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인원 할 뻔했는데…피닉스오픈, 달라진 16번홀 풍경

2021-02-05     주미희 기자
PGA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 오픈(총상금 730만 달러) 16번홀(파3)에서 홀인원이 나올 뻔했는데, 반응이 전년도와는 확연히 달랐다. 코로나19 때문에 제한된 팬을 받았기 때문인데 그래도 PGA 투어가 갤러리로 인해 조금의 활기를 찾았다.

5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스코츠데일 TPC(파71)에서 열린 피닉스 오픈 1라운드.

PGA 투어가 지난해 11월 비빈트 휴스턴 오픈 이후 약 3개월 만에 갤러리를 허용했다. 대신 하루에 5000명으로 제한했다. 그래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장 많은 갤러리 허용 수다.

원래 피닉스 오픈은 매해 50~60만 명의 갤러리가 대회장을 찾을 정도로 인기 많은 대회다. 특히나 콜로세움으로 둘러싼 16번홀은 매해 2만 명이 넘는 갤러리가 몰려 티 샷 하는 선수들에게 응원과 야유를 동시에 보내는 열광의 장이다. 선수들에겐 악명 높은 홀이다. 심지어 지난 2015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가 홀인원을 했을 때, 갤러리들이 너무 흥분한 나머지 그린에 맥주잔을 집어 던져 경기가 지연되기도 했다.

올해는 좌석에 빈 곳을 둬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진행했다.

이날 8언더파 63타를 몰아치고 공동 선두에 오른 매슈 네스미스(미국)는 16번홀에서 티 샷을 핀 15cm에 붙였다. 관중석에 있던 갤러리들은 환호를 보냈지만 예년에 비하면 적은 수준이었다.

네스미스는 "아마 16번홀에서 가장 조용한 반응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잰더 쇼플리(미국)는 칩 샷에 실패하고 "원래 갤러리가 많으면 오히려 백색소음이 되는데 갤러리가 '오 뒤땅이야'라고 말하는 게 들렸다"고 밝혔다.

골프위크는 "오후 조 중반 경기 시점엔 타일러 덩컨(미국), 그레이슨 머리(미국)의 훅 샷에 갤러리들의 야유가 터져 나오며 16번홀이 더욱 떠들썩했다"고 전했다.

또한 "도 넘은 열기 없이 더 많은 골프를 볼 수 있고 그린에 최대한 가까이 갈 수 있어서 좋았다. 선수들도 더 잘 볼 수 있다"는 갤러리들의 인터뷰도 전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16번홀 그린 쪽에 도착했을 땐 한 팬이 "16번 홀에 온 걸 환영해, 로리!"라고 외쳤다고도 한다.

매킬로이는 이번에 처음 피닉스 오픈에 출전했다. 매킬로이는 "선수 생활에서 최소 한 번은 진짜 피닉스 오픈을 경험해야 할 것 같다. 정상적으로 갤러리를 허용할 때 꼭 또 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