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사기극 [Digest: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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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사기극 [Digest:1412]
  • 김기찬
  • 승인 2014.12.2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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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사기극 [Digest:1412]

장면 1  본드와 골드핑거의 두뇌싸움이 시작됐다.  장면 2  큰 내기가 걸린 17번 홀에서 본드가 먼저 티 샷을 잘 보냈다.

장면 3  본드는 골드핑거의 볼을 몰래 밟고 있었다.  장면 4  본드는 18번 홀에서 골드핑거의 볼을 집어든다.

 

황금빛 사기극 <골드핑거>

50년 전 007 영화 시리즈의 히트작인 <골드핑거>에서 제임스 본드는 골프 코스에서 악당 두목을 꺾는다. 하지만 그는 그럴 자격이 있었을까? 글_론 카스프리스크 Ron Kaspriske

 



이 무슨 소란인가? 스크린 위에서 펼쳐진 제임스 본드와 악당 골드핑거의 대결은 약 6분간에 걸친 속임수와 결례, 룰 위반, 그리고 언뜻 보기에도 골프 역사상 가장 무시무시한 캐디의 모습으로 점철되어 있다. 영화 <골드핑거>가 개봉된 지 5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장면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우리는 저명한 룰 전문가인 경기위원에게 현재의 규칙을 적용해 이 장면을 검토해 보도록 요청했다. 그는 익명을 요구했다. ‘007은 살인면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은 그가 지적한 내용이다.

1 17번 홀에 이르도록 승부가 나지 않자 둘은 홀 당 1실링에서 본드가 소지하고 있던 금괴의 가치에 해당하는 5000파운드까지 올리는 데 동의한다. 이들은 또한 ‘엄격한 규칙’에 근거해 플레이하자고 약속한다. 본드는 멋진 티 샷으로 페어웨이를 가른 반면 골드핑거는 볼을 러프에 빠뜨린다. 자신의 볼을 찾는 척하는 동안 골드핑거의 캐디인 괴력의 사나이 오드잡은 바짓단 안으로 다른 볼을 슬쩍 흘리는 꼼수를 쓰고는 골드핑거에게 볼을 찾았음을 알린다. 제임스 본드는 자신의 캐디에게 ‘그 볼이 원래 골드핑거가 티 샷 한 볼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안다고 말한다. 왜? 본드는 골드핑거가 자신의 볼을 찾지 못하도록 그의 볼을 밟고 서있었기 때문이다. 경기위원 : “두 사람은 그 지점에서 뻔뻔한 속임수로 인해 실격처리 되어야 합니다(규칙 33-7). 이 사실을 잠시 제쳐놓는다면 골드핑거는 오소플레이(규칙 20-7A)로 인해 해당 홀에서 패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그는 티로 되돌아가서 다시 샷을 하고 로스트 볼에 대해 1타의 페널티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2 17번 홀까지 동률을 기록한 후 007은 골드핑거의 슐레진저 1번 볼을 그가 이전 홀에서 발견한 슐레진저 7번 볼로 슬쩍 바꾼 다음 이 사실을 알지 못하는 악당에게 던져 준다. 본드와 그의 캐디는 ‘골드핑거가 볼이 바뀐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새 볼로 티 샷을 하면 그는 오구 플레이로 그 홀에서 패하게 될 것’이라고 소근거린다. 골드핑거는 본드에 앞서 티박스에 올라서서 드라이버 샷을 한다. 경기위원 : “볼을 바꿔치기 한 것은 잠시 후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골드핑거는 본드에 의해 매치플레이에서 순서를 지키지 않은 플레이로 인해 다시 샷을 하도록 요구받았어야 합니다(규칙 10-1C). 그런데 본드는 의도적으로 이 순서 위반을 무시하지요.”

3 골드핑거는 18번 홀에서 5타를 기록하고 본드는 자신의 퍼트를 성공시키지 않으면 그 홀에서 패하게 되고 내기에서도 지게 된다. 본드는 퍼트에 실패한다. 그런 다음 그가 컵에서 골드핑거의 볼을 꺼내들고는 그것이 슐레진저 1번 볼이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놀란 척 한다. 본드는 ‘아마도 골드핑거가 페어웨이에서 다른 볼을 쳤을 것이고 따라서 게임에서 패했다’고 말한다. 골드핑거는 반론을 재기하지 않지만, 화를 내며 자리를 뜬다. 경기위원 : “본드의 오구 플레이 지적은 올바른 이의 제기가 아닙니다. 골드핑거는 그가 티 샷을 했던 그 볼로 홀 아웃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홀 사이에서는 볼을 교체할 수 있어요(규칙 15-2). 하지만 그는 본드의 클레임에 동의했기 때문에 패한 겁니다. 매치플레이에서 상대방이 잘못된 경기 진행이나 규칙 적용에 대해 자기도 모르게 동의한다면, 그것으로 효력이 발휘됩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그 둘은 속임수로 인해 실격당해야 합니다.”

 

다른 결말 골드핑거가 이겼어야 한다 골드핑거가 규칙 15조를 알고 있었더라면 본드를 누를 수 있었을 것이다. 본드가 오구 플레이를 이유로 그와 맞섰을 때 골드핑거가 했어야 하는 일은 007에게 ‘증거를 대라’고 요구하는 것뿐이었다. 당연하게도 본드는 그가 페어웨이에서 잘못된 볼로 플레이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없다. 그리고 만일 궁지에 몰린 본드가 17번 홀에서 오드잡이 속임수를 쓴 것을 알고 있음을 골드핑거에게 알린다 할지라도 골드핑거는 ‘이의를 제기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응수하면 된다. 본드는 둘 중 어느 하나에 대해서도 18번 홀 티 샷 이전에 지적했어야 한다. “논점은 말입니다, 미스터 본드! 당신은 18번 홀에서 졌고 따라서 게임에서 패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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