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와인의 환상적인 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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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와 와인의 환상적인 조합
  • 한원석 기자
  • 승인 2018.06.2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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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그린에 도전하고 붉은 포도주의 맛을 음미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었다.

[골프다이제스트] 눈부신 백사장과 천혜의 자연환경 그리고 희귀한 야생동물만으로는 당장 호주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마음이 들지 않던 사람이라도(2017년에 전 세계의 약 870만 명이 그랬던 것과 달리) 이 얘기를 듣고 나면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유혹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웅장한 골프라고 하면 대체로 미국의 몬터레이 반도나 바람이 휘몰아치는 북아일랜드의 링크스를 떠올린다. 그런데 골프다이제스트의 세계 100대 코스 명단에 호주의 코스가 열세 곳이나 포함되어 있고 그중 상당수가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해안선을 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와인 애호가들은 보르도나 토스카나 정도는 되어야 입맛을 다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와인저널리스트연합회의 세계 200대 목록에 호주의 브랜드가 스물한 개나 올라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스물하나! 한때 유행하던 관광청 광고를 떠올리며 호주의 음식이라 고 해봐야 바비큐와 새우가 고작일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 기회에 호주 미식 문화의 실상을 제대로 배워보는 것도 좋 을 것이다. 영국의 스타 셰프인 헤스턴 블루먼솔(Heston Blumenthal)은 호주의 음식 문화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다른 나라도 따라 해야 할 정도라고 단언했다.

“호주는 역설적인 곳이다.” 최근에 그는 호주 텔레비전의 아침 정보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말했다. “호주처럼 요식업계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곳은 본 적이 없다. ‘더 좋은 것과 가장 좋은 것, 옳고 그른 것, 이 재료와 저 재료는 같이 먹을 수 없는 것’처럼 측정 가능한 기존의 기준으로 창의력을 옥죄지 않기 때문이다. 호주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이 교훈으로 삼을 만한 뭔가가 있다.”

다시 와인으로 돌아가서 호주를 찾는 여행객의 버킷 리스트에서도 제일 첫머리에 오르게 된 와인과 골프와의 시너지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보자. “이보다 더 궁합이 잘 맞는 짝은 생각하기 힘들다.” 호주 투어 프로로 활동하다가 와인 전문가로 변신한 그랜트 도드(Grant Dodd)의 말이다. “지난 20년 동안 각 지역에서 이 두 가지가 서로 결합하는 추세를 보인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호주의 골프와 와인이 특히 더 특별한 이유는 뭘 까? 더구나, 하루라도 빨리 그걸 경험해보라고 권하는 이유는 뭘까? “호주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는 대부분 골프 코스와 근접해 있기 때문에 두 가지 취미를 함께 누릴 기회가 풍부하다.” 도드는 현재 국제적인 와인 회사의 경영 파트너로 일하고 있다. “휴가차 이곳을 찾은 골퍼들은 플레이하지 않을 때면 호주 최고의 와인을 맛보고 싶어 한다. 그럴 기회는 아주 무궁무진하다. 와인과 골프가 이렇게 각각의 분야에서 저마다 대단히 높은 평가를 받는 나라도 드물다.” 도드는 말했다.

이제 가방을 꾸려서 그레그 노먼과 카리 웹, 피터 톰슨, 애덤 스콧, 제이슨 데이 그리고 마크 리슈먼의 나라로 떠나보자. 어디서 플레이하고 묵을지는 우리가 다 알아봐뒀다.

 

빅토리아주 모닝턴 페닌슐라 Mornington Peninsula, Victoria
빅토리아주의 모닝턴 페닌슐라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조용한 어촌 마을과 농장이 모여 있는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골프와 와인 산업 사이에서 균형을 추구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더내셔널의 레이아웃 세 곳과 세인트앤드루스 비치, 더듄스, 무나링크스, 포트시와 소렌토를 필두로 이 지역에는 호주 100대 코스에 랭크된 코스가 무척 많다. 비록이 엘리트 리스트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플린더스골프클럽을 비롯해서 수준급의 골프 경험을 제공하는 레이아웃도 많다.

브리티시오픈 5승 챔피언인 피터 톰슨은 무나링크스의 오픈 코스를 자신의 대표작으로 꼽는다. 톰슨이 세계적으로 500곳에 가까운 레이아웃의 설계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난 찬사가 아닐 수 없다. 톰슨이 오픈 또는 챔피언십 코스라고 부르는 이 레이아웃에 특별한 애착을 갖는 또 다른 이유는 호주챔피언십을 위해 만들어진 최초의 18홀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한가로이 산책할만한 곳은 아니다.” 톰슨은 특유의 무심한 어투로 이렇게 말했다. 호주의 전설인 그는 185m인 오픈 코스의 17번홀을 ‘세계 최고의 파3홀’로 손꼽으면서 “오픈 코스가 전체적으로 챔피언십에서 플레이하는 게 어떤 느낌인지 살짝 맛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곳은 이 지역을 방문했다면 반드시 플레이해봐야 할 약 서른 개의 코스 중 한 곳이니 놓치지 않길 바란다.

