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온 미국, 10년 만에 세계 무대로” 스무 살 장효준의 당찬 꿈

2023-01-27     한이정 기자
장효준.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꿈은 정말 이뤄진다.”

장효준(20)은 골프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최고 무대에 올랐다. 정점을 향해 도약할 준비도 마쳤다.

장효준은 지난해 엡손투어에서 상금 부문 10위를 기록해 LPGA투어에 진출했다. Q시리즈에 갈 생각을 하고 있던 장효준은 덕분에 지옥의 레이스를 건너뛰고 여자 골프 세계 최고 무대에 발을 들이게 됐다.

10세 때 처음 골프를 배운 장효준은 15세 때 한국을 떠나 국제주니어골프아카데미(IJGA)에서 훈련했고, 엡손투어에서 실력을 갈고 닦았다. 지난해 엡손투어에서 상금 부문을 제외하고도 평균타수 8위(70.667), 톱10 피니시율 8위(26%), 버디 2위(236개), 라운드 별 60대 타수 2위(45.61%), 그린 적중 시 퍼트 수(Putts per GIR) 5위(1.749) 등을 기록하며 꾸준함을 자랑했다.

장효준은 새 시즌을 앞두고 LPGA투어를 통해 소회를 풀었다. 그는 “프로 골퍼의 꿈은 내 인생에서 꽤 일찍 찾아왔다. 그 꿈을 위해 부모님은 내가 미국에 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16세 때 미국에 갔다”면서 “아는 사람은 없고 영어도 못하고 모든 게 새롭고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성공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 전념했다. 기숙사 학교에서 공부하고 가능한 한 많이 골프 연습을 했다. 다음 계획은 없었다”고 전했다.

사진=LPGA.

어린 나이 탓에 겪은 고초도 있다. 장효준은 “엡손투어에서 뛸 때는 25세 미만이라 차를 렌트할 수 없어 빌려 탔다. 일부 호텔은 18세를 간신히 넘은 내가 보호자 없이 지낼 수 있게 하지 않았다. 그래서 모텔을 다녔다. 부모님에게 더 스트레스와 걱정을 안겼고, 그때 어머니가 미국에 와서 나와 함께 지냈다. 어머니의 희생은 내가 LPGA투어를 획득하는 데 더 집중하게 도왔다”고 떠올렸다.

우여곡절 끝에 LPGA투어에 진출하게 된 장효준은 사흘 동안 잠도 못잤다고 얘기했다. 그는 “골프는 다음 일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축하할 일이 별로 없다. 다음 스윙, 다음 홀, 다음 투어,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지금까지 한 모든 일의 정점이었다. 10년 간 여정은 나를 세계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정말 시작이다. 최고 골퍼와 경쟁해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 일에 전념하고 일관되게 내 능력을 발휘하고 싶다. 모든 여성들에게 모범이 되고 싶다. 열심히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고 꿈은 이뤄질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효준에 이어 이번 시즌에는 박금강(22)과 유해란(22)이 LPGA투어에 나선다. 루키들의 화려한 샷을 기대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