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젠킨스의 타이거 가상 인터뷰 [Feature:1412]
  • 정기구독
단 젠킨스의 타이거 가상 인터뷰 [Feature:1412]
  • 김기찬
  • 승인 2014.12.15 17: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 젠킨스의 타이거 가상 인터뷰 [Feature:1412]


 

 

사진_크리스 벅 Chris Buck

 

내가 만약에 우즈를 만난다면 하고 싶은 질문과 답변, 또는 내 머릿속에서 진행된 가상 인터뷰. 글_단 젠킨스 Dan Jenkins

 

타이거 우즈가 허리 수술을 받고 다시 복귀했을 때 미국 언론은 ‘D-데이’ 이후 최고의 속보인 양 그 사실을 보도했다. 그런 모습에 자극을 받은 나는 즉시 타이거의 연락처를 수소문해서 이미 몇 년 전에 했어야 마땅한 인터뷰를 할 수 있는지 물었다. 놀랍게도 타이거는 순순히 응하면서 세븐일레븐에서 만나 오렌지 슬러시를 두 잔 사들고 쉬는 동안 툼레이더를 할 수 있는 게임스톱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나는 장소를 내가 정하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그러면서 소화전은 피하겠지만, 그래도 지난 6년 동안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곳으로 정하겠다고 말했다. 나의 첫 선택은 로열리덤&세인트앤스 6번 홀의 그린 옆 벙커였다. 왜냐고? 타이거가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다투던 중에 불운을 겪은 걸 봤던 유일한 홀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브리티시오픈 마지막 라운드 때 그 벙커의 라이는 그가 배를 깔고 누워서 당구의 큐를 사용했더라도 이상하지 않았을 만큼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는 결국 충격적인 트리플 보기(7타)를 기록하면서 공동 3위로 내려앉았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건 6년에 걸친 그의 슬럼프 중에서도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잠깐 얘기를 나누자고 가기엔 너무 멀었기 때문에 우리는 식당에서 만나 인터뷰를 시작했다.

 

 

전에는 왜 내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나? 스타이니(전속 에이전트인 마크 스타인버그의 애칭)가 말했듯이, 우리가 얻을 게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수락한 이유는 뭔가? ‘내 브랜드를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스타이니가 말했다.

 

어째서? 방송은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인쇄 매체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일반 팬도 여전히 당신을 사랑한다. 물론 일반 팬은 여전히 카사디안 자매도 사랑하지만, 언젠가는 미국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낼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냥 스타인버그가 하라는 대로 할 뿐이다.

 

그나저나 왜 스타이니, 그러니까 스타인버그는 해고하지 않은 건가? 당신은 모든 사람을 해고하지 않았나. 부치와 행크, 그리고 션 폴리까지 코치도 3명, 캐디는 (코털이 유명한) 코웬과 스티브 윌리엄스 2명. 우승 기록이 전혀 없었을 때 이미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줬던 첫 번째 에이전트 휴즈 노튼. 그밖에 자잘한 사람까지.

이걸 납득시킬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나는 사람을 해고하는 걸 좋아한다. 스윙을 개조하지 않는 동안 소일거리가 되어준다.

 

당신은 마르코를 해고했어야 했다. 요즘은 그의 얘기가 많이 들리지 않는다. 누구?

 

마크 오메라. 당신의 오랜 친구. 이름이 귀에 익숙하다.

 

마크는 한때 골프계에서 당신의 절친한 친구였는데. 미안하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다. 투어에서 활동하던 사람인가?

 

늘 묻고 싶었던 질문이 하나 있는데, 왜 사람들한테 애칭을 붙여주는 건가? 캘리포니아 스타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마르코, 스타이니, 스티비, 쿠키, 처키. 당신 주변 사람들은 전부 웨스트민스터 도그쇼에 나온 것 같지 않나? 난 모르겠는데, 젠코. 스타이니한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2001년 메이저 대회 6승을 했을 때 나는 당신이 24승을 할 거라고 예상했다. 흐름을 탔을 때였다. 모두가 그렇게 예상했었다.

 

내가 왜 그랬는지 진짜 이유를 알고 싶은가? 당신에게는 진정한 경쟁자가 없었다. 필 미켈슨과 어니 엘스를 제외하면 당신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선수들은 톰 카이트와 세르히오, 토마스 비욘, 봅 메이, 데이비드 듀발, 크리스 디마르코, 콜린 몽고메리, 우디 오스틴, 숀 미킬, 그리고 로코 미디어트 같은 사람들이었다. 나쁘지 않은 명단인데.

 

맞다, 그렇다. 메이저 대회마다 내가 상황을 파악하느라고 그렇게 바빴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메이저 대회에서 2위도 여섯 번 기록했다. 그건 지금 20승을 기록하고 있었을 수도 있었다는 뜻 아닌가?