 


음식과 와인 플레이를 끝내면 그제야 이곳이 호주에서 가장 흥미롭고 활기 넘치는 와인 생산지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피노 누아르와 샤르도네가 대표적인 품종이며 반도의 시원한 기후와 잘 맞는다. 각 품종으로 만든 최고의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얘비 레이크, 엘드리지 에스테이트, 쿠용, 메인 리지 그리고 몬탈토 같은 이름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음식도 모닝턴이 내세우는 강점이다. 텐 미니츠 바이 트랙터는 모두가 인정하는 이 지역 최고급 식당이고, 버레이즌과 몬탈토, 패린거 에스테이트를 비롯한 여러 곳도 그 뒤를 이어 호평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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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곳 내셔널골프클럽의 탁월한 세 코스 아니면 인근에 있는 무나링크스골프클럽의 두 코스에서 호쾌한 스윙을 휘둘러보자. 해안에 자리 잡은 플린더스, 1월이라면 포트시캐스케이드프로암의 축제 분위기를 만끽해보는 것도 좋다. 골프를 충분히 즐겼다면 구어메 트래블러 호텔 어워드에서 2017년 올해의 호텔로 선정된 잭얼로프에 여장을 풀도록 하자. 이 럭셔리 호텔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닝턴 페닌슐라 와인 생산지의 아름다운 자연과 매혹적인 향기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안락함을 중시한 인테리어와 통유리, 개별 테라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단 10분 거리에 있는 몬탈토 레스토랑도 탁월하다.

 

애들레이드 & 바로사 계곡 Adelaide & the Barossa Valley
세계적인 와인 중심지로 손꼽히며 인근의 바로사 계곡에서 생산되는 최고급 레드 와인으로 유명한 애들레이드는 세계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골프 휴양지일지도 모른다. 위대하다는 평가가 과하지 않은 펜폴즈 그레인지의 생산지이며, 그 밖에도 헨시키 힐 오브 그레이스 시라즈를 포함해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무수히 많은 이곳에서 유명한 양조장을 다니다 보면 그에 못지않게 인상적인 골프 코스를 발견하게 된다.

현지인들은 그 코스를 ‘빅4’라고 부른다. 세계 랭킹 85위인 로열애들레이드골프클럽, 쿠용가, 글레넬그 그리고 ‘교회들의 도시’라는 별칭을 지닌 애들레이드 한복판에서 고전적인 디자인과 현대적인 마감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그레인지(이스트, 웨스트)를 보면 그 이유를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바로사 지역의 골프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곳에도 즐겁게 플레이할 만한 코스가 두 개나 있다. 타눈다파인스와 바로사밸리골프클럽은 모두 조용한 분위기와 편리한 숙박과 부대시설을 자랑하며 주중에는 대체로 티타임을 예약할 수 있다. 바로사에서는 원하는 모든 걸 누릴 수 있다.


음식과 와인 와인 애호가라면 바로사 계곡을 방문지 목록에서 빼놓을 수 없다. 호주 와인의 정신적 고향인 이곳에는 포도주 왕가의 명사들이 수두룩하다. 펜폴즈, 헨시키, 피터르만, 얄룸바, 록폴드 그리고 제이콥스 크리크를 비롯한 유명한 브랜드도 많지만 사실상 바로사는 혁신적인 소규모 양조장의 온상이다. 양조장이 150곳이 넘다 보니 정통 애호가와 모험가를 모두 만족시킬 와인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다렌버그, 세펠츠필드, 세인트휴고, 더레인 그리고 위라위라 같은 브랜드를 눈여겨보도록 하자.

바로사에는 뛰어난 레스토랑도 여러 곳 있다. 퍼먼트아시 안은 세련된 아시아식 메뉴와 혁신적인 와인 리스트를 제공하며, 빈트너스 바&그릴이나 어펄레이션은 이 지역을 대표하는 레스토랑의 위치에 오른 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기대를 넘치게 충족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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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하는 곳 애들레이드는 호주 최고의 코스 네 곳과 세계 최고의 와인 네 종류를 결합함으로써 골프계에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고 있다. ‘포 레즈’는 최상의 코스와 최고의 와인을 연결하는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호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회원제 코스 네 곳은 글레넬그, 그레인지, 쿠용가 그리고 로열애들레이드이다. 그리고 18홀을 마치고 나면 특별히 엄선한 프리미엄 와인과 함께 호주 남부의 미식 셰프들이 만든 안주가 제공된다. 포 레즈는 모든 코스의 그린피와 교통비, 숙박비와 와인을 포함해 애들레이드의 3~6박으로 구성된 패키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건 정말 꼭 해봐야 하는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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