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벽 사라진 ANA…선수들 “18번홀 공략 어떻게 할까”

2021-04-01     주미희 기자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ANA 인스피레이션(총상금 310만 달러)에 파른 벽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는 2일(한국시간)부터 5일까지 나흘간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피레이션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의 18번홀, 파란 벽이 없어졌다.

지난해 ANA 인스피레이션은 코로나19 때문에 갤러리 출입이 금지되면서 갤러리 스탠드를 설치하지 않았다. 대신 그 자리에 ANA 로고가 새겨진 커다란 파란색 벽을 설치해 일종의 '백스톱' 역할을 했다. 벽이 선수들에게 안심을 줘 마음 놓고 투온 시도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이 파란 벽을 없애면서 투온을 노리다가 그린 뒤로 넘어가면 물에 공이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고진영은 1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린을 보고 좀 무서웠다. 두 번째 샷은 하이브리드나 5번 우드로 할 것 같다. 예전엔 갤러리 스탠드가 뒤에 있었으니까 안전했는데 올해는 아무것도 없어서 바로 물로 빠질 수가 있다. 매일 레이업을 할 것 같다"며 웃음 지었다.

ANA 인스피레이션에서 두 차례 우승한 브리트니 린시컴(미국)은 "많은 공이 그린을 넘어 물에 빠지더라. 9번 우드 이하의 클럽이 없다면 그린에 공이 멈추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린시컴은 2009년 9번 아이언으로 이글을 만들었고 2015년엔 5번 아이언으로 이글에 성공해 우승을 차지한 18번홀의 최대 수혜자다.

지난해 이 파란 벽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디펜딩 챔피언 이미림은 파란 벽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두 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겨 어프로치 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정확한 어프로치 샷과 운까지 더해져 칩인 이글이 나왔고, 이미림은 이 칩인 이글 덕분에 극적으로 연장전에 진출했다.

이미림뿐만 아니라 브룩 헨더슨(캐나다)도 두 번째 샷으로 투온을 노렸다가 공이 인공 벽 밑으로 들어가, 구제를 받은 뒤 어프로치 샷을 핀 1m 거리에 붙여 버디를 추가하고 연장전에 나설 수 있었다.

헨더슨은 올해 연습 라운드를 돌아보고 "18번홀 그린이 매우 단단하다. 3번 우드는 확실히 탈락했고 바람을 이용해 7번 우드를 치든지 하이브리드로 공략해야 할 듯"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이미림, 헨더슨과 함께 연장전에 진출했다가 패한 넬리 코르다(미국)는 "6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니까 그린에 조금 미치지 못했다. 5번 아이언으로 치니 그린을 넘어갔다. 어떤 클럽으로 공략해야 할지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