SQ SUMO는  사각 헤드에 대한 골퍼의 부담감을 줄이려 반달형처럼 보이도록 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드라이버는 반달형 안에 사각 헤드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뿐만 아닙니다. 헤드 좌우로 무게를 집중적으로 배치한 것도 관성모멘트를 높이는 방법입니다. 관성모멘트에 이어 다음 시간에 소개할 무게중심(CG: Center of Gravity)을 통해서 말입니다. 다음 주 무게중심에 대해 더욱 자세히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류시환의 골프용품 이야기] 이해하기 쉽게 풀어본 골프용품 전문용어는 매주 화요일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류시환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soonsoo8790@golfdiges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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