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진보적 변화에…LIV골프, 젊은 팬 모인다

2022-09-05     한이정 기자

LIV골프가 기존 골프 대회와 색다른 변화를 주며 골프 팬을 유혹하고 있다.

LIV골프는 5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보스턴서부터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용했다.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 등이 반바지를 입고 라운드에 나섰다.

LIV골프에 따르면 선수 48명 중 40%가 반바지를 입고 라운드에 나섰다. 남자 프로 골프는 아직 반바지 착용을 허용한 곳이 없다. 연습 라운드 때나 반바지를 입는 게 가능하다.

그렉 노먼 LIV골프 최고경영자(CEO)는 “몇 주 전에 설문조사를 했는데 반바지를 입는 것에 선수들이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준 것 뿐이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모두 환영했다. 필 미컬슨(미국)은 “반바지를 입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LIV골프가 여러 면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른 투어도 뒤따르길 바란다. 더울 때는 반바지가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오랫동안 반바지를 입고 싶었다. 골프를 더 젊고 신선하게 하기 위한 또 다른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LIV골프는 반바지를 입지 않은 60%는 미처 대회에 반바지를 챙겨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스턴 대회부터 LIV골프에 합류한 호아킨 니먼(칠레)은 “반바지를 입는 게 좋다. 깨끗한 게 없어서 못 입었는데 다음 대회 때는 짐을 더 잘 싸와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더스틴 존슨(미국)도 “팻 페레즈가 어젯밤에 내게 문자로 ‘반바지 입어도 되는 게 맞냐’고 다시 물어보더라. 대회 시작 전에 알았다면 다들 입었을 것이다”고 했다.

LIV골프는 선수들에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기 이전에도 골프 대회 후 유명 가수를 초청해 콘서트를 진행한다. 대회 시상식에서는 포디움에 1~3위 선수들이 올라가 축하를 받는다. 우승자만 트로피를 받는 기존 골프 대회와는 다른 분위기다.

젊고 진보적인 이미지 때문에 젊은 갤러리도 많이 모이고 있다. 중계만 봐도 젊은 갤러리가 선수들을 응원하는 큰 소리가 종종 들린다. 사우디아라비아 자금으로 열리는 대회라며 여전히 시위가 열리고는 있지만, 미국 골프위크 보도에 따르면 시위를 무시하는 갤러리가 더 많다. 인터뷰에 응한 갤러리들은 “PGA투어는 중국을 지지하지 않나”, “우리는 정치를 하러 온 게 아니라 골프를 보러 온 것이다”고 말했다.

F1에서 본딴 팀전도 인기가 꽤 있다는 평가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LIV골프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갤러리보다 젊고 활기찬 갤러리가 모이고 있다. 팀전도 LIV골프의 성공 열쇠이기도 하지만 팬들이 아직 12개 팀을 식별하지 못하거나 기억을 못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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