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현 우승하자 가장 먼저 축하한 이는…세계 1위 내준 고진영

2019-07-01     주미희 기자

"박성현(26)이 세계랭킹 1위로 복귀하는 우승을 차지했을 때, 18번 홀 그린에서 그녀를 축하한 건 누구였을까? 바로 세계 1위를 내주게 된 동료 고진영(24)이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위크가 박성현의 우승 당시를 설명한 말이다. 박성현이 1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주 로저스의 피나클 컨트리클럽(파71, 6,331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 약 23억1000만 원) 최종 3라운드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고 우승을 확정한 순간, 고진영이 그린에 뛰어들었다.

박성현보다 앞 조에서 경기해 박성현의 경기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던 고진영은 박성현에게 물을 뿌리며 그녀의 우승을 축하했다. 고진영은 세계랭킹 1위를 내주게 된 것과는 상관없다는 듯 신나게 박성현에게 물을 뿌렸다.

박성현도 이를 고맙게 느낀 듯 "(고)진영이와 노무라 하루 선수가 축하해 줬는데 꼭 맛있는 밥을 사고 싶다"고 말했다.

고진영은 박성현에 대해 '쫓아야 할 상대'라고 생각해 왔다.

고진영은 2017년 박성현이 LPGA 투어로 떠난 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고진영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시즌이 시작된 뒤 5개월이 지나서야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당시 고진영은 "성현 언니를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채찍질 하면서 가혹하게 투어 생활을 해왔다. 올 시즌에 언니가 미국에 가면서 쫓았던 대상이 없어졌고 나는 아직 부족한데 많은 기대를 받아 부담감이 컸다"고 솔직하게 밝힌 바도 있다.

고진영은 2017년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018년 LPGA 투어에 데뷔했다. 올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을 포함해 2승을 거두며 박성현을 제치고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이후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이 다시 고진영을 제쳤다.

물고 물리는 경쟁 관계에서도 상대방의 우승을 축하하고 그에 고마워할 줄 아는 박성현과 고진영의 훈훈한 광경에 팬들도 응원을 보내고 있다.

[주미희 골프다이제스트 기자 chuchu@golfdigest.co.kr]