 

 

 

"자동차로 먼저 밀어버리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브랜들 챔블리? 아니면 나?"

 

우승을 내준 상대는 리치 빔, 마이클 캠벨, 트레버 이멜만, 양용은, 잭 존슨, 그리고 앙헬 카브레라였다. 그 얘기를 정말 하고 싶은가? 안 하는 게 좋겠다.

 

세르히오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그가 당신에 대해 했던 이 말을 당신도 접했을 줄 안다. ‘그는 투어에서 가장 친절한 사람은 아니다. 우리는 서로 불편하다. 그건 우주공학자가 아니어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그 다음에 연락이 있었나? 세르히오는 참가하는 토너먼트마다 칭얼칭얼거린다. 내가 아는 건 그것뿐이다.

 

이걸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신이 최고의 자리에 있었을 때 메이저 대회 다승 기록 갱신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부상과 불행한 결혼 생활, 이 두 가지뿐이라는 말을 한 사람도 나였다. 그걸 기사에 썼나?

 

내 머리가 명민했던 시절이라, 그렇다. 정곡을 찔렀다.

 

고맙다. US아마추어에서 3승을 했을 때 당신의 아버지는 당신이 ‘간디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큰 소리로 웃었는데, 어떤 반응을 보였었나? 골프 기록 모음집에서 간디를 찾아봤지만 그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미들코프와 드마레, 뭐 그런 선수들 뒤로는 넘겨보지 않았다.

 

당신은 룩셈부르크만큼 큰 집을 갖고 있다. 거기서 하루 종일 뭘 하며 지내나? 어디 보자. 음, 새로운 비디오게임이 나왔다. 카펫 위에서 퍼팅을 하기도 한다. 어딘가에 있는 벽장의 색상을 교체해야겠던데. 그리고 물론 해고할 사람은 늘 있다.

 

당신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돈을 많이 벌었고, 추문도 그만큼 많이 일으켰다.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엘린(엘린 노르데그린은 타이거 우즈의 이혼한 전처)도 그 질문에 뭐라 답했나?

 

이 얘기는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추문에 시달리는 동안 <뉴욕포스트>의 지면을 가득 채운 기사를 보면서 어떤 교훈을 얻었나? 그건 쉽다. 걸리지 말 것.

 

당신은 요트에 ‘사생활’이라는 뜻의 ‘프라이버시’라는 이름을 붙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인데 정말로 사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고요함이라는 뜻의 서레너티 Serenity라고 이름을 붙일까도 생각해봤지만, 9번 아이언이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의 차창을 내리쳤을 때(우즈의 추문 사건은 전처 엘린이 그의 차 유리창을 박살낸 데서 불거졌다) 고요함은 멀리멀리 사라져버렸다.

 

"당신의 메이저 대회 다승 기록 갱신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부상과 불행한 결혼 생활, 이 두 가지뿐이라는 말을 한 사람도 나였다."

 

프로가 된 후 메이저 대회 8승을 함께 해놓고 부치 하먼을 해고한 걸 후회해본 적은 없나? 부치는 너무 많은 사람에게 팁을 주게 했다.

 

이해가 안 된다. 그럴 여유가 없는 것도 아니면서 당신은 팁이 짜기로 유명하다. 아예 그걸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이미 노동의 대가를 받고 있는 사람에게 팁을 줘야한다는 사실이 오히려 이해가 안 된다.

 

팁이 보수의 일부로 치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면 더 나은 일을 찾아봐야지.

 

이런, 난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당신은 골프를 더 이상 하지 못하게 된다면 뭘 할 건가? NBA 농구 팀을 하나 인수할까 한다.

 

그 말을 기억했다가 나중에 레스토랑에서 웨이트리스를 보면 멍청한 직장은 때려치우고 가서 뉴욕닉스나 매버릭스를 사라고 말해주겠다. 당신은 지금 하는 일이 재미있는 모양이다.

 

재미있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나는 <브로드캐스트뉴스>에 나온 앨버트 브룩스의 대사를 빌려왔다. 조니 밀러가 일하는 그 방송국의 프로인가?

 

그렇지 않다고 거의 확신한다. TV쪽 사람들과 관련해서, 브랜들 챔블리를 어떻게 생각하나? 이를테면, 자동차로 먼저 밀어버리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브랜들 챔블리인가, 나인가? 브랜들 챔블리가 누군데?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몇 승을 거뒀나? 아니, 몇 번이나 출전을 해봤나?

 

브랜들은 골프 규칙에 매우 해박하다. 거참! 나는 골프 코스에서 고의로 골프 규칙을 위반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브랜들 챔블리 같은 사람의 분석 대상이 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나는? 당신은 TV에 나오지 않으니까. 당신은 그냥 기자 아닌가.

