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포옹보다 악수가 나은 이유 [Digest: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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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포옹보다 악수가 나은 이유 [Digest:1408]
  • 김기찬
  • 승인 2014.08.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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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포옹보다 악수가 나은 이유 [Digest:1408]

사진_셔터스톡

 

어색한 포옹보다 악수가 나은 이유

골프 경기를 끝마치고 선수는 자신만의 보디랭귀지를 통해 상대를 격려한다.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악수를 나누거나 상대를 꼭 끌어안을 수도 있다. 이런 행동은 서로를 존경한다는, 18홀을 함께 플레이한 것에 대한 진한 감사의 표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어색하게 비춰진다면 그건 상대에게나 팬에게도 불편함을 가져다 주는 행동일 뿐이다. 글_김소정 / 에디터_고형승

 

 

월드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이자 개최국인 브라질 축구 팀이 독일과의 경기에서 7대1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스코어를 기록하며 대패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망연자실한 브라질 스콜라니 감독과 독일 축구의 자존심을 확실하게 보여준 뢰브 감독의 표정과 몸짓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며 브라운관을 통해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어떻게 표정과 몸짓 등과 같은 비언어적인 요소만으로도 감정이나 상태뿐만 아니라 메시지까지 강력하게 전달이 가능할까? <스냅 : 상대의 미래를 간파하는 힘>의 저자 헤르텐슈타인은 타인의 행동과 표정, 버릇 등 비언어적 신호, 이른바 보디랭귀지를 포착하는 것만으로도 상대에 대한 많은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한다. 외국 여행을 갔을 때를 보자.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수많은 동양인 가운데서도 귀신같이 한국 사람을 찾아낼 수 있는 것처럼, 골프 팬은 골프 선수의 보디랭귀지를 통해서 그 사람의 감정과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촉’이 있다. 이런 ‘촉’을 통해 선수의 심리 상태나 생각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골프 경기를 마칠 때 하는 ‘포옹’이다. 포옹은 양 팔을 활짝 벌려 두 손으로 상대방을 꽉 껴안으며 자신의 솔직한 감정과 마음 상태를 서로에게 전달하는 진한 스킨십을 요구한다. 하지만 일상적으로 포옹을 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서는 형식적일 때가 많다. 따라서 친분이 없는 선수나 어려운 선배 선수와의 포옹은 아무리 ‘경기 관례’라 해도 어려울 수 있다. 서로 친하지 않거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축하의 감정이 약하다면 힙을 뒤로 쭉 뺀 채 양 팔이 서로 닿기도 전에 인사를 끝내거나 한 손만 이용해 등을 토닥거리고 마는 어색한 모습이 연출되기도 한다. 이런 어색한 몸짓을 바라보는 팬 역시 뭔가 모를 불편함마저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감정을 숨길 수 없는 스킨십 강한 포옹은 비단 한국 선수에게만 어려운 것은 아니다.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하고 있는 카트리나 매튜(영국)와 안젤라 스탠포드(미국)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어색한 포옹보다는 악수를 하는 것이 좋겠다’며 포옹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도 불편하고 어색한 포옹 대신 악수로 인사를 나누는 것은 어떨까. 악수는 진한 스킨십과 이에 맞는 충분한 감정 전달을 필요로 하는 포옹과는 달리 누구라도 손쉽게 나눌 수 있다. 또 진심이 묻어나는 악수는 보는 사람에게도 선수의 신뢰와 존경심을 느끼게 해준다. 지난 브리티시여자오픈 3라운드에서 노르웨이의 수잔 페테르센과 한국의 양희영은 어색한 포옹이 아닌 악수로 서로를 격려하며 경기를 마쳤다. 팬은 의식적으로 집중해서 들어야 하는 말을 신뢰하기 보다 눈에 보이는 보디랭귀지에 대한 믿음이 더욱 강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굳이 말로써 직접 확인하지 않아도 상대의 보디랭귀지에서 특정 단서를 발견하고 무의식적으로 재빠르게 해석하며 상대에 대한 믿음을 쌓아간다. 포옹이 어색하고 불편하다면 먼저, 과감하게 손을 내밀어보자.

 

 

So Jung Kim

김소정 프리모리스 대표는 아이비리그 펜실베니아 대학 교육대학원 출신으로 스포츠 플레이어에게 영어와 미디어트레이닝을 코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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