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홀 더블 보기…막판 5홀에서 4타 잃고 우승 놓친 리디아 고

2020-08-10     주미희 기자
리디아

2년 4개월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을 노린 리디아 고(23, 뉴질랜드)가 막판에 급격히 흔들리면서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리디아 고는 1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일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85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았지만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해 2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한 리디아 고는 대니엘 강(미국)에 1타 차 우승을 헌납했다.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리디아 고는 12번홀까지만 해도 5타 차까지 앞서 있었다.

그러나 이후 급격히 흔들렸다.

14번홀(파3)에서 티 샷을 그린 너머로 보냈고 어프로치 샷도 길어 보기를 적어냈다. 동반 플레이를 한 대니엘 강이 이 홀에서 2.5m 버디를 잡아내며 한순간에 2타 차로 격차가 좁혀졌다.

16번홀(파4)에선 두 번째 샷이 그린 뒤 벙커로 갔고 파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면서 또 보기를 했다. 대니엘 강에겐 단 1타 앞서 있었다.

14번홀부터 18번홀까지 계속 페어웨이를 놓친 게 화근이었다.

가장 문제는 18번홀(파5)이었다. 두 번째 샷이 카트 도로로 가 드롭 후 그린 주변 러프에서 범프 앤드 런을 시도했지만 볼은 반대편 그린 뒤 러프로 향했고, 러프에서 친 네 번째 샷은 그린에 올라가지 못하고 힘없이 벙커로 떨어졌다.

결국 5번 만에 그린에 올라간 리디아 고는 더블보기로 마지막 홀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홀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한 대니엘 강이 1타 차 역전 우승을 거뒀다.

리디아 고는 "땅이 딱딱해서 어떤 샷을 해도 위험 부담이 있었다. 샷을 더 높게 쳤어야 했다. 차라리 벙커에 있었다면 보기로라도 막을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나의 날이 아니었다는 걸 신이 자신의 방법으로 알려준 것 같다"고 말했다.

리디아 고는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며 2년 4개월 만의 우승을 눈앞에 둔 듯했지만 최종 라운드 막판 5개 홀에서 4타를 잃고 우승을 놓쳤다.

리디아 고는 "지더라도 마지막 홀 더블보기로 지고 싶진 않았다. 내가 원하는 최종 라운드 경기를 하지 못했다"면서도 "대니엘은 멋진 경기를 했다. 실수를 한 뒤 바로 버디로 반격했다. 내가 트로피를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2등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