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대재앙에 잠긴 호주에…스미스 “작지만 웃을 수 있는 위로”

2020-01-14     서민교 기자

캐머런 스미스(27, 호주)가 극적인 역전 우승 드라마를 쓰며 사상 최악의 산불 대재앙으로 슬픔에 잠긴 고국에 작은 위로를 안겼다. 

스미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에서서 끝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에서 16번홀까지 브랜든 스틸(37, 미국)에게 3타 차로 뒤졌으나 끝내 11언더파 269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홀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2인 1조 단체전인 취리히클래식에 이어 통산 2승을 수확한 스미스의 이 대회 역전 우승은 의미가 남달랐다. 스미스는 이번 대회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였다. 마지막 극적인 역전 우승이 확정된 감격적인 순간에도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스미스는 대회 직전 자신의 트위터에 ‘호주가 불타고 있다. 할 말을 잃었다’며 슬픔을 나눈 뒤 ‘옷이나 담요 등 작은 무엇이라도 기부를 한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또 그는 과거 호주에서 삼촌이 화재로 농장을 잃고 대피했던 사실도 털어놨다. 

스미스는 이 대회에서 마크 리슈먼(37, 호주)과 함께 버디 1개당 500달러(약 58만원), 이글 1개당 1000달러(약 116만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스미스는 “모두가 무사하길 바라고 나의 마음은 그들과 함께 있다”며 “버디를 좀 만들어보자”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스미스는 대회 마지막까지 엄청난 정신력으로 포기하지 않았고, 버디 21개를 기록하며 우승을 이뤄냈다. 

스미스는 “버디 퍼팅을 할 때마다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며 “성공하고 싶은 마음보다 꼭 성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호주 사람들은 지금 내 골프에 관심을 둘 수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서도 “하지만 희망적으로는 몇몇 사람들에게라도 아주 짧은 시간 웃을 수 있는 이유를 주었다”고 말했다. 

새해 첫 대회에서 톱10 진입을 넘어 우승을 노렸던 임성재(22)는 16번홀(파4)에서 통한의 트리플보기를 적어내 최종합계 5언더파 275타로 공동 21위에 머물렀다. 

[서민교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min@golfdiges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