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잡던 퍼트가 우승 원동력…윤이나, 숙제는 티 샷 정확도

2022-07-19     한이정 기자

장타자 윤이나(19)가 해결해야 할 숙제는 장기 가다듬기, 페어웨이 안착률 높이기다.

윤이나는 1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에버콜라겐퀸즈크라운(총상금 8억원)에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신인 가운데 가장 먼저 정상에 올랐다.

대회 전부터 장타를 앞세운 화끈한 플레이로 이목을 끌었던 윤이나는 1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나흘 내내 리더보드 최상단을 내주지 않았다. 윤이나를 보러 온 갤러리로 대회는 북새통이었다.

4일 동안 윤이나의 발목을 잡았던 것은 퍼트였다. 보기 없이 버디 7개를 잡았던 1라운드 때는 퍼팅 수가 29개로 썩 나쁘지 않았으나 2라운드 때는 30개가 넘었다. 스리 퍼트로 보기를 기록하기도 했다.

윤이나는 3라운드부터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홀에 붙이며 롱 퍼트 시도를 줄였다. 쇼트 퍼트가 잘 떨어지면서 윤이나를 도왔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박지영(26)과 치열한 우승 경쟁 끝에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5.8m 내리막 버디 퍼트를 하며 우승을 결정지었다.

우승 후 윤이나는 “찬스가 많았는데 퍼트 감이 좋아 버디를 많이 기록할 수 있었다. 특히 3m 안쪽 쇼트 퍼트가 주효했다”고 전했다.

첫 승을 거뒀고, 신인왕 포인트도 단숨에 2위까지 치고 올라섰다. 목표하는 신인왕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명예의 전당 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점을 개선하며 더 성장해야 한다.

그가 개선해야 할 점 중 하나는 페어웨이 안착률이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240.5m로 KLPGA투어 1위인 그는 최고 274m 이상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66.32%로 100위권 밖이다.

물론 장타자가 페어웨이에 정교하게 올리기는 쉽지 않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도 장타자가 페어웨이 안착률까지 높진 않다. 윤이나 역시 아직까지는 티 샷이 러프에 가도 짧은 아이언으로 그린에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페어웨이 안착률이 낮아도 극복 가능하다고 했다. 그린 적중률은 KLPGA투어에서도 5위 안에 들만큼 정교해 이를 상쇄할 수 있다.

하지만 윤이나는 그동안 티 샷이 아웃오브바운즈 지역에 빠져 어이 없이 타수를 잃는 상황도 많았다. 맥콜·모나파크오픈 최종 라운드에서도 3번홀(파5)에서 티 샷이 O.B 지역에 떨어져 벌타를 받았다. 만약 벌타만 받지 않았더라면 적어도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우승을 한 에버콜라겐퀸즈크라운에서도 3라운드 때는 100%였던 그린 적중률에 비해 페어웨이 안착률이 28.57%, 14번 가운데 10번이 페어웨이에 떨어지지 않았다. 물론 최종 라운드에서는 14번 중 7번을 페어웨이에 떨어뜨리며 페어웨이 안착률을 보완했다.

윤이나는 “성장을 위해 티 샷을 보완하고 싶다. 3라운드 때 페어웨이 안착를 4번 밖에 하지 못해 부족함을 많이 느꼈다. 다음 대회를 준비하면서 티 샷을 중점적으로 연습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확도만 더 높인다면 누구도 넘보지 못 할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간만에 골프 팬을 깜짝 놀라게 한 장타자 윤이나가 장점을 잘 갈고 닦아낼지 주목된다.

[사진=KLPG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