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자마자 ‘거센 비난’…꼬리 내린 골프의 성지, 석조물 철거 결정

2023-02-07     한이정 기자
사진=미국

바뀐 모습이 공개되자마자 거센 비난을 받은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스윌칸다리가 원상복구된다.

세인트앤드루스 골프장 측은 7일(한국시간) “다리 입구에 설치한 석조물은 잔디 마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적인 해결책 중 하나였지만, 상징적인 외관을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해 철거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많은 프로들이 거쳐가고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의 상징인 스윌칸다리에 지난해 말부터 동그란 석조 바닥이 깔린 모습이 포착됐다. SNS에 파다하게 퍼졌고, 미국 골프다이제스트나 골프채널에서도 이를 보도하며 확산됐다.

스윌칸다리
세인트앤드루스가

그러나 논란이 생겼다. 스윌칸 다리에 동그란 석조 바닥을 깔면서 전통적인 모습보다는 현대적인 테라스 같다는 목소리가 불거졌다. 해외 팬들은 ‘차라리 흙길이 낫다’, ‘모나리자에 콧수염을 그린 것과 같다’고 지적했고, 일부 팬들은 석조 바닥에 테라스 테이블과 바베큐를 합성해 비꼬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세인트앤드루스는 결국 입장을 밝히고 철거를 결정했다. 골프장 측은 “스윌칸 다리 쪽 잔디가 상당히 마모됐고, 몇 년 동안 도보 이동량에 적합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시도했다”고 전했다.

이어 “석조 바닥으로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을 테지만 철거를 결정했다. 관계자들에게 많은 피드백을 받았다”면서 “세인트앤드루스는 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그 지역 잔디로 바닥을 복구할 것이다. 영구적인 대안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인트앤드루스 관계자는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 인터뷰에서 “잔디 마모는 몇 년 동안 진행됐다. 지난해만 해도 디오픈챔피언십 이후 한 달 동안 쉬었으나 10월이 되니 수렁에 빠졌다. 몇 년 동안 잔디도 파종해보고 다양한 방법을 취했으나 성공한 게 없다”면서 “돌 사이에 풀이 자라면 더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을까 싶었다. 지금 보면 삭막하다. 공개된 사진들은 우리가 원하는 최종 그림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