 

그건 당신이 내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찬사다. 다음 주제로 넘어가보자. 린지 본(우즈의 새로운 여자 친구이자 미국의 스키 금메달리스트)이 앞으로 웨딩마치를 울리게 될까? 나하고?

 

대답을 들은 것 같다. 로리 맥일로이가 캐롤라인 워즈니아키와 파혼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나? 잘한 거다. 로리는 그 후로 메이저 대회에서 2승을 추가하지 않았나?

 

행크와 함께 메이저 대회 6승을 거뒀는데 왜 그와 결별했는지 궁금하다. 나는 완벽주의자다.

 

그동안 부치와 행크, 폴리를 거쳐 왔는데, 당신의 다음 코치는 누가 될까? 필 박사? 재미있다. 나는 그저 내 게임의 수준을 더 끌어올리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그런 노력이 어떤 결과를 얻었나? 물론 문제가 없지는 않았다. 무릎, 아킬레스건… 소화전… 무릎, 어깨… 이혼… 손목, 허리… 퍼터… 하지만 내가 원하는 상태로 다시 돌아가고 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말했다시피, 내 골프는 더 강해지고, 더 빨라지고, 더 폭발적이다.

 

내가 트위터에서 말했다시피, 두 번의 트리플 보기, 세 번의 더블 보기, 그리고 아홉 번의 보기만 없었다면 당신은 바로 그렇게 됐을 것이다. 몇 번의 실수가 있었다.

 

몇 번이라고? 끝에서 네 번째인 69위를 한 적도 있다. 올해 PGA챔피언십을 포함해서 몇 번의 컷 말고도 그건 프로 데뷔 이후 당신이 메이저 대회에서 기록한 최악의 성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교훈을 많이 얻었다. 나는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두 달 동안 골프클럽에 손도 대지 않기로 결정한 건 그 때문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보기엔 당신이 브리티시오픈이나 PGA챔피언십 출전을 앞두고 클럽에 손도 대지 않은 것 같았다. 정말 희한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라이더컵 팀에 합류하려고 애를 쓰더니 그 다음에는 합류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그건 당신의 라이더컵 전적인 13승3무17패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겠지? 내가 말했다시피, 잭의 라이더컵 전적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니, 나는 기억한다. 17승3무8패다. 흠.

 

역사상 최고의 골퍼 다섯 명을 뽑는다면 잭과 호건의 위치는 어디쯤이라고 생각하나?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2000년 페블비치에서의 나를 첫 번째로 꼽고, 97년 마스터즈의 나를 두 번째, 2000년 세인트앤드루스의 나를 세 번째, 06년 호이레이크의 나를 네 번째, 베이힐, 파이어스톤, 메모리얼, 그리고 토리파인스의 나를 다섯 번째로 꼽는다. 연도는 상관없다.

 

지금도 잭의 프로 메이저 대회 18승 기록을 깰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고 있나? 그러려면 5승이 더 필요한데, 당신의 경쟁 상대는 더 젊고 강해진 반면 당신은 예전처럼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다? 못 할 이유가 뭔가? 시간은 내 편이다.

 

당신에게는 이제 6년밖에 남지 않았다? 뭐라고? 그런 계산이 어떻게 나온 건가?

 

12월이면 당신은 39세가 된다. 6년 후면 44세다. 골프의 역사를 잠깐 읊어보자면, 토너먼트가 72홀로 치러지기 시작한 1892년 이후 44세 이후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단 네 명이다. 줄리어스 보로스가 48세, 잭이 46세, 헤일 어윈과 제리 바버가 각각 45세에 우승했다. 한 사람 더 추가할 공간은 언제나 있기 마련이다.

 

한 가지 요인이 더 있다. 44세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는 단 세 명이다. 리 트레비노와 로베르토 디 빈센초, 그리고 해리 바든. 당신의 확률은 매우 낮다. 이거 알고 있나, 젠코? 오늘 당신이 내게 날린 수많은 잽에도 불구하고 오늘 인터뷰는 제법 재미있었다. 혹시 내일 점심에 시간 있나?

 

 

타이거 우즈 반박 : 사실도 아니고, 재미도 없다 http://www.golfdigest.co.kr/gd/140555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잡지사명 : (주)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제호명 :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주소 : 서울특별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2, 6층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사업자등록번호: 516-86-00829    대표전화 : 02-6096-2999
잡지등록번호 : 마포 라 00528    등록일 : 2007-12-22    발행일 : 전월 25일     발행인 : 홍원의    편집인 : 전민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 전민선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민선
Copyright © 2024 스포티비골프다이제스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jms@golfdigest.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