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나 “DJ, 컨시드 주기도 전에 볼 집으면 어떡해” 지적

2021-03-27     주미희 기자
경기

케빈 나(38·미국)가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총상금 1050만 달러) 조별리그에서 더스틴 존슨(37·미국)의 행동을 지적했다.

27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오스틴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3라운드 11번홀(파3).

존슨은 3m 버디 퍼트를 놓쳤고 홀을 튕겨 나온 볼이 약 30cm 정도 남자 당연히 컨시드를 받을 줄 알고 공을 집어 들었다.

하지만 동반 플레이어인 케빈 나는 아직 컨시드를 주지 않은 상황.

케빈 나는 존슨에게 다가가 "1피트도 안 되는 거리인 건 알지만 내가 컨시드를 줄 때까진 기다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케빈 나는 경기 후에도 "당연히 컨시드를 줄 상황이었지만 존슨이 먼저 볼을 집어서 깜짝 놀랐다"면서 "페널티를 줘서 존슨을 그 홀에서 지게 할 생각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존슨에게 내가 컨시드를 주기도 전에 볼을 집어 올렸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하고 싶었다. 그것뿐이다. '나는 컨시드를 줄 것이고 우리는 무승부로 다음 홀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존슨에겐 페널티가 적용되지 않았고 이 홀은 파로 비겼지만 이후 존슨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1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물에 빠트렸고, 17번홀(파3)을 뺏겨 무승부가 됐으며 18번홀(파4)에선 케빈 나가 버디를 잡아 결국 존슨이 1홀 차로 지고 말았다.

조별리그 1승 1무 1패를 기록한 세계 랭킹 1위 존슨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존슨은 2017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후 한 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존슨과 케빈 나의 조에선 1승 2무를 기록한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가 16강에 올랐다.

2019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맷 쿠처(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의 8강에서 컨시드를 놓고 비매너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가르시아는 7번홀(파3)에서 약 2m 파 퍼트를 남겨놓고 있었고 쿠처는 보기로 먼저 홀아웃했다. 2m 파에 실패한 가르시아는 10cm 보기 퍼트를 퍼터 뒷부분으로 툭 쳤는데 이마저 홀 가장자리를 맞고 나와버렸다.

쿠처는 컨시드를 준다는 어떤 말도 하지 않았다며 경기위원을 불러 확인했고 결국 가르시아가 더블보기를 범한 걸로 결정돼 쿠처가 이 홀을 이기게 됐다.

쿠처는 "이런 식으로 이기는 건 싫다"고 했고 경기위원은 "그렇다면 그 홀을 양보해도 된다"고 했지만 쿠처는 끝내 양보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분이 상한 채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